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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與 `DJ, 정권타도 교시내린 것이냐` 맹공> (연합뉴스 2009.06.14)

<與 "DJ, 정권타도 교시내린 것이냐" 맹공>

野 "청와대.여권 반응 한심하다"



여야는 14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최근 `독재'라는 표현을 써가며 현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을 놓고 사흘째 공방을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과거 'DJ 저격수'로 활약했던 장광근 사무총장이 나서 "김 전 대통령이 정권타도의 지침과 교시를 내린 것 아니냐"며 맹공을 퍼부었고, 민주당은 "졸렬하고 한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여권부터 반성하라"고 응수했다.

한나라당 장 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간담회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해 DJ와 민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정신적 수장, 과거 아스팔트 투쟁 시절 야당 총재가 아니다"며 "김 전 대통령의 말씀은 격려와 애정, 애국심이 깔려있는 고언이 아니며, 독재-반독재로 이분법해서 증오와 분열, 정권타도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이분법적 구도를 통해 지지계층을 집중관리했던 정치기법에 몰두하는 것 아닌가"라며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번 발언을 봤을 때 4월 재.보선 결과, 조문정국에 도취해 6월이라는 민감한 달에 결국 정권타도로 연결시키라는 지침과 보이지않는 교시를 내린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말씀은 전혀 우발적으로 나온 발언이 아니며, 굉장히 의도성을 갖고 있다"며 "말없이 침묵하는 다수의 양심을 독재자에게 아부하는 부류로 매도한 것은 국민을 모욕하는 것이며, 노 전 대통령 서거를 확대, 왜곡한 것에 대해 국민이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을 겨냥해 "좌파세력들이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이구동성으로 열성적으로 지지, 옹호했다"며 "민주당이 김 전 대통령의 교시에 따라 움직이는 맹신도 정당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난했다.

이와함께 보수국민연합,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보수단체들은 김 전 대통령 동교동 사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DJ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이 조문정국을 악용하고 현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폄하한데 대해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DJ의 친북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현 정부는 대북송금, 퍼주기 대북지원에 대한 전모를 국민 앞에 샅샅이 밝히고 특검제를 통해 사법심판을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충정어린 말씀에 십자포화를 퍼붓는 정부.한나라당을 규탄한다"며 "이명박 정권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자중자애하고 반성과 변화에 힘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곡을 찌르는 말은 아프기 마련인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자신의 귀에 달갑지 않은 말은 고언도 아니고 충정도 없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같은당 전병헌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청와대와 여권의 반응은 졸렬하고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이런 조악한 반응은 청와대의 현 시숙에 대한 저열한 인식 수준과 함께 쇄신 필요성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 비난을 퍼붓는 한나라당의 행태를 볼 때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정치보복적 능욕과 폄하가 우발적 행동이 아닌 정권 차원의 집단적 적대감의 표출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