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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세계가 놀란 한국

`마트에 일본인 중국인으로 가득` 대형할인점 `나만의 전략`들 (조선닷컴 2010.04.16)

"마트에 일본인 중국인으로 가득" 대형할인점 '나만의 전략'들

입력 : 2010.04.16 10:50 / 수정 : 2010.04.16 11:31

최근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점포별로 차별화된 특성을 살린 이른바 ‘킬러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저 다양하고 저렴한 상품만을 공급하는 ‘할인’마트의 이미지였다면 이제는 각 점포의 차별화된 특성을 살려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킬러 콘텐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 점포는 바로 롯데마트의 서울역점과 홈플러스의 월드컵점 그리고 이마트의 죽전점이다. 이 점포들은 방문 고객층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들의 요구를 조사해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면서 각 유통사의 핵심점포로 거듭나고 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후쿠모토 유우코 씨는 “일본어 통역 안내원이 있어 매장 이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 ‘외국 관광객을 잡아라’... ‘쇼핑+관광’ 롯데마트 <서울역점>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오전에 방문해본 사람이라면 여느 점포와는 다른 독특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점포가 문을 여는 시간인 10시, 이른 시간임에도 매장 안이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점과 특히 그들 중 대다수가 일본인이라는 것.

롯데마트의 32호점인 서울역점은 교통요충지인 서울역과 쇼핑중심지 남대문시장, 명동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을 살려 외국인 관광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고추장과 라면, 떡볶이 재료, 소주, 막걸리 등을 모아 놓은 ‘베스트셀러 존’이다. 특히 일본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김’ 매장은 전국 롯데마트 매장 중 최고 규모를 자랑한다. 진열대 길이만 무려 15m에 달해 타 점포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외국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매장 안 대부분의 안내문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번역문을 빼놓지 않는다. 또 구매물품이 많은 관광객들을 위해서 마트 내에서 직접 국제우편을 보낼 수 있는 ‘국제특급우편(EMS, Express Mail Service)’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이 같은 ‘킬러 콘텐츠’를 개발한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지난해 3월 일본인이 뽑은 ‘서울의 가장 인기있는 명소’로 꼽히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여행정보 포털인 트립어드바이저의 일본어 사이트(www.tripadvisor.jp)에서 회원들을 상대로 ‘서울의 관광명소’ 인기투표를 벌인 결과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후 최근까지도 꾸준히 5위권 안을 지키고 있다.

서울역점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후쿠모토 유우코 씨는 “숙소와 가까워 찾아오기도 쉽고, 일본인들 사이에서 유명해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라며 “특히 일본어 통역 안내원이 있어서 제품도 쉽게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역점은 오는 5월 ‘상하이엑스포’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달 전부

터는 중국어 통역안내원을 두었고, 간간이 찾아오는 중국인들에게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미흡한 점을 보완해가고 있다.

홈플러스 월드컵점. 물건을 40~80% 가까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타임세일'이 갑자기 진행되자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금세 길어졌다.

◆ 홈플러스 월드컵점, 40~80% ‘게릴라세일’로 승부

홈플러스 월드컵점의 킬러콘텐츠는 ‘타임세일’이다.

타임세일은 예정에 없던 할인행사를 갑자기 진행해 40~80% 가까이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게릴라마케팅이다. 특히 월드컵점은 다른 점포들과 달리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타임세일 행사가 많다.

타임세일은 주로 육류와 신선제품 매장에서 진행된다. 100g에 2,480원인 뼈없는 닭갈비를 10분 동안 1,000원으로 60% 가까이 할인 판매하거나, 마리당 3,300원 하는 민어를 1,500원에 팔기도 한다.

월드컵점은 월드컵경기장과 영화관, 웨딩홀, 공원 등 주변시설을 찾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연계 마케팅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경기가 있는 주말이면 음료수나 간편식품을 소비자가 찾기 쉬운 곳에 비치하고 상품 구매 시에는 경기장입장권을 할인해주는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연내에 ‘월드컵몰 카드(가칭)’도 만들어 월드컵 시설단지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 김지연 씨는 “집이 멀지만 마트 주변에 공원도 있고 영화관도 있어서 차를 타고 일부러 멀리까지 찾아온다”며 “특히 예상치 못한 할인행사로 물건을 싸게 사면 쇼핑을 마치고 더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마트 죽전점, 1만 여종 스포츠용품 한 자리에... ‘스포츠 빅텐’

이마트 죽전점은 스포츠용품 전문매장이 특화돼 있다. 죽전점 주변으로 수지죽전체육공원과 용인시민체육시설 등이 있어 생활스포츠를 즐기는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죽전점은 700여평 규모 매장에 200여개의 브랜드와 1만 여종의 스포츠 상품들을 구비했다.

매장의 모든 제품들은 구매 전에 직접 사용해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이 큰 특징. 특히 각 매장에는 스포츠용품을 전문적으로 관리ㆍ 보수하는 전문기술들이 상주하고 있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과 제품관리 서비스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테니스용품 매장의 한 담당자는 “테니스 라켓에 줄을 끼우는 작업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해서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서비스”라며 “고객들이 장을 보는 동안 스트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평소 축구를 즐기는데 가까운 곳에 이렇게 큰 스포츠용품 매장이 있어 필요한 용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나오면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 ‘킬러 콘테츠’ 덕에 매출도↑, 소비자 만족도 ↑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점포들의 이러한 ‘킬러 콘텐츠' 전략은 1차적으로는 ’직접 타겟층‘을 넓히는 것은 물론 다른 상품의 구매로까지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전체 매출이 크게 증대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킬러 아이템을 만드는 것은 그것을 사기 위해서 매장을 찾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용품까지 겸해서 사도록 하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마트 죽전점의 스포츠용품 전문매장 '스포츠빅텐'에는 200여개 브랜드와 1만 여종의 다양한 스포츠 용품이 구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