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캠퍼스 DNA'가 달라졌다] "일류기업 準합격증" '동아리 고시' 본다
입력 : 2010.07.26 03:02 / 수정 : 2010.07.28 14:07
[2010 '캠퍼스 DNA'가 달라졌다] [1] 취업 위해 동아리도 재수·삼수
영어토론… 인성면접¨ 인기 동아리는 '바늘구멍'
인문사회·공대생도 몰려 경쟁률 5대1 넘는건 예사
입사정보·인맥과 무관한 철학·이념 동아리는 썰렁
25일 오전 10시 고려대 LG-POSCO 경영관에 재무 동아리 IFRA(Investment and Finance Research Association) 회원 12명이 모였다. 회원들은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기사와 각종 경제 통계를 인용하며 최근 유럽 주요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등의 경제 이슈를 놓고 1시간 30분 동안 격론을 벌였다.
금융·재무분야 기업에 입사하려는 대학생들에게 IFRA 회원 자격은 '준(準)합격증'으로 통한다. 2008년부터 봄·가을에 신입회원을 선발한 IFRA의 졸업생 회원 20여명 중 절반 이상이 골드만삭스·모간스탠리 등 금융 업체에 입사했다.
금융·재무분야 기업에 입사하려는 대학생들에게 IFRA 회원 자격은 '준(準)합격증'으로 통한다. 2008년부터 봄·가을에 신입회원을 선발한 IFRA의 졸업생 회원 20여명 중 절반 이상이 골드만삭스·모간스탠리 등 금융 업체에 입사했다.
- ▲ “소용돌이치며 변하는 경제 현실도 튼튼한 이론의 틀만 갖추면 어렵지 않게
-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인사이트(insight·통찰력)를 잃지 마세요!
- ”25일 오전 고려대 재무 동아리 IFRA 회원들이 올해 외국계 투자은행에 입사한
- 선배 민재식(가운데 서 있는 사람)씨의 조언을 경청하고 있다. 이들은
- 최근 경제 이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읽을 수 있습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인사이트(insight·통찰력)를 잃지 마세요!
이날 토론을 벌인 유지훈(25·경영학4)씨는 작년 9월 IFRA 2차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던 '동아리 재수생'이다. 그는 올 3월 재도전해 IFRA에 합류했다. 당시 50명이 지원해 7명이 합격했다. 유씨는 "까다롭다는 외국계 유명 컨설팅 업체의 인턴으로 2차례 일한 적이 있는데 IFRA 선발과정이 몇 배 더 어려웠다"고 했다. 세미나 방식의 2차 집단 면접에서 '출구전략(exit strategy)'과 금리 인상 시기 등을 주제로 함께 참가한 지원자 3명과 불꽃 튀는 논쟁을 벌였다. 유씨는 "IFRA 회원으로 선발되기 위해 재무 관련 전공수업을 따로 듣고 국내외 경제지를 탐독했다"고 말했다.
'취업 빙하기'에 대학생들이 인기 경영·경제 동아리에 몰리는 것은 알짜 취업 노하우는 물론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인맥까지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수·삼수(三修)도 불사하고 끈질기게 도전해 합격하는 지원자도 많다.
신입 회원이 없어 맥(脈)이 끊긴 철학·이념·취미 동아리가 수두룩하지만 '취업 지름길'로 불리는 이들 동아리의 인기는 상한가(上限價)를 치고 있다.
고려대 재무 동아리 IFRA 회원들은 공식 회의와 토론 자리에서 영어만 사용한다. 안정현(23·경영학4) 회장은 "회원들의 영어 성적은 토익 기준으로 평균 970점이 넘는다"며 "재무 관련 강의를 몇 개 듣고 어떤 학점을 받았는지 꼼꼼히 따져 선발한다"고 했다. 기업체 인턴 경험과 해외 봉사 등 대외 활동도 가점(加點) 요소다.
'취업 빙하기'에 대학생들이 인기 경영·경제 동아리에 몰리는 것은 알짜 취업 노하우는 물론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인맥까지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수·삼수(三修)도 불사하고 끈질기게 도전해 합격하는 지원자도 많다.
신입 회원이 없어 맥(脈)이 끊긴 철학·이념·취미 동아리가 수두룩하지만 '취업 지름길'로 불리는 이들 동아리의 인기는 상한가(上限價)를 치고 있다.
고려대 재무 동아리 IFRA 회원들은 공식 회의와 토론 자리에서 영어만 사용한다. 안정현(23·경영학4) 회장은 "회원들의 영어 성적은 토익 기준으로 평균 970점이 넘는다"며 "재무 관련 강의를 몇 개 듣고 어떤 학점을 받았는지 꼼꼼히 따져 선발한다"고 했다. 기업체 인턴 경험과 해외 봉사 등 대외 활동도 가점(加點) 요소다.
IFRA 3기로 올해 외국계 B투자은행에 입사한 민재식(26·경제학과 졸업)씨는 "이를 악물 정도로 치열했던 '모닝 세션'을 통해 내 실력이 부쩍 커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IFRA의 네이트 클럽 사이트는 알짜 취업 노하우를 모아놓은 곳간이다. '최근 채권발행시장에서 재미난 이슈는 무엇인가(영어로)'등 선배들이 직접 경험한 인터뷰 질문과 각종 따끈따끈한 취업 정보가 가득하다.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만큼 선후배 간 관계도 끈끈하다.
고려대 경영대의 FES(Future Entrepreneurs' Society)는 9월 초 28기 회원을 모집한다. 학기당 10명 정도 선발하며 경쟁률이 5대1을 넘는다. 학점이나 토익 점수보다 지원자의 열정을 더 높이 평가한다. 나흘 동안 1차 인성면접→2차 토론면접→3차 그룹면접→4차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서울대 경영전략 학술 동아리인 MCSA(Management Consulting Student Association)도 까다로운 회원 선발 과정으로 유명하다. 졸업한 선배 1명과 재학생 3명이 지원자 1명에게 1시간 동안 '서울의 가로수는 모두 몇 개인가', '서울대 입구 커피숍의 매출규모' 같은 질문을 던진다. 정답보다는 논리적인 추론과정을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정창한(26·경영학4) 회장은 "컨설팅 분야 등에서 다져진 선배들의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놓치고 싶지 않아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인기 직종으로 꼽히는 광고 동아리의 경쟁률도 높다. 연세대 남윤성(22·정보산업공학3)씨는 작년 봄 '삼수(三修)' 끝에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학내 광고동아리 '애드쿠스'(ADCUS) 15기 회원이 됐다. 지난 3월 초 연세대 제2공학관에서 열린 연합 동아리 '애드플래쉬'(AD.FLASH)의 오리엔테이션 때는 300여명이 참석했다. 일부는 선 채로 3시간 동안 계속된 동아리 소개와 선배들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숭실대 증권투자동아리 'S.U.I.B.S' 지원자들은 1달 동안 인턴 과정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우민(26·경영4) 회장은 "지원자의 과제물과 2주에 한 번 전 회원이 모이는 정기모임인 '주주총회' 참석률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이 인기 동아리에 몰리는 현상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기업체 담당자들은 "현업에 바로 투입해도 좋을 만큼 '준비된' 지원자를 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는 반응이다.
반면, 인문·사회과학대 학생은 물론 공대생까지 경영·경제 동아리에 몰리는 현실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학 연세대 장학취업팀장은 "경영학을 이중 전공하는 것보다 전문 취업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학생들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좁아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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