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 미/여행정보

그 산 속의 천연 돌다리, 그리고 또 그 길 위에서 (조선닷컴 2010.09.10 15:07)

그 산 속의 천연 돌다리, 그리고 또 그 길 위에서

100903-17.JPG

여행 이틀째인 9월 4일 아침 7시 20분경,

Kachina Bridge 트레일 입구에서 만난 고목.

붉은 모래밭에 질긴 생명력으로 서 있는 키 작은 노란 야생화.

이곳에 생명과 죽음이 공존해 있다.

이른 아침의 맑은 산 기운속에서,

나는 이 만남에 전율한다.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 법정 스님 -

100903-19.JPG 100903-18.JPG

산 전체가 돌산인 만큼 트레일이 재미있게 만들어져 있다.

어제 저녁에 갔었던 Sipapu Bridge 트레일도 많은 부분이 돌 계단이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돌산 자체를 다듬어 층계를 만들기도 하였고

어떤 곳은 네모 모양의 바윗돌들로 층계를 만들어 놓았다.

이 다리가 만들어져 있는 주위는 White Canyon이라 바위색도 하얀색이 많다.

100903-01.JPG

100903-03.JPG

100903-02.JPG

size.jpg

위 도표에서 보다시피, 이 Kachina Bridge는 엄청 두껍다.

100903-07.JPG 100903-16.JPG

바닥은 역시 고운 모래이다.

다리 한쪽으로 고여 있는 물이 반갑다.

이런 물은 나무와 산 짐승들에게도 필요하겠지...^^

물이 주위에 있다보니

다리 부근에는 수백년쯤 되어 보이는 Cottonwood나무들이 많이 있다.

Natural Bridges Map 1.jpg

Visitor Center에서부터 세 곳의 다리를 전부 돌고 다시 원점으로 나오는 길이는 9 마일.

캠핑 사이트에서부터 차례로 돌아

이제 마지막 다리인 Owachomo Bridge를 만나러 간다.

100903-08.JPG

평화롭고 고요하고

가끔은 바람도 불고,

새들의 노래소리가 한데 어울리는 이른 아침의 산세가 기분좋다.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

트레일을 밟으며 마음 놓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내 노래 소리는 크게,

맑게 주위에 울려 퍼진다.

100903-10.JPG

주 하느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때

하늘의 별 울려 퍼지는 뇌성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주 하느님 크시도다

내 영혼 주를 찬양하리니 크시도다 주 하느님

100903-12.JPG

누가 쌓아 놓았을까....^^

나도 주위에서 작은 돌맹이 하나를 집어 맨 위에 올려 놓아 본다.

100903-11.JPG

100903-09.JPG

어제 Visitor Center의 영상실에서 보았던 자료화면에서는

오래전에는저 다리위로 말을 달리고, 사람들이 걸어 다녔었는데,

최근에는 붕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아무도 올라가지 못한다고 다리 앞에 쓰여 있다.

100903-14.JPG

역시 이 다리 근처에도 고여 있는 물.

그렇다면 지금도 비가 오면 많은 물이 이 주위를 흘러가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싶다.

9000 년전 부터 샌드스톤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대평원에

흐르는 물의 힘으로 만들어진 자연의 위대함을 보면서

튼튼한 내 두 다리로 산 속을 휘젓고 걸어 다니면서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한 마음이 가득 고여 온다.

100904-01.JPG

아침 9시 30분경,

잔잔한 감동을 가슴 가득 안은채

Natural BridgesNational Monument(Utah)을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하여 길 위를 달린다.

그곳까지는 약 228마일, 구글 맵에서는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였지만,

길이 하이웨이가 아니고 스테이트길이라서 운전하는 시간이 더 걸릴것이다.

하이웨이는 평균 시속 75마일로 계속 달릴 수 있지만, 스테이트길은 시속 65마일이다.

그러다 마을이 가까워지면 점점 속도를 줄여서 55..45..35마일까지 내려가고,

다시 마을을 벗어나면서 속도가 점점 올라가 65마일이 된다.

이런 반복을 계속 하다보면 운전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암튼 다른 사람보다 먼저 도착해야 캠핑 사이트를 구할 수 있을것이다.

그곳도 선착순이니까.

100904-02.JPG

해발 7000피트가 넘었으니 오늘 새벽에 추웠구나.

그래도 겨울용 옷을 준비하여 왔기에

떨지 않고 아침에는 누룽지까지 끓여서 뜨끈하게 잘 먹었다.

100904-03.JPG

100904-04.JPG

100904-05.JPG

100904-06.JPG

100904-07.JPG

여행길에 오르면 자기 영혼의 무게를 느낀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하며 살아 왔는지

자신의 속얼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여행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기 정리의 엄숙한 도정이요,

생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이다

그리고 이 세상을 하직하는 연습이기도 하다.

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나볼 일이다.

- 법정 스님 -

운전 하면서..... 주위의 풍광들을 눈여겨 보면서

나는 또 상념에 잠긴다.

나는 이래서 여행중의 장거리 운전하는 시간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