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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창조경제

中 `창업엔진` 중관춘엔 불황이 없다 (매일경제 2015.08.04 06:35:43)

中 `창업엔진` 중관춘엔 불황이 없다

입주기업 상반기 매출 크게 늘어 300조원 육박…유학파도 1000명 몰려
한국 대통령청년委 방문 "중국식 창업지원 배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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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 중관춘에 위치한 창업기지 '처쿠'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사업계획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유명한 베이징 중관춘을 지난 2일 신용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청년 창업가들이 방문했다.

이들은 중관춘 최대 창업 기지인 처쿠 카페를 찾아 처쿠의 창업 지원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청년위 관계자는 "청년 창업가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창업 기업 및 투자자 매칭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가 최대 국정과제로 부상하자 청년 창업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저성장 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베이징 중관춘에서 해법을 찾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 시내 베이징대 인근에 자리 잡은 중관춘은 1980년대 후반부터 PC와 휴대폰 등 IT 제품 제조·판매 중심지로 성장했고 최근에는 벤처 창업을 주도해 '중국판 실리콘밸리'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불경기에도 중관춘은 '나 홀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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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관춘 입주 기업들 매출은 작년보다 10.2% 증가한 1조5905억위안(약 297조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 1조5000억위안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3억위안으로 12.2% 증가했다.

특히 IT 분야 일자리 창출 성과에서 눈여겨볼 게 많다. 중관춘에 등록된 기업들의 총 고용 인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175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만명(4.2%) 증가했다. 상반기 대졸 채용 인원은 5215명에 달했고 이 기간 중관춘으로 유입된 유학파도 1000명을 넘었다.

이와 관련해 신화통신은 "중관춘의 창업 활력이 강해졌다"면서 "중국 벤처기업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중관춘이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는 배경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과 2030세대 창업 열기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중앙정부 차원에서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상하이 칭다오를 비롯한 대도시는 창업 준비생들을 위한 오피스텔을 싼값에 임대해주고 호구(주민등록 개념) 규제도 완화했다. 대학생에게는 창업 휴학을 허용하고 창업 자금까지 지원해 준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5월까지 중관춘에서 창업한 기업만 8500개에 달한다. 상반기 전체로는 약 1만건으로 추산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요즘 공식 석상에서 자주 말하는 단어도 '촹신촹예(創新創業·혁신과 창업)'다.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노선을 내세운 시진핑 정부는 기존 대기업 주도 양적성장에서 중소 벤처기업 주도 혁신경제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일자리 문제에서는 필사적이라 할 만큼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꺼번에 30가지 창업 지원 방안을 쏟아내기도 했다. 석유 화학 조선 철강 등 대형 국유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창출 능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중국 내 대졸자는 매년 5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게 과거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무한정 제공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하자 창업으로 일자리 문제를 돌파하고 있는 것이다.

3일 찾아간 중관춘 '창업거리'는 무더운 날씨보다 2030세대 창업 준비생들의 열기가 더 뜨거웠다.이 거리에는 리 총리가 방문해 유명해진 3W와 중관춘 최대 규모 처쿠 등 창업기지가 몰려 있어 창업 준비생들의 '성지'로 통한다. 이들 창업기지에서는 사무실 없는 창업 준비생들이 노트북PC만 들고 와 사업을 준비하고, 상주하는 엔젤투자자들로부터 사업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처쿠에서 만난 30대 창업자 웨이칭천 씨는 "최근 투자를 유치해 드디어 창업을 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금융회사에 다니다가 퇴직한 그는 지난 2년간 처쿠에서 사용자 감정을 인식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