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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향기가 강바람 따라 솔솔~ 창녕 '남지유채단지'(조선일보 2015.04.18 14:05)

봄향기가 강바람 따라 솔솔~ 창녕 '남지유채단지'

 

경남 창녕의 유채를 만나기 전까지 유채 하면 제주도가 전부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창녕남지유채단지의 흐드러지게 핀 유채를 보며 '잘못된 생각'이란 것을 깨달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유채는 강 따라 불어오는 봄바람에 향긋함을 한가득 실어 전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일면적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창녕남지유채단지. 참고로 이곳에서는 21일까지 '자연과 사람의 만남'이란 주제로 '제10회 창녕 낙동강 유채축제'가 열린다. 꼭 축제기간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 축제가 끝나도 유채꽃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봄을 맞아 낙동강변 창녕남지유채단지에 유채가 만발해 있다.

봄을 맞아 낙동강변 창녕남지유채단지에 유채가 만발해 있다.

유채단지로 향했다면 가장 먼저 주차장 인근에 있는 '남지철교'를 방문해보자. 지난 1931년 설치된 철교는 등록문화재 제145호이자 창녕과 함안을 잇는 트러스 구조의 다리다. 2000년 초 철교는 교각 일부가 붕괴하면서 철거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철거는 취소됐다. 이후 바로 옆에 새로운 다리가 생기면서 남지철교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인도로 남게 됐다.

현재 철교 위에서는 '제12회 남지의 추억, 철교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전쟁은 물론 수많은 역사를 바탕으로 남지철교에 대한 역사를 돌아볼 수 있고 드넓은 유채단지의 풍경도 감상할 수 있으니 꼭 다리를 거닐어 보길 추천한다.

남지철교에서는 현재 '제12회 남지의 추억, 철교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남지철교에서는 현재 '제12회 남지의 추억, 철교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이제 광활한 면적(80만㎡)을 자랑하는 유채꽃 단지를 둘러볼 차례. 큰 군락(?) 형태로 이뤄진 유채단지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울타리를 넘어 꽃을 밟는 행위다.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눈을 즐겁게 해주는 노란 유채를 보호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면 단지 사이사이로 나 있는 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어보자. 각도만 잘 맞춘다면 유채에 둘러싸인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참고로 걸어도 걸어도 계속 나오는 유채를 감상하다 보면 다리가 아플지 모른다. 그렇다면 곳곳에 마련된 의자와 정자에서 쉬어가는 것은 필수다.

유채단지 사이사이로 나 있는 길.

유채단지 사이사이로 나 있는 길.

걷는 것이 힘들다면 '전동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축제장 입구에서 표(일반 4천원, 4세 이하 무료)를 구매한 뒤 열차를 타면 유채단지를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다.

운행시간은 15분 정도다. 단, 중간에 아름다운 곳을 만나도 내릴 수 없으니 이점 참고하자.

유채를 감상하다 보면 멀리 풍차가 보인다. 그 아래로 형형색색의 꽃들도 그 자태를 뽐낸다. 이곳은 유채단지의 랜드마크인 '한반도 튤립정원'으로 아름다운 풍차와 함께 한반도 모양을 띄고 있다. 아쉽게도 주변에 높은 고지대가 없어 한반도의 모양을 자세하게 볼 수 없지만 대충 눈으로 그 모양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어 등장하는 곳은 유채전망대. 이곳에 오르면 남지철교와는 또 다른 드넓은 유채단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또 낙동강과 유채단지, 이곳을 지나는 자전거길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정말 멋들어진다.

남지유채단지의 랜드마크인 한반도 튤립정원의 모습. 이곳은 풍차가 일품이다.

남지유채단지의 랜드마크인 한반도 튤립정원의 모습. 이곳은 풍차가 일품이다.

창녕유채단지의 시작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풍 루사가 낙동강 일대를 덮쳤고 주민들은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됐다. 이후 수해복구사업이 진행됐고 이주 대책을 추진하면서 470여가구가 터전을 옮겼다.

빈자리에는 제방이 쌓였고 체육공간이 조성된 것이다. 더불어 여유 공간을 이용해 유채꽃을 심으면서 자연스레 대단지 유채단지가 조성됐다. 더불어 2006년부터는 낙동강유채축제가 열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제주도나 인근의 양산, 창원시 진해구 지역의 유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축제로 거듭나게 됐다.

전망대에서 본 남지유채단지의 광활한 모습.

전망대에서 본 남지유채단지의 광활한 모습.

지난 17일 축제는 군민의 안녕과 발전을 축원하는 낙동강 용왕대제를 시작으로 낙동강유채축제 기념 화합콘서트, 불꽃놀이, 유채꽃 한복패션쇼, 유채꽃길 따라 건강 걷기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말밤공예, 생태공예 등 10여종의 체험행사와 창녕 농·특산물 한마당 장터, 나비·관상조류‧동물 생태체험관, 유채꽃 라이브 공연 등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개최된다고 하니 축제를 즐기려면 이 기간 내 방문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