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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창 업

"블룸버그 넘어서겠다" 미국이 주목하는 23살 교포 (매일경제 2015.04.27 13:51:21)

"블룸버그 넘어서겠다" 미국이 주목하는 23살 교포

`200억원 투자받은 벤처` 피스컬노트 팀 황 CEO
14살때 사업으로 수억 벌어…16살땐 오바마 캠프서 중책
법률분석서비스로 투자대박…목표는 `글로벌 데이터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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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톰슨로이터를 넘어설 겁니다."

그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23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만큼 달변이었고 자신만만했다.

지난 주말 코트라 뉴욕무역관이 맨해튼 마이크로소프트(MS) 빌딩에서 개최한 한인 스타트업 소개 행사장에서 만난 팀 황(황태일) 피스컬노트(Fiscalnote)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벤처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황 CEO는 미국 벤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젊은 벤처사업가다.

미국으로 이민을 온 한인 1.5세대 부모 사이에서 1992년 미시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유난한 도전의식과 성취욕은 또래 아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고와 행동방식으로 그를 이끌었다.

그의 첫 도전은 14세 중학교 재학(메릴랜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 부모들이 고액 과외비에 허덕이는 것을 보고 상급학년 학생이 동일한 수업을 듣는 후배 학생들을 대상으로 용돈 수준의 돈만 받고 가르치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것이 바로 과외사업(튜터링)이었다. 이 같은 시도는 제대로 맞아떨어졌고 입소문이 나면서 미국 전역에서 3000여 명의 학생들이 과외사업에 동참해 당시 연간 2억원 정도의 돈을 벌어들였다.

어린 나이에 큰돈을 만지게 되자 그는 이 돈을 어떻게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다 남과 다른 길을 선택한다. 오퍼레이션플라이(Operation Fly)라는 비영리재단을 만든 것. 그는 재단을 통해 매년 겨울 노숙자들에게 이불을 무료로 나눠주거나 극빈층 학생들에게 학용품을 가득 넣은 책가방을 선물했다. 그의 이런 활동은 타임지에 소개됐고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영은 그를 올해의 젊은 기업가로 선정했다.

추진력과 조직능력을 갖춘 그가 유명해지면서 2008년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로부터 중책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버지니아주와 아이오와주에서 1만여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고 캠프 내 커뮤니케이션을 조율하는 역할이었다. 당시 그는 우튼하이스쿨에 다니는 16세의 고등학생이었다. 17세 때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 교육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2010년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고 '피스컬노트'라는 벤처기업은 4학년 때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모든 법령, 규정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검색엔진을 만들면 돈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친구 3명이 실리콘밸리 모텔방에서 3개월간 밤낮으로 노력한 끝에 검색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후 미국 억만장자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미국 프로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인 마크 큐반에게서 100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야후 창업자 제리양의 투자도 들어왔다. 지난 2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렌렌으로부터 1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해 벤처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 모은 투자금만 1820만달러(200억원)에 달한다.

 워싱턴DC에 자리 잡고 있는 피스컬노트는 법률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해 앞으로 법령 등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예측 툴까지 제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우버, 제약회사 GSK는 물론 변호사, 로비스트들이 주요 고객이다.

황 CEO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며 "한국시장에 진출해 법률 정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황 CEO는 "항상 뚜렷한 목표를 세워놓고 도전하는 것을 즐겼다"며 "앞으로 블룸버그나 톰슨로이터를 뛰어넘는 글로벌 데이터 회사가 될 것"이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황 CEO의 젊은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