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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취업전쟁

국산 비데 美·캐나다 간다 (매일경제 2010.08.19 19:27:45)

국산 비데 美·캐나다 간다

삼홍테크 권지혜 대표 "홈데포 통해 온라인 판매"
기사입력 2010.08.19 16:37:16 | 최종수정 2010.08.19 19:27:45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국내 기술로 제작한 우리 비데가 세계적인 유통업체 홈데포에 입성했습니다."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IS동서 본사에서 만난 권지혜 삼홍테크 대표(IS동서 상무ㆍ사진)는 "지난 7월 홈데포 에이전트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며 "이달부터 홈데포 캐나다 온라인 매장을 통해 북미시장에도 수출된다"고 밝혔다.

비데 전문업체 삼홍테크는 이번 계약으로 유럽에 이어 북미까지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초 이탈리아 비데 전문업체 유케어를 통해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도 수출한 것. 비데는 프랑스 부르봉왕조 루이 14세(1638~1715) 때 개발된 항문 세척기구이나, 전자식 비데는 아직 서구권에서는 생소한 품목으로 이번 수출은 문화 격차를 극복한 사례로도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권 대표는 "삼홍테크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스위스계 게버릿(Geberit)사와 거래하면서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비데 품목 자체에 대한 고객 인지도가 낮아 판매대수는 비록 1만대지만 유럽 시장 점유율은 당당히 3위"라고 설명했다.

삼홍테크는 1970년 설립된 삼홍사에서 2004년 비데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된 회사로 국내에서 비데를 처음 개발할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지난 3월 IS동서(회장 권혁운)가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인수 직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경영은 악화된 상태였다.

권 대표는 "충남 예산에 있는 공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며 "라인 1개당 일평균 250대에 불과하던 생산성도 300대 이상으로 높아지는 등 경영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 규모도 연간 최대 100만개, 평균 50만개가 가능할 정도로 공정을 개선했다.

하지만 당장 흑자 전환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권 대표는 "지난해 실적이 매출액 110억원에 영업이익 마이너스 10억원을 기록했다"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 67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르면 2011년부터 흑자를 전망한다.

또 IS동서와 합병도, 사명 변경도 당분간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삼홍테크 브랜드가 유럽 시장에서 널리 알려져 있어 당장 브랜드를 개편할 필요가 없고 IS동서와 합병을 통해 외형을 확장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한편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IS동서에서 생산되는 위생도기인 양변기와 비데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한 층 높인다는 복안이다. 권 대표는 "양변기 일체형 비데는 일본에서 500만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 제품"이라며 "IS동서가 갖고 있는 위생도기 기술과 삼홍테크의 비데 기술을 접목하면 충분히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삼홍테크는 자체 브랜드인 유스파비데를 전 세계 시장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권 대표는 "현재 53개국에서 삼홍테크가 개발한 비데를 사용하고 있다"며 "내수 시장을 타깃으로 하기보다 전 세계 비데 시장 1위를 목표로 경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 대표는 권혁운 IS동서 회장 장녀로 1999년 서울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2002년 일신건설산업 과장으로 입사했다. 현재 삼홍테크 대표와 IS동서 마케팅실장 상무를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