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FOCUS] 외딴섬 발전소 하나 천지개벽한 영흥도
처음엔 격렬히 반대했던 주민, 일자리·인구 늘어나자 대만족
학생들은 해외연수 기회도
부산 기장군, 대구 달성군, 인천 강화군…. 대한민국엔 총 86개 군이 있다. 도시화와 저출산 추세에 따라 어린이, 청소년 등 젊은 세대는 하나 둘 이곳을 떠나고 있다. 일례로 86개 군에 사는 초등학생 수는 2000년 25만3382명에서 지난해 19만9542명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흐름과 반대로 가는 지역이 있다. 바로 인천시 옹진군에 위치한 '영흥도'다.
영흥도 초등학생 수는 2004년 133명을 기록한 후 점점 늘어나 지난해엔 216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3년 전에는 이곳에 고등학교까지 새로 생겼다. 통상적으로 '섬'은 '군'보다 인구 유출이 더 심하다고 하는데, 영흥도에선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인천항에서 남쪽으로 26㎞ 해상에 있는 영흥도. 1990년대까진 다른 섬처럼 쇠퇴하는 외딴섬에 불과했다. 그런 영흥도가 최근 10여 년 사이 조용한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적의 시작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남동발전(당시 한국전력)이 지역주민들과의 갈등 속에서도 유연탄 발전소인 영흥화력발전소 건설을 시작한 것이다. 첫삽을 뜨기까지 진통이 많았고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했다. 1995년 발전소 건립 소식을 처음 들은 주민들은 몽둥이를 들고 배를 타고 들어오는 한국전력 직원들을 맞이했다. 급기야 주민들은 직원들이 타고 있는 배에 인분을 투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래도 남동발전은 포기하지 않았다. 한전 직원들은 영흥도 주민의 홀대를 받으면서도 집집마다 찾아가 전기를 고쳐주고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2년 동안 이런 노력이 이어지자 주민들도 차츰 마음의 문을 열었고, 적극적인 보상도 이루어졌다. 남동발전은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를 951억원을 들여 1997년 착공해 2001년 완공했다.1999년 1·2호기 착공을 시작한 영흥화력발전소는 5년 뒤 준공했다.그해 3·4호기를 추가로 착공한 데 이어 2010년 5·6호기도 지으며 현재는 총 여섯 개의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이 사이 영흥도는 '활력 넘치는 섬'으로 발전했다.
상주인구는 1999년 2828명에서 지난해엔 5934명으로 늘어났다. 초·중·고교생 역시 두 배 이상 늘었고, 영흥도로 들어오는 젊은층도 생겼다. 일거리가 많아지고 육지와 접근성도 높아지면서 말 그대로 영흥도가 '천지개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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