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0년 맞은 칠전팔기의 운동권 출신 기업가 이상준
그로부터 10년만에 이 회사는 순자산 1000억원, 총자산 1조원에 육박하는 거대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사명(社名)은 인큐베이터에서 골든브릿지, 즉 ‘황금빛 다리’로 바뀌었다.
이 거짓말 같은 기적을 일궈낸 장본인은 이상준(52)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이다. 운동권 출신으로, 7번이나 회사를 말아먹은 끝에 제대로 된 회사를 세울 수 있었다는 이 회장을 월간조선 5월호가 만났다.
“고물장사를 했어요.”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대뜸 ‘고물’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말한 고물장사란, 쇠 부스러기나 폐 전선, 찌그러진 알루미늄을 사고파는 사업이 아니었다. 바로 IMF 이후 중병을 앓거나 망해가는 ‘고물 기업’을 구조조정과 M&A로 살리는 일이었다.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물려받을 재산은커녕 이렇다 할 직장생활도 해 본 적이 없었다. 10년 전만해도 금융의 ‘금'자도 몰랐다고 한다.
그런 이 회장이 금융에 대해 알게 된 때는 지난 1997년 말이었다. 당시 그는 잇따른 사업 실패로 신용불량자 신세였다. 그런데 어느날 서울대 서클 후배였던 김영선 의원이 금배지를 달면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회장은 1997년 말부터 2000년 초까지 거의 2년 반 가까이 국회 의원회관에 야전 침대를 깔고 금융 공부를 했다고 한다. 김영선 의원이 국회 정무위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정무위는 금융위, 금감원, 공정거래위, 자산관리공사 등의 정부기관을 감시·감독한다. IMF 직후 총체적인 구조조정의 폭풍이 몰아친 때여서, 정무위 업무가 산더미 같았다.
“지긋지긋하게 자료요청을 하며 금융을 배웠어요. 배우다 보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트였죠.”
이 회장은 “당시 한국은 IMF 캉드쉬 총재의 반(半) 식민지 지배 아래에 있었다”고 했다. 청·파산,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 부도, 퇴출 등 총체적인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라, 몸이 잘리고 살이 뜯기며 국부(國副)가 유출됐다. 이 회장은 그 무시무시한 과정을 국회에서 고스란히 지켜보았다고 했다.
외국계 투기자본이 들어와 IMF 직후 1~2년만에 한국의 토종기업과 자본을 헐값에 싹쓸이해 갔다. 이 회장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저게 대단한 선진 금융기업도 아니고, 그냥 돌팔이로 알짜 고물(기업)을 싸게도 먹네. 아니 그냥 집어 먹네.’
“외국계 펀드가 국내 자본을 죄다 잡아 먹었습니다. 입찰은 요식이었고 헐값에 집어먹고 비싸게 되파는 식이었지요. 국회에서 막아보려 뛰어다녔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이었어요. 당시 정부나 기업, 은행 역시 제 살을 도려내는 상황이어서 투기자본을 막을 여력이 없었던 거죠.”
투기 자본이 우리 곳간을 헤집고 장롱 서랍까지 털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비굴한 현실이었다. 당시 이 회장 역시 피가 끓어올랐던 모양이다. 그는 투기자본의 행태를 열심히 공부하며 연구한 끝에, 2000년 만우절에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차리고 ‘정글’로 뛰어들었다.
창업 초기, 이 회장은 론스타 등 해외자본으로부터 담보가 붙은 부실 채권을 사들여 돈을 벌었다. 한편으로는 외국계 자본과 경쟁하며 신호스틸(現 휴스틸), 삼익악기, 프로칩스 등 법정관리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매각 자문에 나섰다. 1년이 지나자 직원이 4~5명으로 늘었다.
한 회사가 창업해 10년을 버티는 경우는 1%도 안 된다고 한다. 100개 회사 중 1개도 못 버티고 명멸한다는 얘기다. 골든브릿지금융그룹은 크고 작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문을 닫거나 외국계로 간판을 바꿔 달 때도 고성장을 구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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