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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메르스 바이러스

민간서 만든 메르스 확산 지도 사이트 방문 폭주 (조선일보 2015.06.04 19:10)

민간서 만든 메르스 확산 지도 사이트 방문 폭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격리 대상자가 16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악화하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자기 몸 지키기에 나섰다. 보건 당국과 의료계의 방역 망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4일 인터넷에서는 메르스 감염 환자들이 거쳐 간 것으로 알려진 전국 병원의 이름과 주소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메르스맵(MersMap·메르스 확산 지도)’이라 이름 붙여진 이 서비스는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 이름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자 언론 보도 내용과 네티즌들 제보를 바탕으로 인터넷 지도에 메르스 발병 의심 병원과 지역 위치를 표시해주고 있다.

실제 메르스맵 웹 페이지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붉은색 핀이 10여 군데 표기된 지도가 올라와 있다. 메르스 환자가 진료 또는 확진 판정을 받았거나 격리된 병원과 지역에 대한 설명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라며 별도의 표기도 넣었다. 사이트 운영자는 “정보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 증명 가능한 정보만 이메일을 통해 접수한다”며 “메르스맵에 올라온 정보가 5번 이상 거짓이라는 신고가 접수되면 삭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의 정보가 100%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방문자가 폭주해 3~4일 이틀간 두 차례 서버를 증설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마스크뿐 아니라 우주복 형태의 일회용 방진 작업복, 항균 비누, 자동 손 소독제 같은 다양한 항균·살균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전염병 재난 영화 ‘감기’(2013)에서 방역 당국자들이 입고 등장한 방진 작업복은 한 벌에 1만원 정도로 유명 온라인 쇼핑몰들 모두에서 품절됐다. 한 구매자는 “영화처럼 전염병이 대유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 사뒀다”고 했다.

알코올 소독제와 의료용 마스크, 일회용 온도계 등을 묶은 ‘4인 가족 세트’도 출시돼 4만~5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한 사람당 최대 8개까지 구매할 수 있는 이 상품은 3일 오후 모두 동났다. 공공장소에서나 볼 수 있는 ‘자동 센서 손 세정기’를 산 회사원 김모(30)씨는 “배달 일을 하시는 부모님께 선물하려고 구입했다”고 했다. 항균력이 좋다고 소문난 미국산 비누를 사기 위해 해외 구매 대행을 하는 네티즌도 늘어났다.

학원에 가는 대신 인터넷 동영상 강좌로 갈아타는 수험생들도 늘었다. 서울시 7·9급 공무원 필기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이날 서울 노량진 고시촌은 한산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남모(29)씨는 “동료와 매일 아침 10시부터 하던 스터디를 잠시 쉬고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식으로 공부 방법을 바꿨다”고 했다. 노량진이나 신림동 등 서울 고시촌 일대의 고시텔 예약 취소도 늘었다고 한다.

입시설명회도 연기·취소되고 있다. 대입 재수학원인 하늘교육은 6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학원에서 진행하려던 입시설명회를 취소하고 온라인 생중계 설명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한 외국어고도 입시설명회를 잠정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