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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스타 아이돌, 집주인은 `별로` (조선닷컴 2010.08.02 13:13)

인기스타 아이돌, 집주인은 "별로"

“팬들이 한번 오면 왔다갔다하고 시끄러워서 정신이 없어요. 전봇대 한번 보세요. 낙서도 심하고 그나마 옆에 있던 기획사가 옮겨서 좀 조용해졌어요”

아이돌(Idol) 그룹의 전성시대다. 멤버가 13명이나 되는 아이돌 그룹도 있는 만큼 이들은 대부분 한 곳에 숙소를 잡고 단체생활을 한다.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높지만 아이돌 그룹 숙소와 이웃하는 주민들은 이들이 반갑지만은 않다.

하루가 멀다고 찾아오는 팬들 때문에 동네는 어수선하고 집 주변 담벼락은 ‘오빠, 사랑해’, ‘넌 내꺼’ 등의 낙서로 가득 차 미관도 떨어진다. 그래서 이들이 사는 곳 주변으로는 대체로 사람들이 이사 오기를 꺼리는 편이다.

아이돌그룹의 숙소 앞 전봇대에 팬들의 낙서가 가득하다
여성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Y아파트형 빌라에 전세로 이사와 살고 있다.

이곳은 9명이나 되는 소녀시대가 모여 사는 만큼 방이 5개인 전용면적 314㎡(95평)의 대형 주택으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최고급 아파트형 빌라다.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14층 총 19가구 규모로 소녀시대가 사는 집은 현재 18억~25억원 선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전세금도 7억~15억선에 달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일부 층을 제외하고 각 층에는 1세대만 살고 있어 사생활 보호가 잘 되는 게 이 건물의 장점이다. 건물 안에는 수많은 CCTV가 있고 건물 입구 현관에는 잠금장치가 설치돼 있어 비밀번호를 모르면 입구조차도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특히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 사옥과의 거리는 600m가 채 안 된다. 단지 인근에는 영동대교가 있어 올림픽대로와 강변대로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아이돌그룹 숙소는 대부분 별도의 보안실과 보안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짐승돌’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2PM도 지난해 말 삼성동의 D고급빌라로 이사했다. 이곳은 단지 전체가 3m 이상의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조차 힘들다. 또 각 주차장 입구마다 보안요원들이 배치돼 있어 인증을 받아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이곳도 이들의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 사옥과 차로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2PM이 사는 D빌라는 198㎡(60평)로 현재 시세는 9억~15억원 수준. 전세금은 4억~5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이를 월세로 환산한다면 보증금 1억원에 월 350만~400만 원 수준이다.

건물 주위로 담벼락이 높아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한 아이돌 그룹 숙소 건물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과 2NE1은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가까운 W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들이 사는 집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로열층으로 전용면적 144㎡(43평) 규모다. 매매시세는 10억~11억원 선이며 전세의 경우 4억~5억원 안팎이다. 단지가 강변북로 입·출구와 맞닿아 있어 주요 촬영지인 여의도나 일산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한곳에 오래 사는 편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인기가 생기면 숙소에 팬들이 몰려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이사를 한 소녀시대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사가 잦은 만큼 주거 형태는 전·월세인 경우가 많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계약이 거의 성사됐다가도 주변에 아이돌 그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집값이 내려갈 만도 하지만 워낙 고급 빌라인데다 아이돌 그룹도 오래 사는 편은 아니어서 실제 집값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지가 강변북로 입구와 맞닿아 있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이돌 그룹의 숙소는 대부분 소속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것도 특징이다. 신인인 경우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인기를 얻게 되면 공연이나 방송출연, 행사 등을 위해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호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 그룹은 이미지에 맞게 그만큼 좋은 집을 구해야 하지만 집주인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기에는 소속사와 가까운 곳에 잡다가 인기를 얻으면 방송사 등에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옮기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