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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 미/여행정보

[탐사보도 ‘세상 속으로’]중국 여유법 시행 한 달, 저가 패키지 단골 코스는 벌써 ‘멘붕’ (경향신문 2013-11-01 23:41:40)

[탐사보도 ‘세상 속으로’]중국 여유법 시행 한 달, 저가 패키지 단골 코스는 벌써 ‘멘붕’

ㆍ까다로워진 ‘요우커’ 가이드·비용·숙박 등 모든 것이 변화… 쇼핑 위주 관광으로 수수료 챙기던 기존 여행업계에 충격

 

첫 비행기로 와서 일 보면서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일을 마무리하고 막비행기로 떠날 수 있는 시대였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그렇게 가까이 있는 실체고, 현실이었다.’ 조정래 장편소설 <정글만리>는 중국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14억명의 인구가 움직이는 중국은 그 자체로 거대 시장이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G2로 급신장하면서 해외여행객 역시 비약적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여수는 항공편이 없는 날도 있지만, 제주~상하이는 하루 5편의 비행기가 뜬다. 하루 생활권이나 마찬가지다.

중국의 해외여행객은 올해 9000만명을 넘어서고, 내년에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이면 중국인 해외여행객 수가 4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여행객 역시 급증 추세다. 일본이 지난해까지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최대 인바운드 시장이었으나, 올해부터 중국이 최대 인바운드 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 45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이 여유법을 시행한 지 한 달을 맞으면서 그동안 ‘특수’를 누렸던 제주도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기 시작했다. 1일 제주시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조성, 북적거렸던 연동 바오젠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초저가 상품 범람 인한 문제 등 해결책으로 도입

방한 중국 관광객은 양적인 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나 쇼핑관광 위주의 초저가 상품이 범람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질적 고도화에 큰 장애요인이 돼 왔다. 이러한 사정은 중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관광 관련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관광객의 합법적 권익이 침해되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중국은 이에 따라 2009년 12월 ‘중국 여유법’ 초안을 작성한 뒤 3년이 넘는 기간 각계 실무진과 여러차례 회의를 가지면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여유법은 지난 4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한 뒤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되기 시작했다. 중국의 여유법 제정에는 우리나라의 요구도 한몫을 했다. 우리나라는 2011년 한·중 관광장관 회의에서 저가상품, 쇼핑 강요 등에 대한 행정제재를 요구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정관광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것이다.

중국 여유법은 관광시장 질서를 규범화한 것이다. 한마디로 자국 관광객 보호가 큰 목적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민 보호지만, 이들을 관광객으로 받아들이는 나라들의 입장에서는 해외 관광객이 그만큼 까다로워지는 셈이다. 연간 1억명에 이르는 중국 해외관광객이 10월1일부터 다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행계약서를 비롯해 여행사와 가이드, 비용, 숙박 모든 것이 달라져야 한다. 전 세계 관광시장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여유법은 여행사의 비합리적인 저가 모객 금지, 쇼핑 수수료 수취 금지, 구체적인 쇼핑장소 지정 금지가 주내용이다. 싸구려 패키지 관광객을 받아 쇼핑 위주 관광으로 수수료를 받아 챙기던 기존의 우리나라 여행업계 관행에는 엄청난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중국 여행사의 해외 단체상품 가격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태국, 유럽 등 대부분 지역에서 크게 올랐다. 중국 관광객 쇼핑이 주 수입원이던 가이드나 소규모 여행사, 화장품 판매점 등은 벌써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여유법 시행 한달 만에 후폭풍을 맞고 있다. 지난해부터 갑자기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에 들떠있던 제주도는 그 여파가 훨씬 심하다.


■ 제주 중국인 관광객, 세자릿수 증가에서 한자릿수로

쇼핑과 저가 패키지여행 규제에 비중을 두고 있는 여유법은 질 낮은 단체관광 상품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다. 이는 개별여행보다 패키지여행객 비중이 높은 제주지역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여행 형태 비율은 패키지관광이 77.2%, 개별여행이 16.7%다. 전세기를 타고 몰려오는 여행객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지난 1일부터 28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13만1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한달 중국 관광객보다 4.1% 증가한 수치다. 지난 9월의 경우 중국 관광객은 22만2000여명으로 지난해 9월에 비해 105.7%나 늘었다. 여유법 시행을 전후로 한달 만에 중국 관광객 증가세가 세자리 숫자에서 한자리 숫자로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한자리 숫자를 유지한 것은 이미 예정돼 있던 크루즈 관광객이 있었기 때문이다. 10월 중 크루즈 관광객 증가율은 71.8%에 이르고 있다.

중국 여행사들이 단체관광상품 판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관광객 숫자도 감소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8월과 9월 각각 1만1000여명과 1만여명을 받았으나 10월에는 4000여명 수준으로 60%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 여행사·화장품 매장 등은 내년부터 진짜 문제

지난 30일 제주시 연동 연북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가 3차선에 주차했다. 먼저 내린 가이드는 머뭇거리기만 할 뿐 재빨리 안내를 하지 못한다. 한달 전이라면 가이드가 앞장서서 인근 보석점으로 관광객들을 데려갔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국어 안내문을 본 관광객 서너명이 보석점으로 들어갔을 뿐 나머지 관광객들은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며 한가롭게 앉아있었다.

중국 바오젠그룹의 인센티브 관광단 1만명 방문을 계기로 조성한 ‘바오젠 거리’. 낮시간대지만 관광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400여m 거리에 화장품 매장만 10여곳이 넘는다. 바오젠거리 상가번영회 현승진 사무국장은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늘면서 두달 사이에 화장품 가게만 5곳이 새로 생겼다”며 “그러나 여유법이 시행되면서 손님이 뚝 끊기고 있어 상인들이 고민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중국 관광객 1명이 제주공항에 내리는 순간 제주의 랜드여행사가 관광객을 송출한 중국 여행업체에 1인당 5만~15만원씩 줬다. 소위 인두세다. 랜드여행사는 중국 송출업체로부터 지상비도 받지 않는다. ‘제로, 마이너스 관광’이다. 여행사는 버스와 가이드, 식사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이너스다. 여행사는 이 손해를 쇼핑으로 만회한다. 3박4일 일정은 용두암, 일출봉, 수목원 정도를 끼워넣고 나머지는 대부분 쇼핑 일정으로 채운다. 면세점~고려인삼~자수정~호간보~화장품~잡화점~성읍민속마을로 가는 식이다. 여유법은 이런 일정을 용납하지 않는다.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 박사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가이드가 유도했던 홍삼, 화장품, 보석 등 쇼핑매장과 일부 관광지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직은 폐업한 곳이 생겨나지 않고 있지만 내년부터 진짜 문제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여행사는 자체 모객 능력이 없는 만큼 활로를 찾거나 구조조정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면세점과 카지노 업체가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탐사보도 ‘세상 속으로’]‘여유법’이란… 덤핑 관광·쇼핑 유도·질 낮은 상품 3가지 핵심 문제 해결책

 (경향신문 2013-11-01 23:42:07)

 

중국 여유법(旅游法)의 정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여유법’이다. 지난 4월25일 중국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통과돼 공포됐으며, 10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여유법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국민의 국외여행을 일정 부분 관리하고 규제하기 위해 제정됐다. 지금까지 중국은 종합법률 없이 관광 관련 특정분야에 대한 행정법규와 부처 규정으로 관광업을 규제해왔다. 여행사 조례와 중국공민출국여유관리판법, 가이드관리조례가 그것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국내외 관광이 증가하고 관광레저 권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법률 제정을 통해 관광 분쟁을 처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관광업 발전을 제약하는 모순과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유법은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자유화에 가까웠던 자국민들의 국외 여행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다.

연휴를 이용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에서 쇼핑 안내지도를 보고 있다.

 

여유법은 총 10개의 장, 112개조로 구성돼 아주 구체적인 사항까지 명문화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자국민 국외여행의 권익보호와 질을 높이고, 여행자원의 합리적 이용을 목적으로 제정됐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중국 관광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국외여행에 대한 정책 기조가 엄격 관리에서 규제 완화를 거쳐 합리적 관리로 바뀌어가는 단계로 분석된다.

여유법은 덤핑관광, 강압적 쇼핑 유도, 질 낮은 관광상품 등 3가지의 핵심적 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금지조항을 두고 있다. 핵심내용을 보면 여행사는 원가 이하 비용으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없다. 소위 여행사들의 ‘제로 또는 마이너스’ 가격운영이 금지된다. 가이드가 관광객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행위도 금지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일정과 숙박호텔 변경도 안된다.

여행사가 쇼핑장소를 강압적으로 지정할 수 없으며, 쇼핑점에서 수수료를 받아서도 안된다. 패키지 구성 이외 별도의 옵션비용 항목을 개설할 수 없다. 여행계약서에는 교통, 숙박, 식사 등의 서비스 기준이 명확히 기재돼야 한다.

이러한 규정을 어기는 여행사에는 강력한 처벌이 주어진다. 최고 30만위안(약 54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심하면 영업허가가 취소된다. 여유법 시행은 현재 2만3000여개에 이르는 중국 내 여행사들에 대한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초저가 관광상품을 기획하거나 쇼핑·옵션 강요, 여행 일정의 임의 변경에 가장 많은 벌금이 부과된다. 특히 저가관광의 주요 원인인 여행업계의 ‘제로 또는 마이너스’ 여행비용에 가장 엄격한 행정제재가 취해진다. 가이드와 인솔자도 자격증을 일시적으로 압수 또는 취소당하는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여행 전문가들은 여유법 시행과 관련, 중국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후속대책 마련이 실효성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시행하지 못할 경우 형식적으로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지속적인 후속대책이 마련되고 여행사에 대한 엄벌사례가 속출할 경우 여유법은 전 세계 관광시장 질서를 주도하는 보이지 않는 ‘핵무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탐사보도 ‘세상 속으로’]거리 가까워 아직 경쟁력… 테마·체험으로 개별여행객 잡아야

 (경향신문  2013-11-01 23:39:21)

ㆍ중국 여유법 대응방안 마련에 부산한 한국

 

중국 여유법 시행으로 중국인 관광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선 중국 관광객들이 지불해야 하는 관광상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여행객을 모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랜드여행사가 마이너스관광으로 부담하던 비용을 중국 관광객이 떠안아야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현지 방한상품 가격이 20~65%까지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3000~4000위안이던 단체관광상품 가격에서 2500위안 이상 상승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승된 가격에 중국인들이 단기간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방한 단체관광객은 최대 6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중국 베이징 현지 여행사의 상품판매 가격은 여유법 시행 전 4180위안에서 시행 이후에는 5880위안으로 60% 올랐다. 이 상품의 판매량은 33%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여행사가 판매하는 상품 역시 시행 전보다 가격이 60%나 뛰면서 2100개를 팔던 상품이 600개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 제주 여행 65%까지 올라 수수료로 적자 메우던 ‘마이너스 상품’ 판매 어려워… 중국인 여전히 제주 선호도 높아 특별한 상품 개발 필요

■ 한국 여행사, 지상비 제대로 받을 수 있나

기존 여행업계 관행은 ‘제로 또는 마이너스’ 여행비용 구조다. 국내 랜드여행사들이 한 푼도 받지 않고 중국 여행업체로부터 관광객을 받은 뒤 쇼핑 수수료 등으로 적자를 때우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가이드, 쇼핑업체, 운전기사 등의 먹이사슬이 얽히고설켜 있다. 심지어 쇼핑업체나 음식점, 숙박업소, 가이드 등으로부터 관광객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보증금을 받는 여행사도 있다.

여유법 시행으로 ‘제로 또는 마이너스’ 패턴의 부정적 관행이 금지되면 여행사들은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판매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여행사들의 고민은 이러한 경우에 중국 업체들로부터 지상비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쇼핑관광이 제한되면 한국 랜드사의 지상비 또한 인상돼야 한다. 중국 여행사와 한국 랜드사 간의 오랜 거래 관행상 상품가격 인상폭에 따른 적정 지상비 지불이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제주관광공사 오창현 부설연구소장은 “중국 현지 여행사의 합리적인 지상경비 지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해 관련업계의 보호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여행사와의 관광분쟁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창구도 필요하다고 오 소장은 덧붙였다.

■ 현지 사무소 오픈하는 등 마케팅 강화

대한숙박업중앙회 제주도지회 이동 사무국장은 “중국 관광객이 먹여 살리던 일반호텔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제주시내 일부 호텔은 중국인 단체관광 예약 취소 등으로 30~50%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내년에 신축 숙박업소가 더 늘어나면 쓰러지는 업체가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특급호텔은 여행상품 기획단계부터 참가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사무실을 내는 등 여유법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유법 시행 이후 여행계약서에는 숙박업소 명칭이 특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 그랜드호텔 김정부 지배인은 “그랜드호텔은 중국인 숙박수요가 많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30% 정도 중국 손님이 줄었다”며 “중국 현지에 가서 직접 영업을 해야 우리 호텔로 오기 때문에 마케팅을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패키지 관광에서 개별여행으로 전환

제주도는 여유법을 계기로 중국 관광시장이 단체관광객에서 개별관광객으로 변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제주도 내국인 관광객도 친목이나 계 위주의 단체관광에서 가족, 친구 단위의 개별관광 형태로 변화단계를 밟아왔기 때문이다.

김대호 리서치플러스연구소장은 “여행상품도 일종의 경제상품인데 손해 보면서 판다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며 “중국이 급격한 여행 환경 변화에 맞추는 것인 만큼 우리나라도 운영 매뉴얼을 만들고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강승수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개별관광객이 늘면 편의점이나 일반 음식점 이용이 활발해지는 만큼 지역상권 전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며 “제주시 도깨비도로 인근 편의점은 하루에 바나나우유만 500개를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 정부와 자치단체 대응전략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8일 여유법 시행을 계기로 중국 단체관광객 저가시장 개선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주요 대책은 중국어 가이드 지속적 확충, 외국인 전용 기념품점 폐지, 중국 전담여행사를 대상으로 2년 주기 갱신제 실시, 중국 전담여행사 상품개발 지원 등이다. 이 조치로 전국의 외국인 전용 기념품점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자치단체들도 의료관광 활성화 등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인 자가운전 제도개선, 도민 대상 중국어 교육강화 등을 추진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최경은 박사는 “여유법은 한·중 양국의 관광질서 교란 행위에 대한 공공관리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양국 정부가 실질적인 업무협력 추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보도 ‘세상 속으로’]“자전거·도보여행, 레저·미식 상품 개발 중… ‘무쇼핑 여행’ 불만에 ‘쇼핑형’ 상품도 내놔”

 (경향신문 2013-11-01 23:39:58)

‘여유법’ 시행, 중국 관광업계는 어떻게 준비하나

 

중국 여행업계는 이미 요동치고 있었다.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5박6일 동안 중국을 돌면서 직접 파악한 현지 동향이다.

제주도 김대근 관광마케팅담당은 중국 여유법 시행에 따른 현지 동향 파악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동향파악팀은 중국 칭다오, 지난, 시안, 청두를 돌면서 제주상품 판매 여행사를 방문했다. 여유협회 간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제주관광설명회를 열어 앞으로의 대책도 논의했다.

중국의 여행사들은 기본적으로 혼란에 빠진 상태에서 정부의 시행의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최소한 11월 말까지는 사태를 관망하면서 새로운 관광상품 판매전략 수립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담당은 “현지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보니까 많게는 50%, 적게는 30% 정도 가격이 올랐다”며 “그러나 중국인들이 제주를 선호하는 추세는 변함없는 만큼 제주도가 제대로만 대응하면 오히려 개별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중국 현지 동향 파악팀이 중국 칭다오에서 여행객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산동국제, CITS, CTS, 청도화청국제, 항중려국제, 강휘여행사 등 제주상품을 판매하는 6개 여행사와 간담회를 열었다. 여행사 매니저들은 “동계기간은 한국의 경우 전통적인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예년의 경우 10월 중에 대부분 예약이 완료되나 올해는 여유법 영향으로 30% 이상 판매율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여유법에 상응하는 상품 기준이 없어 대도시 메이저 여행사의 운영상황을 관망하는 중”이라며 “상품 개발에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해외 여유국의 팸투어 요청과 설명회 개최가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면담한 강휘지난국제여행사 아웃바운드 총경리는 “여유법 시행 후 단체예약은 감소한 반면 개별관광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여행사 대응책으로 자전거와 도보여행에 주력하는 테마상품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레저, 미식, 골프 등 테마상품을 더 개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제주~지난 전세기 운항업체인 가화여행사의 한국담당 총경리는 “여유법 영향은 일시적인 것으로 동계기간 이후 안정될 것”이라며 “한국은 근거리, 가격 등에서 우세한 만큼 내년에도 선호하는 목적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산시성 시안의 시안힐튼호텔에서 열린 제주관광설명회에 참석한 서안중려, 서안곡강국려, 백사통 등 10개 여행사 관계자들은 “여유법 시행으로 일정 부분 수요 감소를 예측했던 상황이라 심각한 부정적 영향은 느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이를 관망하면서 내년 시장을 준비하겠다”며 “앞으로 개별여행과 체험관광 부분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제주~청두 전세기 운항업체인 사천성중국청년여행사는 여유법 시행에 따른 시장 위축으로 당초 10월 말까지 운항할 예정이던 제주~청두 전세기를 지난 7일 중단했다. 사천성중국국제여행사 한국담당 경리는 “여유법 시행 후 해외여행 수요가 일부 감소했으나 예상보다는 수요가 있는 편”이라며 “중국인들은 쇼핑을 목적으로 한국을 여행하므로 무쇼핑 상품은 판매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초 춘절을 기점으로 여유법 운영 매뉴얼이 정리가 될 것”이라며 “여유법을 계기로 여행사별로 특색 있는 개별관광 상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17일 청두민산호텔에서 열린 제주관광설명회에서는 “국경절 기간 여행한 소비자들이 여유법 때문에 쇼핑을 제대로 못해 불편했다는 민원이 사천여유국에 제기됐다”는 발언이 나왔다. 쇼핑이 주요 목적인 한국의 경우 고객이 공개적으로 쇼핑 일정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천여유국은 이에 따라 쇼핑 일정을 넣은 3500위안 상품과 쇼핑과 옵션이 배제된 5500위안짜리 신규 상품 등 두 가지를 제시했다고 한다.

중국 여행업계들은 “여유법 시행으로 옵션 배제는 찬성하나 무쇼핑에 대해서는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며 불만도 제기했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 위반 사례의 시범케이스로 걸리지 않기 위해 매우 신중하게 사태를 관망하면서 적극적인 상품 홍보 및 판매는 자제하고 있다고 동향파악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