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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극장가 점령 … 700만 초읽기 (중앙일보 2015.05.03 17:58)

어벤져스2 극장가 점령 … 700만 초읽기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영화 스틸 / 영화사 제공



예상대로 막강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조스 웨던 감독, 이하 ‘어벤져스2’)이 극장가를 점령했다. 지난 4월 23일 개봉한 ‘어벤져스2’는 개봉 10일 만에 관객 626만 명(5월 3일 기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외화 흥행 1위인 ‘아바타’(2009, 제임스 카메론)가 개봉 17일 만에 600만 명 고지에 올라선 점과 비교할 때, 기록을 일주일 단축시킨 결과다.

‘어벤져스2’의 거침없는 흥행은 예견된 일이었다. 서울을 배경으로 촬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와 영화의 원작인 마블에 대한 팬덤이 결합돼 폭발적인 흥행으로 이어졌다. 특히 개봉 전 예매량이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개봉 전 예매가 100만 명을 넘어선 건 역대 개봉 영화 최초다. 일찌감치 저력을 과시해 온 셈이다. 또 개봉 3일째인 4월 25일에는 단 하루 만에 관객 115만 명이 관람해 외화 최초로 ‘일일 100만 시대’를 열었다. 이 같은 추세면 전편 ‘어벤져스’(2012, 조스 웨던 감독)의 관객 수(707만 명) 추월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사실 ‘어벤져스2’의 평가는 엇갈렸다. 시각적 쾌감은 돋보인 반면 철학적 주제가 섞여 다소 난해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오락적으로는 즐길 만하지만 완성도는 물음표다. 히어로들의 개별 일화가 산발적으로 나열돼 극의 흐름이 유기적이지 않다. 특히 도시를 때려 부수는 스펙터클은 새롭지 않고, 서울 묘사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일부 관객들은 MCU, 즉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마블 원작 영화 속 히어로들이 공유하는 가상세계)의 설정이 복잡하다며 난감해했다.

게다가 ‘어벤져스 2’의 지나친 스크린 장악도 지적됐다. 이 영화는 개봉 4일째인 4월 26일 스크린 1826개에서 상영됐다. 이는 국내 전체 스크린 2368개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독과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대해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이 같은 스크린 독과점 상황에서는 영화의 크기가 곧 매출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한국 영화 시장이 말 그대로 약육강식의 밀림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월 1일 북미에서 개봉한 ‘어벤져스2’의 흥행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어벤져스2’는 개봉 첫날 8446만 달러(한화 약 91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9107만 달러(한화 약 978억 원)를 기록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2011, 데이빗 예이츠 감독)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일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어벤져스2’의 흥행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어벤져스2’ 홍보사 호호호비치의 이나리 팀장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관객 8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말에 1000만 관객에 육박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어벤져스2’는 영화에 대한 호불호와 스크린 독과점 이슈에도 ‘1000만 영화 클럽’에 바짝 다가섰다.

과연 마블의 히어로들이 역대 외화 흥행 1위인 ‘아바타’(1362만 명)를 넘어설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