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딸 손잡은 사진보고 주식 샀더니…
삼성家 딸들의 '호텔신라·제일모직' 주가 고공행진…3Q도 최대 실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1월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멀티미디어 가전 전시회(CES2010)에서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왼쪽 첫번째)와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왼쪽 세번째)의 손을 잡고 전시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이건희 회장 딸 손잡은 사진보고 주식 샀더니…"
회사원 임모씨(36세)는 지난 1월11일자 대부분 신문의 1면을 장식한 사진 한 장을 보고 호텔신라 주식을 매수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와 이서현 제일모직 전무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 회장은 취재진들 앞에서 "우리 딸들을 광고 해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증시는 이 회장의 예상치 못한 행보를 '딸들에 대한 공개적 응원'으로 해석했고 임씨와 같은 일부 투자자들은 호텔신라의 성장성에 '베팅'했다. 이 후 호텔신라 주가는 43% 올랐다.
삼성가 딸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호텔신라와 제일모직이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 들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실적도 크게 좋아지면서 주가 수익률이 시장 평균(8%)을 압도한다.
호텔신라 (30,000원 500 -1.6%) 주가는 지난해 말 2만600원에서 3만500원으로 48% 올랐다. 외국인 지분율도 14.84%에서 19.82%로 5%포인트 가량 늘었다. 제일모직은 5만6500원에서 10만8000원으로 91% 급등했다. 그룹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3.6% 하락하며 고전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가장 보폭이 큰 곳은 이 회장의 장녀 이부진 전무가 이끄는 호텔신라다. 매출 비중의 83%에 달하는 면세점 사업은 중국 관광객 등 여행수요 회복으로 초호황이다. 호텔신라는 청주공항, 대구공항에 이어 관광공사,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증권가는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점치면서 목표주가를 3만5000~4만원대로 올려 잡고 있다.
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지속적인 면세점 확대를 통해 공항들과의 관계개선 등을 도모하고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공항 면세점 진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3분기 영엽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73.5% 증가한 284억원으로 최대실적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전무가 경영에 참여하는 제일모직 (106,000원 2000 -1.9%)은 삼성그룹의 핵심 소재업체로 부각되고 있다. 전자재료, 화학, 패션 등 모든 사업부가 고른 성장을 보이며 2분기에 이어 3분기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박태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산업의 양적 확대, 질적 개선으로 전자소재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제일모직은 삼성의 전자소재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분야(반도체, PDP, TFT-LCD, OLED, 2차 전지, 태양광 등)에 이미 진출해 있거나 진출할 예정이어서 매출에서 전자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미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기업이고 호텔신라는 중국시장 부상으로 레저·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중국 관련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룹의 투자가 앞으로도 더 적극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