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신영균, 사재 500억 영화계에 기부
입력 : 2010.10.04 10:09 / 수정 : 2010.10.04 10:23
- ▲ 원로배우 신영균씨
신씨는 서울 중구 초동의 명보극장(명보아트홀)과 국내 최대 영화박물관인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영화계 및 문화예술계의 공유재산으로 기증할 예정이다. 신씨는 영화 예술계에서 일할 인재들의 양성을 위해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오는 5일 오후 5시 서울 명보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을 기부하는 이유와 기부 재산의 운영 방안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회견에는 신씨를 비롯해 이덕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정인엽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배우 안성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치과의사 출신인 신씨는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1961), 이만희 감독의 ’물레방아’(1966)를 비롯해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사람과 이야기] "절약 몸에 배어 짜다는 얘기 듣고 살아 기부 결심하니 행복… 잘했다고 생각"
입력 : 2010.10.06 03:14
- ▲ 500억원대 재산을 문화예술계에 기부한 원로배우 신영균씨는“소중한 재산이기에 오히려 언젠가 꼭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재산 500억 기부 신영균씨
"이런 것이 행복이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참 만족스럽고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총 500억원대 사재(私財)인 서울 명보아트홀(옛 명보극장)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문화예술계에 기증키로 한 신영균(82) 신영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은 5일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기자회견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가 가장 아끼는 재산이자 내 재산의 기반이 된 명보아트홀을 사회에 돌려줘야겠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검은 양복에 물방울무늬 넥타이를 맵시 있게 맸고 몸매도 날렵했다. 호쾌한 음성, 매력적인 웃음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스카라극장, 국도극장 다 허물었잖아요. 명보극장도 팔라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것마저 헐어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서 '빨간 마후라'도 개봉했고 '연산군'도 개봉했으니까요." 명보극장은 그가 젊은 시절 구입한 '명보제과'가 훗날 성장해 이뤄진 성과다.
신 이사장이 내놓은 재산은 문화재단을 만들어 문화예술계 인재를 발굴·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재단이사장은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영화감독)이 맡고, 이사진에 신 이사장의 장남인 신언식 한주AMC 회장과 김두호 영화평론가가 내정됐다.
원로배우가 500억원대 부동산을 내놓자 세간에서는 "도대체 재산이 얼마기에"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신 이사장은 "김수용 감독이 나만 보면 '재벌'이라고 하는데 명보극장이 내 전 재산의 30% 정도"라고 했다. 그의 재산이 1500억원가량 된다는 뜻이다. 신 이사장은 제주방송의 1대 주주이며 SBS의 주주이기도 하다.
영화계가 놀란 이유 중 하나는 신 이사장이 워낙 '짠돌이'로 이름났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는 흔히 그를 "커피 한잔, 자장면 한 그릇 안 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런 소문을 들었다"며 "바쁘게 살다 보니 제대로 베풀지 못한 것 같고, 절약이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런 모양"이라며 웃었다. 그는 '신우회'라는 원로배우 오찬모임을 월 1회 열고 명절엔 선물도 보내고 있다.
2006년 그는 부인 김선희(76)씨와 금혼식(결혼 50주년)을 맞았다. 호텔을 예약하고 가족과 친지, 영화인들까지 모두 초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주일 전 예약을 취소하고 대신 조선일보사에 불우이웃성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돈을 화려하게 없애버리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한 그릇이라도 나누는 게 좋을 것 같더군요. 그때 굉장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지난 1월 아이티 지진 때는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를 기부했다. 신 이사장은 "나를 아껴주고 잘 살 수 있도록 해준 분들께 조금이나마 되돌려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신영균, "부자되려면 모험하지 마라"
입력 : 2010.10.05 19:10 / 수정 : 2010.10.05 21:48
- ▲ 원로영화배우 신영균(왼쪽 두번째)이 5일 중구 명보극장에서 사재 500억원 기부 기자회견을 열었다.
원로 영화배우 신영균이 후배들에게 값진 조언을 남겼다. 신영균은 5일 서울 중구 명보극장에서 가족, 영화인들과 함께 명보극장과 제주도 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원 사재 기부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인으로서 삶과 기부 배경, 부자가 된 과정 등을 밝혔다.
영화계의 알부자로 소문난 신영균은 후배들에게 "영화배우란 굉장히 위험한 직업이라 생각해 난 노후를 생각해 명보제과란 빵집을 시작했다. 돈이 좀 생기면서 여기저기서 사업 제안이 많았지만 안전한 거를 했다. 절대 투기라든지 무리한 사업은 피했다. 그래서 아직까지 빚을 안지고 살았다. 빚으로 사업을 투자하면 모험이다. 후배들도 배우로서 부업을 하더라도 안전한거 무리하지 않은 거 해주길 바란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부 배경에 대해선 "나이가 80이 넘었으니까 영화인 후배들을 위해 좋은일을 해야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했다. 요즘은 극장 문화가 바뀌어서 이제 중심가 극장은 안된다. 주변의 스카라 국도극장은 다 헐려서 오피스텔과 호텔이 됐다. 충무로 영화역사인 명보극장마저 헐어서 다른걸 하면 안되지 않겠냐. 그래서 가족회의를 열었다. 아들이 '아버지 명보극장을 영원히 보관해야 한다. 아버지가 영화인이기 때문에 이 극장 아니더라도 먹고 살 수 있다. 좋은 일을 해라'라고 말해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집사람이 55년을 살면서 한 번도 뜻을 어긴적이 없다. 참 열심히 내조했다. 난 정말 행복한 사나이다"라고 기부 의사를 따라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신영균은 영화배우 시절 명보제과로 돈을 모아 35년 전에 명보극장을 인수해 영화사업가로 변신해 충무로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명보극장과 신영영화박물관은 '신영균문화예술재단'(가칭)에 기증 돼 장학 사업과 영화 인재 발굴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박종원 감독이 재단을 운영한다.
한편, 영화 '빨간 마후라' '미워도 다시 한번' '연산군' 등 294편의 영화에 출연한 신영균은 "죽기 전에 꼭 한번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영화배우로서의 마지막 열정을 보였다.
기립박수! 멋진 할아버지 스타 신영균
입력 : 2010.10.05 19:48 / 수정 : 2010.10.05 19:50
- ▲ 원로배우 신영균이 5일 서울 초동 명보극장에서 영화와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사재기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우 신영균은 국내 최초, 최대의 영화박물관인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기증한다.
영화배우 신영균(82)씨가 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 신영균 전 예총회장은 5일 오후 서울 충무로 명보극장에서 기부 의사를 공개하며 “굉장히 행복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명보극장(명보아트홀)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을 기증한다. 명보극장은 신 회장이 출연한 ‘연산군’, ‘빨간 마후라’, ‘은행나무침대’ 등 많은 영화들이 상영된 역사적인 장소다.
신씨는 “요즘 시대에는 극장 문화가 바뀌어서 중심가에 있는 극장들이 잘 안 된다. 국도극장, 스카라극장도 없어졌다”며 “명보극장은 영화의 중심 충무로와 정말 가깝게 있다. 명보마저 헐어서 다른 걸로 하면 안 된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들 신언식(52)씨도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아들에게 의견을 묻자 “우린 명보극장이 아니라도 먹고 사니 그건 좋은 데 쓰라”고 했다는 전언이다.
가족이 환영해줘서 행복하다. “나는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는 50년 이상 함께 살면서 내 뜻을 어겨본 적이 없이 내조했다”면서 “지금 시대에도 과연 이런 사람이 있을까 생각한다. 항상 고맙다”며 감사해 했다.
아들은 속이 깊고 효자다. 딸은 “아버지 멋쟁이다. 정말 잘 결심했다”고 격려했다. 맏손녀는 “할아버지 존경해요”라며 기뻐했다. 미국에 가 있는 손자, 손녀들도 다들 할아버지가 멋지다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다.
후배 영화인들에게도 한 마디 했다. “바쁜 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은 그런데 혹시 제대로 베풀지 못할 수도 있다. 자기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노후 대비 조언도 했다. “영화배우는 인기가 있을 때면 괜찮지만 인기가 없을 때는 정말 외로운 직업이다. 외롭지 않도록 노후를 잘 생각하면서 열심히 살아라.”
요즘 영화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즘 영화는 치고 받고 화려한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얼마 전에도 한 영화를 보면서 나왔는데 이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작품은 1978년 영화 ‘화조’다. 하지만 아직 배우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다. “좋은 작품이 나오면 죽기 전에 하나 더 찍고 싶다. 오래 전부터 보고는 있는데 시나리오가 맞는 것이 없다”며 “콘텐츠, 스토리가 중요하다. 재단에도 일러뒀다”고 강조했다.
명보극장은 대지면적 1263.6㎡, 연면적 6327.69㎡에 지하 4층, 지상 6층의 영화관 중심 복합공연시설이다. 극장 3개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온뮤직네트워크 등이 일부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신영영화박물관은 남제주군 남원리 해안의 관광 절경지에 위치해 있다. 연면적 2803.32㎡의 국내 최초, 최대의 영화전용 박물관이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영화의 탄생과 발달, 한국영화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 전시관과 영상관, 체험관이 운영되고 있다.
기부 재산으로는 재단을 만들어 영화 관련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다. 구상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종원(50) 총장에게 맡겼다. 박 총장은 “투명하고 공익성이 유지되게 할 것”이라며 “영화 예술을 해외에, 세상에 잘 알릴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재단의 주력 목표”라고 전했다. 아직 운영 주체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씨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다니면서 서울대 총학생회 연극부를 창립, 무대에 오르는 등 연극부장으로 공연활동에 빠져들었다. 1960년 영화 ‘과부’로 배우 활동을 시작하면서 ‘상록수’, ‘5인의 해병’, ‘저 하늘에도 슬픔이’, ‘미워도 다시 한 번’ 등 294편의 작품을 남겼다.
1968년부터 영화배우협회장,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예총 회장으로 선출돼 예술인 의료보험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제15, 16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여야 의원 62명으로 구성된 국회문화예술연구회를 결성, 회장을 맡아 예술계의 지원과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
정말 잘버시고 멋있게 쓰셨습니다. 재벌의 5조이상의 효과입니다. 신영균 선생님의 마부에서 명연기를 영원히 잊지 않습니다. 눈내리는 중앙청 앞뜰에서 사법고등고시 합격하고 김승호 아버지를 부등껴 안고 주저 앉어 우는 장면... 정말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건강하시기를 . 무슨재단이니 하는 조건부의 기부와는 차원이 다름.[2010.10.04 21:59:58]
이런 사람이 진짜 멋있는 배우입니다. 그저 예쁘고 잘생기고...뒤로는 부정하게 군면제 받고, 재벌 애첩노릇하고, 온갖 추한 짓하는 연예인들에게만 열광하지 말고, 이런 분에게 박수와 열광적 응원을 보내야 하겠지요.[2010.10.05 08:52:41]
참으로 대단한 분이시네요. 마음과 욕심을 버리면 인생은 참으로 살만 한 것이지요. 부디 건강하시고 장수하시길.......[2010.10.06 02:16:09]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신 신선생님의 귀한뜻을 기려 영화인들이나 온 연예인들도 구 귀감됨을 본받아야 할것입니다. 그런 능력의 복을 받으신것도 다 하나님의 뜻이였다 느껴집니다. 존경합니다. [2010.10.06 01:50:42]
가진 돈을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을 잘 다스린 사람들이다. 본인이 기부하고 싶어도 가족들이 반대하면 어렵고 설사 기부를 하더라도 후유증이 심각해진다. 그런면에서 신영균님은 수신제가를 잘한 사람으로 보인다. 나머지 인생도 보람되고 멋지게 살기 바란다.[2010.10.06 00:28:31]
'인간관계 > 인물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Why] `이쯤은 돼야 인맥의 달인` (조선일보 2010.10.09 20:32) (0) | 2010.10.10 |
---|---|
女아나운서 ‘술자리 면접’… “성희롱 발언에 분통”(경향신문 2010-10-06 22:54:27 (0) | 2010.10.07 |
직장인 77.7%, 잠깐의 여유도 불안한 ‘시간병’ (조선일보 2010.10.06 09:13) (0) | 2010.10.06 |
“직장인 97%, 직장생활에서 포커페이스 필수” (K모바일 10-10-05 14:09) (0) | 2010.10.06 |
커플 보면 부럽니? 마담뚜한테 부탁해봐! (동아닷컴 2010-10-05 10:46) (0) | 2010.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