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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 R 승선기] (광주일보 2010년 04월 05일(월) 00:00)

거침없는 질주 … 시속 100㎞ 도달 9.6초
[스포티지 R 승선기]
핸들링·코너링 안정감…디젤차 시동음도 없어
SUV·세단의 장점 살려 매력적… 연비도 우수

2010년 04월 05일(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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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광주공장의 자존심 스포티지 3세대가 나왔다. 모델명은 ‘스포티지R’. 지난 2004년 8월 출시한 뉴 스포티지에 이어 6년 만에 출시한 후속모델(프로젝트명 SL)이다. 2천400억원을 들여 3년7개월 연구개발 끝에 내놓은 광주공장의 야심작이다. 올해 첫 기아차 신차로 최고의 성능과 상품성으로 고객을 휘어잡을 기대작이다.

지난 2일 오전 10시30분 광주시 서구 내방동 광주공장 1공장 의전관 앞. 일렉트로닉 옐로우·테크노 오렌지·빈티지 블루·시그널 레드·클리어 화이트 등 형형색색의 스포티지R 10여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중 빈티지 블루를 시승했다. 2륜 디젤 리미티트 최고급형으로 가격은 파노라마 선루프와 네비게이션 포함 2천945만원.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걸기 위해 키박스를 찾으니 없다. 버튼만 누르면 시동이 걸린단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인 센터페시아(center fascia)는 위쪽의 오디오 부분과 아래쪽 냉난방 조절 장치가 2층으로 분리돼 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7인치 모니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USB에 담긴 동영상을 모니터로 재생할 수도 있다. 실내 장식은 검정색을 주로 사용해 편안함을 줬다.

콘솔박스에 스마트키를 올려놓고 버튼을 눌렀다. 시동이 걸렸다. 디젤차의 시끄러운 시동음과 진동은 없었다.

시승 코스는 광주∼영광 법성포∼고창 선운사∼광주까지 총 150㎞. 광주∼영광 30여㎞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다. 1단∼3단 기어가 경쾌한 리듬으로 바뀌며 탄력 있게 차를 밀어주더니 4단부터 본격적으로 가속이 붙었다. 5단을 거쳐 6단까지도 부드럽게 올라가며 속도는 어느새 시속 120㎞를 훌쩍 넘겼다. 제한속도가 80㎞이지만 가속페달을 밟아봤다. 순식간에 120→140→160→170㎞까지 올라갔다.

184마력 40토크를 내는 R엔진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불과 9.6초. 연비는 2륜구동 디젤 모델(자동변속기)로 리터당 15.6㎞.

유압식 핸들 대신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이 적용돼 핸들링이 부드러웠다. 저속 주행 때는 핸들을 가벼워지고, 고속에서는 묵직해지게 설계돼 재미와 안전감을 동시에 줬다. 진폭 감응형 댐퍼가 적용돼 딱딱하거나 출렁이지 않아 승차감이 상당히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페달을 130㎞로 밟으니 차체가 약간 흔들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디젤엔진이라 소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슬리지는 않았다.

핸들 아래 연비 액티브 에코 시스템(경제운전기능) 버튼을 누르자 출력이 낮아졌다. 공인 연비가 리터당 15.6㎞에 달하지만 이 버튼을 누르면 연료소모를 최대 6%까지 줄일 수 있다.

고창 선운사 주차장에서 핸들링과 코너링을 시험해봤다. 안정감이 돋보였다. SUV와 세단의 장점을 적절히 배합한 느낌이었다.

스포티지R 가격은 2륜 디젤이 1천990만∼2천820만원, 4륜 디젤 2천170만∼3천만원, 가솔린 1천855만∼2천515만원이다.

[뉴스 블로그] 신형 투싼·스포티지에 소음방지장치 빠진 이유는…

입력 : 2010.04.05 02:47 조선닷컴

최근 출시된 현대차 투싼iX와 기아차 스포티지R을 타본 사람들이 급가속시 '부밍 노이즈'('웅' 하고 울리는 기분 나쁜 느낌의 소음)가 심하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두 차종 모두 몰아보았는데요. 가속력이 개선되고 공회전 상태에서는 상당히 조용했지만, 급가속 시 소음이 예상보다 크다고 느꼈습니다. 실내 정숙성을 크게 따지는 국내 소비자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이런 불만이 나오는 주원인은 디젤 엔진의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들어가는 'BSM(밸런스샤프트모듈)'이라는 부품이 빠진 탓입니다. 부품값만 10만~20만원에 달하는 고가(高價)의 BSM은 과거 현대·기아차의 2L급 디젤·휘발유 엔진에 전부 들어갔지만, 구형 쏘나타(NF·휘발유) 부분변경모델(트랜스폼)부터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신형 쏘나타(YF)도 내수 주력모델(2L)에는 없고, 미국시장 주력(2.4L)에는 기본입니다.

휘발유 엔진은 디젤보다 소음·진동이 적기 때문에, 2L급이라면 전략적으로 BSM을 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디젤 엔진은 정숙성 유지를 위해 BSM을 다는 게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신형 투싼·스포티지에 BSM을 뺀 것은 국내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주장이 나옵니다. 한국에서는 부품을 빼도 어차피 팔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겪게 될 소음·진동의 고통보다 십수만원의 원가절감을 택했다는 것이지요. 반면 미국시장용 투싼·스포티지에는 소음·진동이 적은 휘발유 엔진을 얹고도 BSM을 전부 넣고 있습니다. 르노삼성 QM5, GM대우 윈스톰 등 내수 경쟁 모델에도 물론 달려 있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소음방지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이고, 자동차회사 원가절감이라는 게 십원짜리 부품 하나 넣고 빼는 것에 목숨 걸 만큼 치열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신형 투싼·스포티지는 차량이 좋아졌다는 이유로 구형보다 300만~400만원이나 비싸졌습니다. 그런데도 내수 경쟁차는 물론, 같은 차량의 미국시장용에도 전부 달리는 부품을 뺐다는 것을 국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