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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계가 놀란 한국

대만 D램 `적자 쇼크`···삼성·하이닉스 `독식체제 굳힌다` (이데일리 2010.04.16)

대만 D램 `적자 쇼크`···삼성·하이닉스 `독식체제 굳힌다`

입력 : 2010.04.16 13:52 / 수정 : 2010.04.16 14:09

반도체 호황 불구, 대만 반도체업체 1분기 적자전환


"기술격차 벌어져 생산설비 늘려도 2강 구도 못 깬다"세계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기업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업체들의 실적이 호황, 불황에 따라 같은 패턴으로 출렁거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사상최대 실적을 내며 호황기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는 반면 경쟁사인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업체들은 오히려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기술력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최근 2년간의 `치킨게임`에서 승기를 굳힌 삼성전자(005930)와 하이닉스(000660)가 '승자 독식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대만업체 적자 소식에 깜짝 놀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회사인 난야는 올해 1분기 12억3300만 대만달러(한화 약 436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또 같은 대만 업체인 이노테라도 12억1900만대만달러(한화 약 431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4분기에 난야와 이노테라는 각각 1억8700만 대만달러(한화 약 66억원), 8억100만 대만달러(한화 약 28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1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두 업체는 1분기 영업이익률에 있어서도 각각 -9%, -11%를 기록, 반도체 호황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조1000억원 가량, 하이닉스가 8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경쟁사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대만 업체들의 실적을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키움증권 김성인 팀장은 "대만 업체의 적자 소식에 깜짝 놀랐다"면서 "우리 업체들과의 실적 차이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하이닉스 기술력, 해외업체보다 1년 6개월 이상 앞서"

업계에서는 대만 업체들의 호황속 적자 원인을 전적으로 '기술력'에서 찾고 있다.

2006년 이후 2년여간 지속된 불황속에서도 한국 업체들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에 나섰으나 외국 경쟁사들은 '치킨게임'의 회오리에 휘말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했던 것.

과거
독일 반도체 회사인 키문다 계열이었던 난야와 이노테라의 경우 키문다의 파산으로 기술제휴선을 마이크론으로 바꿨지만 공정기술 이전에 실패하면서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기술력 차이 말고는 적자가 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며 "지난해 3분기부터 마이크론으로부터 공정기술을 이전받았지만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마이크론 역시 공정기술력이 예상보다 뒤쳐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르덴셜투자증권 박현 차장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보유한 D램 반도체 기술력이 대만 업체들에게는 1년 6개월, 또다른 경쟁사인 일본 엘피다나 미국 마이크론에 비해 1년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경쟁업체들이 생산설비를 늘린다고 해도 그 차이를 메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3년만의 풍년, 열매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거둘 것"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미국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의 1분기(자사기준회계연도, 09. 12.4~10. 3. 4) 영업이익인 4603억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더욱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던 삼성전자는 D램 가격의 강세로 인해 반도체 부문에서 4월 한달에만 1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올 한해 영업이익도 반도체 부문에서만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하이닉스 역시 올해 3조4000억원 가량의 연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3년만에 찾아온 반도체 호황기가 앞으로 2012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일본과 대만업체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이미 벌어진 기술력 차이로 인해 2강 구도 체제는 더욱 굳어질 것"이라며 "만일 시장의 약세가 온다 해도 경쟁력이 취약한 업체들부터 타격을 받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