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운동 관측
- ▲ 출처=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홈페이지 캡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혀, 과학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100년간 현대물리학을 떠받치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할 수 없기에 CERN의 발표는 현대 물리학의 기존성과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만일 CERN의 발표가 맞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한 ‘타임머신’의 제작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어서 과학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이번 발표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타임머신의 제작은 불가능하다.
CERN은 지난 22일(현지시각) 빛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소립자 중성미자(뉴트리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길리스(Gillies) CERN 대변인은 "이번 발견을 검증하고자 세계 유수의 과학자를 초청했다"며 "관련된 실험 정보를 자세하게 공개해 다른 연구소에서도 동일한 실험을 재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성미자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소립자이다.
CERN은 중성미자가 730㎞를 이동하는 데 60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밖에 안 걸렸다고 밝혔다. CERN의 발표대로라면 해당 중성미자는 초속 121억㎞의 속도로 비행한 것이다. 빛의 속도가 초속 30만 킬로미터 미만이어서 CERN이 발견한 중성미자는 빛보다 무려 4만배 이상 빠르다.
빛보다 빠른 물체 발견 소동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7년 미국 시카고에 있는 페르미연구소는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측정 실수로 밝혀졌다. 이에 물리학계는 CERN의 발표에 향후 검증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드류 바덴 미국 메릴랜드 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CERN의 발표는 구름 위를 나는 카펫처럼 너무 환상적이어서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순칠 KAIST 물리학부 교수는 "빛보다 빠른 물질이 있다는 CERN의 발표는 기존 물리학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믿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CERN에도 수많은 과학자가 모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험 과정의 자세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인식 전환)의 기로 앞에 세계 물리학계는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길리스 CERN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믿기 어렵지만 빛보다 빠른 소립자 중성미자(뉴트리노)를 측정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결과가 너무 놀라워 오류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CERN 측은 23일 관찰 보고서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전날 논문 초고를 온라인 사이트인 ‘ArXiv.org’에 올렸다. 다른 학자들의 비판을 듣기 위해서다. 길리스 대변인은 “실험 관련 정보를 자세히 공개해 다른 연구소에서 동일한 실험을 재현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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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RN 내부 모습 |
이번 발견은 뉴트리노를 스위스 제네바의 연구소에서 진공 상태인 땅속으로 732㎞ 떨어진 이탈리아 그란사소 실험실까지 보내는 3년여의 실험 과정에서 얻었다. 실험을 주도한 ‘오페라’ 팀 소속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뉴트리노는 빛의 속도(초당 29만 9792㎞)보다 60나노초(nsec·10억분의1초) 빨리 목적지에 도착했다. 다국적 연구팀인 ‘오페라’에는 윤천실 경상대 물리학과 교수팀도 속해 있다.
이 작은 차이가 만들어 낼 변화는 혁명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우선 광속을 뛰어넘는 물질이 있다면 ‘타임머신’의 제작이 가능해진다. “과거로 간다면 메릴린 먼로를 만나고 싶다.”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CERN의 발표가 맞다면 대표적 우주탄생 이론인 ‘빅뱅이론’(우주가 점 같은 상태에서 137억년 전에 대폭발이 일어나 팽창,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도 다시 써야 한다. 이 이론이 상대성이론에 기초해 세워졌기 때문이다. 또 ‘원인이 항상 결과에 앞서야 한다.’는 상식도 재검토해야 한다.
‘빛보다 빠른 입자’로 지목된 뉴트리노는 아원자입자(원자보다 작은 소립자) 가운데 ‘가장 기이한 입자’로 꼽혀 왔다. 마치 바람이 그물망을 빠져나가듯 벽과 행성을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으며 3개의 다른 종이 서로 변환되는 특징을 갖는다. 한때 질량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빛의 속도로 여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1998년 실험을 통해 무게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아인슈타인의 속도계’가 깨질 위기에 놓이자 세계 과학계는 패닉에 빠졌다. CERN의 발견 내용이 알려진 22일 밤부터 물리학자들은 인터넷 블로그에서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고 대부분 “너무 충격적인 결과여서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2007년 미국 시카고의 페르미 연구소에서도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측정 실수로 밝혀지기도 했다.
“상대성이론은 과학계의 ‘바이블’(성경)이다. 만약 깨진다면 그 여파는 엄청날 수밖에 없다.” 김수봉(51)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뉴트리노)를 관찰했다’고 발표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라면서 “실험적 오류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뉴트리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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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
→물리학계에서는 뉴트리노가 빛보다 빨리 운동할 수 있을 가능성이 예견돼 왔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제 출장에서 돌아와 보니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는 이메일이 와 있더라. 믿을 수 없는 일이라 스팸메일인 줄 알고 읽지도 않았다. 아직 해당 연구 내용에 대해 자세히 검토하지는 못했다. 중요한 것은 뉴트리노라는 특정 물질의 속도가 아니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만약 CERN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그 여파는.
-아인슈타인의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는 주장은 물리학계에서 일종의 바이블이었다. 1905년 이 이론이 등장한 뒤 다양한 실험을 통해 검증이 됐고 모든 물리학이 특수 상대성 안에서 이상한 점 없이 잘 맞아떨어졌다. 여러 연구의 시작이었던 만큼 (만약 이 이론이 깨진다면) 충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물리학계에서는 천동설이 지동설로 바뀌는 것 정도의 충격일 것이다.
→CERN의 발표에 오류 가능성은 없나.
-검토하기 전이라 뭐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본과 미국에서 CERN과 같은 실험이 진행됐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실험은 하나의 뉴트리노가 다른 종의 뉴트리노로 변환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뉴트리노는 세 종류가 있는데 만약 서로 간 변환이 가능하다면 이 소립자가 질량을 갖는다는 뜻이다.
천동설 무너뜨린 지동설처럼… 현대 물리학의 기초 흔들리나 (조선일보 2011.09.24 03:00)
빛보다 빠른 입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확인 거듭해도 오류 없었다" - 3차원에 또 다른 차원 더해져 세상 만든 실체 밝힐 수 있어
"오류 더 검증할 필요" - 4년 전 비슷한 경우 있었지만 계산 착오 의한 오류로 판명
빛보다 빨리 가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주의 기원을 탐색하는 실험에서 시간 여행의 가능성이 고개를 내밀었다. "빛보다 빠른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당초 실험 목적은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를 검출하는 실험이었다.
중성미자는 우주 탄생 당시 있었던 기본 입자의 하나지만 질량이 거의 없고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아 실체를 알 수 없는 '유령입자'로 불린다. 과학자들은 다른 물질의 방해를 받지 않는 지하 깊숙한 곳에서 먼 거리를 이동한 중성미자 중 극히 일부가 다른 물질과 부딪히면서 형태가 바뀌는 것을 찾는다. 형태가 변했다면 질량이 있다는 말. 이를 통해 137억년 전 우주를 탄생하게 한 빅뱅(Big Bang·대폭발) 이후 세상을 만들어낸 기본 입자의 실체를 밝힐 수 있다.
CERN의 국제공동연구진은 중성미자를 스위스에서 쏘아 730㎞ 떨어진 이탈리아 지하 연구소에서 검출하는 실험을 했다. 이탈리아에서 중성미자는 검출됐다. 그런데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초(1억분의 6초) 빨리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 ▲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실험실에서 한 연구원이 입자 가속 실험에 쓰인 거대한 실험장치 앞을 지나가고 있다. CERN은 22일(현지시각) 빛보다 60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정도 속도가 빠른 중성미자(뉴트리노)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100여년간 현대 물리학의 근간을 이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왼쪽 사진)의 상대성 이론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물리학계에 거대한 파장이 예고된다. CERN의 발표가 맞다면 시간여행이 가능한‘타임머신’의 제작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어서 학계는 물론 일반인들도 이번 발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CERN 실험에 참여한 윤천실 경상대 교수(물리학과)는 "GPS(위성항법장치)와 세슘원자시계 등을 이용해 중성미자의 이동 시간과 거리를 각각 10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미만과 20㎝ 정도의 오차로 측정했다"고 말했다. 뜻밖에도 중성미자의 이동 속도가 빛보다 약 5만분의 1배만큼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난 것.
연구진은 원래 실험 목적이 아인슈타인을 검증하는 것도 아니어서 처음엔 무시하려 했다. 하지만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도 실험에 오류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아인슈타인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니 함께 분석해보자"며 국제학계에 실험결과를 공개했다.
발표가 사실이라면 지난 106년간 현대 물리학의 토대가 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토대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질량을 가진 물질은 빛보다 빠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제 우주 기원을 찾는 연구가 현대 물리학의 기원에 대한 의혹으로 번진 것.
빛보다 빠른 입자의 존재가 최종적으로 사실로 확인되면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됐다고 여겨져 온 '3차원 세계'에 또 다른 차원이 더해지게 된다. 공상과학영화처럼 시간을 뒤로 되돌리거나 순간적으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김수봉 서울대 교수(물리천문학부)는 "이론적으로 빛보다 빨리 움직이는 물체가 있다면 '웜홀(worm hole, 벌레 구멍)'이란 통로를 통해 과거의 세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성원 이화여대 교수(과학교육과)는 "빛보다 빠른 속도만으로는 시간여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빛보다 빨리 움직여도 시공간이 휘어져 있지 않다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아인슈타인을 굳게 믿고 있다. 미국 페르미연구소 제니 토머스 대변인(런던대 물리학과 교수)은 "중성미자의 속도를 측정하는 일은 매우 정교한 거리·시간·각도 측정이 필요한 작업이어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며 CERN 실험 결과에 대한 검증 작업에 나설 의향을 밝혔다. 중성미자 연구의 대가인 미국 스토니 브룩대의 한국인 물리학자 정창기 교수도 '사이언스'지에 "이번 결과가 시스템의 오류라는 데 집을 걸겠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만약 CERN이 맞다면 어떻게 될까. 김수봉 서울대 교수는 "태양이 지구를 돈다는 기존 생각을 정반대로 바꾼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처럼 과학계를 뒤흔드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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