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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기업

이마트타운 한달… 메르스 뚫고 온 人波, 왜? (조선일보 2015.07.25 03:04)

이마트타운 한달… 메르스 뚫고 온 人波, 왜?

[한때 開場 연기 검토… 첫 달에 매출 목표치 초과 달성]

대형마트·창고형 마트에 각종 전문점 한 곳에 모아 "볼 것, 먹을 것 다 있어"
성장 한계 논란 대형마트 활로 뚫는 성공모델 될 듯… 앞으로 7~8곳 더 짓기로

 

이마트 타운 위치 지도

 

지난 20일 오후 1시쯤 기자가 도착한 경기 고양시 일산의 한 쇼핑센터는 평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북적였다. 손자를 데리고 왔다는 김용철(70)씨는 "밥 먹고 장을 보면서 두 시간째 여기 있다"며 "구경거리도 무척 많다"고 말했다. 이곳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지난달 18일 문을 연 '이마트타운'. 대형마트와 창고형 대형마트, 각종 전문점 등이 축구장 5개 크기인 3만㎡ 면적에 다 들어가 있는 복합 대형마트인데, 개장 후 한 달 동안 340억원어치 매출을 올려 당초 목표를 1.3% 초과 달성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박'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평가다. 이마트타운 안에 있는 이마트는 전체 154개 지점 중 은평점, 죽전점에 이어 매출이 셋째로 많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이마트타운 7~8곳을 더 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專門店'이 성공 비결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전문점(專門店)의 약진'이다. 이마트타운에는 대형마트와 창고형 대형마트 외에 '일렉트로마트'(전자제품 판매점), '더라이프'(생활용품점), '몰리스'(애완용품점)와 이마트의 자체 즉석 식품 브랜드를 이용한 푸드코트인 '피코크 키친' 같은 '전문점'들이 들어서 있다.

24일 오후 경기도 일산 이마트타운 지하 1층의 모습. 왼쪽에는 창고형 대형 마트인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있고 바로 오른쪽에는 전자(電子) 제품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가 있다.
24일 오후 경기도 일산 이마트타운 지하 1층의 모습. 왼쪽에는 창고형 대형 마트인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있고 바로 오른쪽에는 전자(電子) 제품 전문점인 일렉트로마트가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개장 한 달 동안 일렉트로마트 매출은 기존 가전제품 매출 1위 매장인 은평점의 두 배에 달했다. 피코크키친은 피코크 매출이 가장 높은 연수점의 두 배를 판매했다. 전문점을 일부러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 보니 10k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이마트타운을 찾는 고객 비중(46%)은 일반 이마트의 2~3배에 육박했다. 오경수 지원팀장은 "여러 성격의 점포가 같이 있다 보니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한꺼번에 사는 원쇼핑이 가능한 게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소량이 필요한 과일은 1층 대형마트에서 사고, 대량으로 사서 보관하려는 라면은 지하에 있는 창고형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성장 정체 뚫는 活路"

이마트가 이마트타운을 연 목적은 대형마트의 성장 정체 극복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빠르게 성장했지만 정부의 영업규제, 1·2인 가구 증가, PC 쇼핑과 모바일 쇼핑의 확산으로 최근엔 매출 정체가 확연하다. 남윤우 상무는 "5~6년 전부터 이런 상황 탈출을 위한 새 업태(業態)를 고민하다 나온 결과물이 이마트타운"이라고 말했다.

이마트타운과 일반 이마트 비교 표

이마트타운은 백화점, 아웃렛에다 극장·문화 시설 등도 들어서 있는 '복합 쇼핑몰'과 다르다. 규모가 더 작고 주력 상품은 식품·가전제품 등 생활필수품 위주다. 임대가 아닌 직영점(直營店)이라는 것도 차이점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타운 같은 복합 대형마트는 대형마트가 새롭게 진화한 형태"라며 "성장 한계를 뚫고 새 활로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