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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미/여행정보

흑백필름 속으로 시간여행 군산 / 관광 종합선물세트 부안 (주간조선 2010.05.03)

[새만금여행] 흑백필름 속으로 시간여행 군산 / 관광 종합선물세트 부안
▲ 이영춘 가옥
흑백필름 속으로 시간여행 군산

군산항은 일제강점기 호남의 곡창지대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옮기는 전초기지였다. 지금도 시내 복판엔 수탈의 역사를 말해주는 현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일본식 가옥이 즐비한 월명동·신흥동·영화동 일대는 근대 문화 역사 거리로 지정됐다. 개발과 시간의 흐름을 비껴서 한 세기 전의 거리를 재현해 놓은 듯한 거리는 영화·드라마의 단골 촬영지이다. 군산시는 새만금 개통과 함께 근대역사 경관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새만금 가는 길, 꼭 들러보면 좋을 곳을 소개한다.

시마타니 금고

군산지역에서 대표적인 일본 농장주의 한 사람이었던 시마타니 야소야의 금고(金庫)로 쓰였던 3층 높이의 콘크리트 건물. 골동품 수집가였던 시마타니는 한국의 문화재를 닥치는 대로 수집해 이곳에 보관해 놓았다. 수많은 우리 문화유산이 이곳을 거쳐 일본으로 빼돌려진 것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182호이다. 인근 발산초등학교 건물 뒤편에는 용 무늬가 기둥에 새겨진 석등과 5층 석탑 등 보물 두 점이 있다.

이영춘 가옥

조선 최대 농장주로 악명이 높았던 구마모토 리헤의 별장이었다. 1920년대 당시 조선총독부 관저와 비슷한 건축비를 들였다고 하여 화제가 된 건물. 군산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건물 중 가장 보존이 잘된 것으로 우리나라의 근대 주거문화를 보여준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 촬영 장소였다. 광복 이후 개정병원 설립자인 이영춘 박사가 살았다 하여 이영춘 가옥으로 불린다.

▲ 동국사
동국사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이다. 일제 흔적 지우기라는 광풍을 피해 살아남았다. 1913년에 건립됐다. 대웅전과 요사채로 이뤄져 있으며 일본 에도시대의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다. 신사의 분위기도 느껴진다. 시인 고은 선생이 출가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동국사에서 내려오면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마을로 조성됐던 월명동이 나온다. 당시의 건물이 100여채 이상 남아 있다.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옛 도심에서 부두 쪽으로 나가면 큰 길가에 서있다. 1923년 일제가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세운 건물로 당시 군산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다. 광복 후 오랫동안 금융기관 지점으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유흥주점으로 바뀌었다. 일제강점기의 유물 중 가장 상징적인 건물로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도 등장한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다가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74호로 지정됐다.

고군산군도

새만금 방조제 바깥 쪽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는 63개의 섬, 그중 16개가 유인도로 모두 45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고군산군도 중 지금은 육지가 된 비응도와 야미도, 신시도를 통과한다. 2013년이면 신시도에서 무녀도~선유도~장자도까지 연륙교로 이어진다. 유람선을 타고 선유도의 명사십리 해수욕장 등 고군산군도 8경을 둘러볼 수 있다. 유람선은 1시간, 3시간, 6시간 등 다양한 코스가 있고 비응도항에서도 출발한다.

관광 종합선물세트 부안

산과 바다와 들이 맞닿은 곳 부안은 관광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왁자지껄한 삶이 펄떡이는 포구가 있고, 공해에 찌든 도시인의 몸과 마음을 씻어 줄 고즈넉한 산사가 있으며, 바다와 바람과 햇살이 만들어내는 천일염 염전을 찾아 사라져가는 옛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돌아다니다 지치면 격포항 근처 채석강에 앉아 한반도에서 가장 늦은 일몰을 바라보며 바다와 해가 한 몸이 되는 순간을 즐기는 것도 좋다. 발길을 어느 쪽으로 돌려도 눈이 즐겁고 입이 즐거운 곳이 부안이다.


▲ 부안 마실길
부안 마실길

제주에 올레길이 있고 지리산에 둘레길이 있다면 부안에는 ‘마실길’이 있다. 새만금에서 격포에 이르는 17.5㎞의 해안도로를 따라 바닷길을 걸을 수 있다. 새만금 전시관에서 시작된 길은 바다와 마을을 이으며 끊어질 듯 계속된다. 마실길을 걸을 때는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 썰물 때는 길이 생겼다가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와 길이 없어지기도 한다. 갯벌을 지나기도 하고 소박한 마을을 만나기도 하고 숲길을 걷기도 하면서 변산반도의 속살을 만날 수 있다. 차를 전시장에 두고 종점인 격포항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된다.

▲ 영상테마파크
망해사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다. 김제 심포항 부근에 있는 진봉산 자락 한 귀퉁이 벼랑 위에 세워져 있다. 망망대해 서해를 바라보며 서 있다고 해서 망해사이다. 이제는 새만금 방조제에 막혀 망해사 눈앞의 바다는 더이상 바다가 아니다. 바닷가 한쪽에 재래식 화장실이 명물이다. 쪼그려 앉아 눈 높이에 있는 미닫이 창을 열면 바다가 한걸음에 달려든다. 신라 문무왕 11년에 부설거사가 창건,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이다.

▲ 줄포자연생태공원
영상테마파크

변산면 격포리 일대에 조성된 사극전용 촬영세트장으로 총부지 14만8500㎡(약 4만5000평)에 이른다. 궁궐 24동, 양반촌, 200m 길이의 성곽, 저잣거리 등 조선시대 한양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왕의 남자’ ‘불멸의 이순신’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지난 3월에는 테마파크 내에 전북공예명품관도 개관했다. 160여명의 명인·명장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줄포자연생태공원

줄포면 우포리에 있는 자연상태의 공원으로 서울 여의도 공원보다 넓은 갈대숲이 있다. 바다와 습지가 만들어 놓은 안마당에 2003년부터 염분을 없애고 생태연못을 비롯해 갈대숲길, 야생화단지, 잔디광장을 꾸몄다, 바닷게와 함초, 해국 등 다양한 염생식물도 볼 수 있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촬영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곰소항

새만금 전시관이 있는 변산면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줄포면으로 내려가다 보면 거대한 젓갈단지가 나온다. 전북에서 군산항 다음으로 큰 항구로 주말이면 젓갈 쇼핑을 나선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항구 북쪽으로는 8㏊에 달하는 곰소염전이 있다. 여름엔 인근 모항까지 이어진 갯벌습지에서 염전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체험여행지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