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출신 김빛내리 교수, 코로나 치료 열쇠 찾았다… 노벨상 눈 앞에(전남일보 2020년 4월 11일 오전 10:36)
세계 최초 코로나19 고해상 유전자 지도 제작
백수동초교 졸업...할아버지 광주학생독립운동 유공자
매년 노벨상 후보에 거론…'셀'도 이례적 신속 게재
빅데이터 제공, 증식원리 통해 신약 개발에 기여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장
전남 영광 출신인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가 단장으로 있는 있는 기초과학연구원(IBS)의 RNA 연구단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시코로나바이러스-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완성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단장은 영광 백수읍에서 태어나 백수동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이사, 서울대 등을 나온 향우여서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반가운 표정이 역력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 단장과 장혜식 연구위원(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코로나19의 원인인 사시코로나바이러스-2의 고해상도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나라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김 단장이 또 하나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DNA가 아니라 RNA 형태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한편 기존 분석법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RNA들을 찾고, 바이러스의 RNA에 최소 41곳의 화학적 변형이 일어남을 찾아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DNA가 아닌 RNA 형태의 유전자로 구성되며 숙주에 침투해 해당 세포에서 RNA를 복제한다. 또 그 하위 유전체는 바이러스 입자구조를 구성하는 여러 단백질을 합성해 복제된 유전자와 더불어 숙주세포 속에서 바이러스 완성체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세포를 탈출하면 새로운 세포를 감염시키는 방식으로 확산된다.
앞서 중국 상하이 공중보건임상센터 등이 지난 1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DNA유전체 정보를 처음 공개했지만 해당 정보로는 유전자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예측하는 수준에만 머물렀었다. 김 단장 공동연구팀의 이번 연구 성과로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게 됐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유전자의 복잡하면서도 숨겨진 비밀들을 풀 수 있는 지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결과와 더불어 이번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김 단장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1969년생인 김 단장은 영광출신으로 지난 2004년 서울대 생명과학부 조교수가 된 이후 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2006년 마크로젠 여성과학자상, 2007년 여성 과학자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레알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등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40세 나이로 호함 의학상을 수상해, 역대 수상자 중 가장 젊은 수상자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2010년 세계적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인 Cell지 편집위원이 됐고 젊은 나이에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로 자리를 잡았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기초연구 최고 레벨인 국가과학자도 됐다.
비록 2007년 38세에 위암 선고를 받고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약물 치료로 완치에 성공했다. 회복 후에도 연구실로 복귀해 암을 정복하기 위한 연구에 매진해 주목을 받았다.
김 단장에 대한 업적이 얼마나 높은지는 이번 연구 발표에서도 드러났다. 김 단장의 연구팀은 현재 교정 작업 중이지만 코로나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미리 공개했다.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은 빠른 심사과정으로 지난 9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특히 동료 평가(peer review)와 같은 검증 과정 없이 게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단장은 “이번 연구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유전자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세밀한 지도를 제시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 단장의 이런 업적으로 매년 10월 노벨상 수상 기간만 되면 주요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재단이 선정한 ‘노벨상에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 17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역시 유력한 후보로 꼽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빛내리 '정확한 RNA 결합부위' 찾아내다(아시아경제 2020.06.09 10:51)
국내 연구진이 RNA와 RNA결합단백질 간의 정확한 결합 부위를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RNA 결합단백질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로, 질병과 세포 기능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생리적 기본 원리를 밝혀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사람 세포 속 RNA와 RNA 결합 단백질이 서로 결합하는 세부적인 부위들을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에 사용하던 핵산 분해 효소 대신 불산을 이용해 정확한 RNA 결합 부위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불산이 DNA의 인산다이에스터 결합과 펩타이드에 결합한 인산을 분해한다는 선행 연구를 활용해 RNA를 동일한 분자 한 개로 완전히 분해했다. 세포 전체 RNA에 결합한 600개의 RNA 결합단백질 내에서 약 2000 종류 RNA 결합자리를 아미노산 수준의 고해상도로 찾아냈다.
특히 연구팀은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의 원인 단백질인 TDP-43, DNA 복구에 필수적인 PRKDC 등에 존재하는 RNA 결합자리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는 이번에 찾아낸 RNA와의 결합이 각각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 측은 "이번에 규명한 RNA 결합자리를 토대로 세포 내 RNA-RNA 결합단백질 상호작용을 세밀하게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술을 변형해 RNA 뿐만 아니라 DNA와 결합하는 단백질로도 연구 대상을 확장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구조 분자 생물학에 9일자로 게재됐다.
한편 김빛내리 단장의 연구팀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유전자 정밀 지도'를 세계 최초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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