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아들, CJ올리브네트웍스 대주주…CJ그룹 ‘3세 승계’ 밑작업?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증여
지분율 11.3% ‘3대주주’ 올라
상속세 내려면 막대한 자금 필요
계열사 지원 성장 손쉬운 IT 회사
‘삼성SDS·SKC&C와 비슷’ 관측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4)씨가 280억원어치의 주식을 이 회장에게 증여받아 그룹 계열사인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대주주가 됐다.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가운데, 씨제이의 3세 승계 밑작업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5일 공식 출범한 씨제이그룹 계열사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의 개인 대주주로 11.3%를 보유한 이선호씨가 이름을 올렸다. 76.07%를 보유한 ㈜씨제이, 11.35%를 보유한 이재현 회장에 이어 3대주주다. 선호씨가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선호씨는 지난해 씨제이제일제당에 입사해 현재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공급 계열사 씨제이시스템즈가 최근 화장품·미용용품 유통 계열사 씨제이올리브영을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씨제이 쪽은 “합병기일 전날인 1일 씨제이시스템즈의 대주주인 이 회장이 보유중이던 29만8667주(지분율 31.88%) 중 14만9000주(15.91%)를 아들 선호씨에게 증여했다”고 밝혔다. 증여세를 내는 것을 감수하면서, 사실상 사전 상속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가치는 280억원 가량이다. 씨제이시스템즈가 올리브영을 합병하면서 새 회사의 선호씨 지분율은 11.3%가 됐다.
선호씨의 이번 지분 취득은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밑작업으로 보인다. 선호씨가 대주주가 된 씨제이시스템즈는 계열사 지배와는 별 관련이 없어 이번 지분 증여가 그룹 경영권 승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 및 운영사업을 하는 회사로, 그룹 계열사의 일감을 받아 비교적 손쉽게 성장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씨제이시스템즈는 2013년 매출액의 75.5%를 ㈜씨제이 등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또 비상장 회사라 다른 주주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과거 삼성그룹이 삼성에스디에스를 통해, 에스케이그룹은 에스케이씨앤씨(C&C)를 통해 2세들의 재산을 크게 늘린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의 허민회 대표는 ㈜씨제이 경영총괄을 지낸 그룹 실세다. 이 사람을 그룹 주 계열사가 아닌 아들이 대주주인 회사에 보낸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선호씨의 경우 이재현 회장이 지분 42.2%를 갖고 있는 지주회사 ㈜씨제이 지분을 현재 거의 갖고 있지 않다. 이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게 되더라도 상속세를 내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씨제이는 지금까지 쏟아진 사회적 비난에 대해 개선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재현 회장의 건강 악화 등으로 상황이 변하면서 아들을 배려하기 위한 결정을 한 것이라면, 감시와 관찰이 필요한 행보를 시작한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선호씨가 씨제이시스템즈의 대주주가 되면서, 동시에 유통업체인 올리브영을 합병한 데 대해서는 ‘내부거래’와 관련한 규제를 피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올리브영은 계열사 매출이 낮은 까닭에 합병회사는 내부거래 비중이 씨제이시스템즈 때보다 낮아진다. 또 합병으로 이재현 회장과 선호씨의 지분율이 31.88%에서 22.65%로 떨어져, 지분을 2%만 정리하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비상장사는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 때 규제)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
씨제이는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 출범에 대해 “아이티와 유통을 연결시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유통회사로 성장시키려 한다. 자금 면으로 보더라도 부채 비율이 높은 올리브영에 시스템즈의 자금을 공급하는 측면도 있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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