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교수, KAIST 청춘들에 말하다
국민일보 | 입력 2011.04.14 18:32 | 수정 2011.04.14 18:41
"어른들은 그대들을 볼 때마다 부러움인지 아쉬움인지 이런 말을 한다. 조오흘(좋을) 때다! 그대는 연마하기에 따라 값어치 매길 수 없는 광채 내뿜을 원석이다. 그대가 만약 대학에 있다면, 더욱 큰 축복이다. 대학은 원석을 갈고닦아 가장 찬란한 광채를 내뿜게 하는 곳이므로…."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서울대 김난도(48·소비자학과·사진) 교수가 고민 많은 20대 젊은이들을 '따뜻한 위로의 말'과 '차가운 지성의 언어'로 격려하고 싶어 썼다는 책. 지난해 12월 발행돼 50만부 넘게 팔렸다.
'조오흘' 나이에, '축복' 받은 대학에 다니던 카이스트 네 청춘이 석 달 새 목숨을 끊었다. 이슈가 됐고, 논쟁은 서남표 총장 '거취' 문제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지금 가장 아파하고 있을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 차가운 지성의 언어를 들려 달라고 13일 서울대 연구실로 김 교수를 찾아갔다. 그는 "서 총장의 거취 같은 건 극히 지엽적인 문제"라고 했다.
"카이스트 사태는 서울대를 비롯해 대한민국 많은 대학이 직면한 문제다. 10년쯤 전부터 우리나라 대학의 모토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 돼버렸다. 세계 랭킹 올리는 게 지상과제였고, 가장 쉽고 가시적인 연구 실적 쌓기에 골몰했다. 그러다 놓쳐버린 게 대학의 존재 이유, 교육 기능이다."
김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쓰면서 전국 대학생 1000명을 설문조사했다. 60여개 질문 중 이런 게 있다. '힘들고 고민될 때 누구와 상의하나?' 71.6%가 '친구'라 했고, '교수님'과 상의한다는 학생은 0.5%, 100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대학은 교육하는 곳이라는 당연한 명제를 10년간 잊었고, 학생들은 소외돼 왔다"고 진단했다.
설문조사 답변들은 10년, 20년 전과 크게 다른 대학의 풍경을 보여준다. '입학 때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은? 스펙 쌓기(40.3%).' '어떤 동아리에서 활동하나? 동아리 하지 않는다(40.5%).' '지금 행복한가? 약간·매우 불행하다(37.2%).' '학교생활 주로 누구와 하나? 거의 혼자 생활한다(20.4%).'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난 젊을 때 영혼을 팔아서라도 고시에 붙고 싶었다. 떨어져 좌절했고, 죽을까 고민하다 만난 새로운 인생이 지금 모습이다.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될 때, 고개 들어 주위를 보니 또 다른 한 판의 인생이 있더라. 날 이렇게 만들어준 건 실패와 좌절이었다. 실패는 기회의 다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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