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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X파일] 어느 회사원의 피눈물 나는 자동차 수리기 (조선닷컴 2010.04.21 03)

[자동차 X파일] 어느 회사원의 피눈물 나는 자동차 수리기

입력 : 2010.04.21 03:20

중형세단 사자마자 떨림 현상 → 오일 새 변속기 교체
→ 소음 심해 변속기 또 교체 → …

서울 여의도의 증권사에서 일하는 유모(35)씨는 작년 10월 국내 완성차 업체의 갓 출시된 중형세단을 차값만 2800만원을 주고 생애 첫차로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사자마자 차가 떨렸습니다.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한 뒤, 그는 이 증상이 구동 부품 문제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올해 1월 이 자동차회사의 서울 양평동 직영 정비센터를 찾았더니 수리를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정비사는 전자식 자세제어장치를 손봐야 한다면서 요청하지도 않은 차량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했습니다. 간 김에 화면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LCD 시계도 바꿨습니다. 또 선글라스 케이스 도어가 저절로 열리는 현상 때문에 교체를 원했지만 부품이 없다고 했습니다. 전산상으로는 고친 것으로 해놓고, 나중에 방문하면 고쳐주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안 있어서 이 차량의 운전석 도어 핸들이 잠김 불량으로 리콜됐습니다. 회사일로 바빴던 유씨는 3월의 한 토요일 오전, 겨우 시간을 내 센터를 다시 찾았습니다. 방문한 김에 선글라스 케이스 교체를 부탁했습니다. 정비사는 처음엔 기억을 못하다가 나중에는 "이렇게 늦게 오면 어떻게 하느냐"며 오히려 호통을 쳤습니다. 동호회에서 알게 된 초기 모델의 변속기오일 누유 현상을 확인했더니, 유씨 차량 역시 오일이 새고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정비사가 차량을 운전해 옮기는 과정에서 다른 차량과 부딪쳐 뒤범퍼가 손상되고 말았습니다.

차량 떨림 현상이 계속되자, 유씨는 4월에 다시 센터를 방문해 부품을 결국 교체했습니다. 변속기오일 누유에 대해서도 변속기 교체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동호회에서 같은 사례로 교체받은 여러 사례를 제시하자 결국 수리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교체 후 차를 몰고 나가자마자 차에서 쇠 갈리는 소리가 심하게 났습니다. 센터로 다시 돌아갔더니 "퇴근 준비해야 하니 나중에 오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소음이 심하다는 것을 센터에서도 인정, 결국 변속기를 다시 바꾸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소음은 개선이 안 되고 있습니다.

유씨는 금요일에 회사 눈치를 보면서 일찍 나오거나, 토요일 오전을 활용해 본인 돈과 시간을 쓰며 센터를 들락날락했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차가 하필 드물게 걸리는 '불량품'일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유독 까다로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원의 하소연은 제가 평소 이메일이나 전화로 늘 접하는 이 회사 관련 정비 서비스 불만의 한 사례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