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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청정골 화순

`나로호 페어링 분리안돼 실패` (한국일보 2009.08.27)

"나로호 페어링 분리안돼 실패"

교육부 한때 사실 숨겨… 위성 대기권서 소멸 추정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5일 나로호(KSLV_Ⅰ) 발사 진행 도중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한쪽이 분리되지 않은 사실을 감지했으나 같은 날 열린 사후 브리핑에서 이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페어링 분리’ 메시지는 발사 216초 전후에 나와야 했으나 233초가 흘러 1단 로켓이 분리되는 시각까지 뜨지 않았다. 이에 나로호 관계자들은 문제 발생을 우려하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당시 장내 방송을 담당한 직원은 관계자들의 말 소리를 페어링이 분리됐다는 언급으로 잘못 알고 “페어링 분리”라고 방송했다. 페어링 분리 메시지는 발사 540초가 지난 뒤 과학기술위성2호(STSAT_2)가 로켓과 분리되면서 페어링의 남은 한쪽이 떨어져 나갈 때 떴다.

당시 상황이 복잡했지만 관계자들은 페어링 분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체계사업단장도 26일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를 시인했다.

그러나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25일 나로호 발사 약 1시간 뒤인 6시10분께 가진 브리핑에서 "발사 후 위성 분리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단지 (위성을) 목표 궤도에 정확히 올려 보내지 못한 것"이라며 "발사체가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데까지는 성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이 상황 설명을 듣고도 이런 브리핑을 했다면 실패를 부분 성공으로 포장하기 위한 은폐 행위고, 만약 이런 보고를 받지 못하고 브리핑했다면 직무 유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와 관련, 김중현 교과부 2차관은 26일 "발사 당시 정황만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며 "데이터를 분석해 근거를 정리하는 과정에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한러공동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나로호의 페어링 분리 이상으로 과학기술위성 2호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며 "위성은 지구로 떨어져 소멸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또 "나로호의 2단 로켓을 보호하는 부품(내연제)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호주 다윈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윈 경찰은 "우주 낙하체와 관련해 접수된 신고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