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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미/여행정보

브라질 요리 “마키노차야” (동아닷컴 2009.08.27)

브라질 요리 “슈라스코”와 해산물 뷔페식당 “마키노차야”
이린 2009-08-27 12:06:49 조회수: 1082 추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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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로 말하자면 제가 살고 있는 몬트리얼이 실제로 서울에 비해 브라질과도 훨씬 가깝고,

브라질 요리를 먹어볼 기회가 더 많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국을 방문해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 세이아로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제 인생에 브라질 요리와의 인연은

별로 없었던 듯 보였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곳으로 갔고, 그곳에서 이년 만에 다시 보는 초등학교 동창들과의 반가운 해

후로 다소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그곳으로 약속 장소를 잡은 것은 모임을 주선한 동

창 회장이고, 그가 브라질로 잠시 유학을 다녀온 후 그곳의 요리를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서 그랬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요즘 고기가 별로 땡기지 않는 저지만 덕분에

갖가지 고기류를 맛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괜찮았던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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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이름을 다 물어가면서 염불보다는 잿밥”(오랜 만에 보는 동창들에게 차라리 관심을

더 나타내야지 처음 보는 음식이라고 음식에 그리 관심을 보일 수가 차마 있어야지요? )

관심을 갖는 티를 안 내기 위해 저는 묻고 싶은 것들을 애써 참았다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덕분에 달랑꼴랑 이런 브라질 식 바비큐를 슈라스코라고 부른다는 것 하나 건졌고, 그 밖에

함께 먹는 야채들의 이름도, 성도 모르고 그저 먹기만 했답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참참! 어딜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달라진다고 처음엔 신기한 마음으로 처

음 먹어보는 거라고 열심히 먹은 듯 한데, 막상 다 먹고 나니 왠지 저처럼 많이 먹지 않는 사람

에게는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하지 그 이상 자주 찾을 곳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치더군요.

그 이유는 고기가 몸에 그다지 좋은 게 아니라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고, 또 맛에

비해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부가세 포함 일 인당 이만 몇 천원쯤인데 거기에 맥주 한 잔씩 해

서 대충 삼만 원 가량 나왔거든요.) 저 같은 소식가들에게는 비경제적이다! 라는 것 때문에 말

이죠. 하지만 만약 고기를 즐겨 먹고, 또 많이 먹는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이런 식당이 바로

천국이겠죠?^^

만약 저의 이 글을 제 동창 회장 친구가 보게 되는 경우를 위해 식당의 분위기와 맛을 즐겼던

(그것도 아주 많이) 절대! 진실이지만 요즘 고기와 별로 친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 이런

생각이 든 것이고, 예전처럼 고기를 좋아했던 시절이었다면 아주 자주 애용했을 거야!”라는 말

을 한 마디 꼭 덧붙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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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외에 서울에서 또 처음 가 본 식당이 있는데 이곳은 특별히 해산물을 무제한 실컷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옳거니! 하면서 달려갔던 곳이랍니다. 마키노차야라고 하는 곳인데 해산물

이라면 온갖 종류가 다 있다고 하기에 특히 제가 좋아하는 대게와 게장, 전복을 배터지게 먹을

결심을 하고 달려갔던 곳인데, 결론적으로 맛은 괜찮았지만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음을 고백하

지 않을 수 없네요.

그럼 지금부터 왜 조금 실망스러웠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 테니 한 번 들어보실래요?

우선 널찍한 매장에 깔끔한 인테리어에 여기 저기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해산물들이 넘쳐

났던 건 사실이었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해산물로 만들 수 있는 각 나라의 갖가지

요리부터 회, 초밥, 튀김, , 간장게장, 양념게장, 샐러드, 면류, , 디저트, 에피타이저 등

이걸 언제, 어떻게 다 먹어보지 걱정스러울 만큼 말이죠.

하지만 제대로 음식들을 다 시식하기도 전에 좀 깨는 일이 있었는데요. 워낙 제 친정어머니께

서 전복을 좋아하셔서 갖다 드리려고 그 코너로 갔더니 전복 세 조각을 주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제가 설명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휠체어에 타셔서 오지 못하시고 대신 제가 와서 가

져가는 것이니 어머니와 제가 먹을 것을 주면 안 되겠느냐고요.

그랬더니 겨우 두 조각인가를 더 주면서 다 드시고 또 오시라네요. 전복을 맛으로 먹느냐,

으로 먹느냐 뭐 이런 문제를 평소 생각해본 적 없는 제가 이제부터라도 한 번 심각하게 따져

봐야 할 거라는 걸 전혀 미리 예측을 하지 않아서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워낙 전복이 비싼 것

이고, 많은 이들이 원해서 그러는 거라면 딱히 할 말도 없긴 하네~ 하면서 돌아왔는데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더라고요. 뷔페라고 해 놓고 그렇게 짜게 굴려거든, 아예 한 사람 당

몇 조각이라고 처음부터 규정을 정해 놓으시던지!~ 하는 마음에 말이죠.

그런데 또 가만 생각해보니, '설마 내가 전복을 먹고 싶어 휠체어, 어머니를 운운하면서 거짓

한 거라고 그 코너에서 서빙하는사람이 생각했던 건 아니겠지?' 하는마음이 갑자기 들

서'그렇담, 정말 그건 말도 안되고, 엄청 기분 꿀꿀해지는 일인데' 싶어집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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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위 문제의 전복 보이시나요?ㅎ 어머니 가져다 드린 건데요.^^

제가 너무 까칠하게 구는 건가요? 제 생각에는 기분 좋게 먹으러 갔다 이런 일을 당하거니

이와 같은 오해를 산다면 기분좋을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그렇게 좀 상한 기

분을 가지고 그래도 이왕 돈 내고 들어온 것 다음 거라도 실컷 먹어볼까? 했는데 대게가 다

쪄지고 줄이 길게 늘어지면서 은근 불안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이번 건 아예 달랑 다리 하나

만 주는 거 아니야? 싶어서요.

그런데 이번에는 큰 다리 두 조각씩을 주는데 이건 워낙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찌는 시간도

좀 걸리니 그래도 이해가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심하고 달려드는 건 바로 이거라

는 걸 알게 되니 납득이 된 걸까요? 아님 돌아가면서 조금씩이라도 맛은 봐야 할 테니~ 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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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라 크긴 한데, 사실 맛은 여기만 못하더라고요. ㅋ

식사를 다 마치고 워낙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저는 또 디저트를 엄선(? 워낙 종류도 다양하고

먹고픈 것들도 많아서 말이죠.^^;;)해 와선 천천히 음미하면서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

서양의 것을 조화시켜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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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얼린 홍시까지!~ 아주 좋았지요!~

아무튼 그렇게 맛난 거 한 번 먹겠다고 식당에 가서는 소심하게 신경 쓰면서(평소 저는 제가

소심한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는데!!) 그래도 먹을 거 알차게 다 먹고, 나올 때는 처음의

불쾌했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져버리고 자알~ 먹었네! 하는 가뿐한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룰루랄라~ 했답니다.

가만 보면 저는 너무 단순한 사람이라 아마 누가 맛난 거 사준다고 하면서 살살 꼬득이면 금

방 홀라당 넘어갈 거라는 걸 절대! 부인 못하겠으니 정말 이거 저의 최대 약점이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