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 1·2순위 대신 3순위 청약에 사람 몰린다
미분양 쌓이고 집값상승 기대 줄어 청약통장 써야하는 1·2순위 신청 크게 줄어
'경쟁률 착시' 주의해야 - 3순위 청약자는 당첨돼도
동·호수 맘에 들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는 경우 많아
지난 5월 롯데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분양한 '용두 롯데캐슬 리치' 아파트는 일반분양 물량 131가구에 166명이 청약, 평균 청약경쟁률 1.27대1을 기록했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점을 감안하면 외연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1~3순위별 청약 경쟁률을 각각 살펴보면 다소 상황이 다르다. 청약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아무 손해를 보지 않는 3순위 청약자가 136명에 달했고, 청약통장을 사용한 1~2순위 청약자는 30명에 불과했다.
분양시장에서 3순위 집중 현상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통상 3순위 청약자가 아파트 계약까지 하는 경우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한다. 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단 청약을 했다가 좋은 동(棟)·호수에 당첨되지 않으면 계약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일반 청약자들 경쟁률 착시 주의해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미분양 아파트는 많아지면서 수도권에서 청약통장을 쓰는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순위 청약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경쟁률 착시 효과를 주의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도권에서 일반 분양을 한 50가구 규모 이상의 민영 아파트 단지 30곳 중 청약 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한 성적을 보인 것은 절반이 넘는 16곳이었다. 청약에 나선 사람들도 많게는 60~70%가 3순위자였다. 4·1 부동산대책 전후로 건설사들이 수도권에서 잇따라 분양에 나서고 주말마다 모델하우스가 붐비는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대1 이상~2대1 미만의 경쟁률을 보여 '불황에도 무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곳은 11개 단지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6곳이 3순위 청약에 나선 사람이 1~2순위 청약자보다 더 많았다. 지난 5월 중견 업체가 안양에서 분양한 A아파트의 경우, 191가구 모집에 320명이 청약을 해 경쟁률이 평균 1.68대1이었다. 하지만 통장을 쓴 1~2순위 청약자는 12명에 그쳤고 대부분이 3순위 청약자였다.
수도권에서 주로 사업을 한 분양 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단지의 경우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건설사나 대행사가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3순위 청약을 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청약 경쟁률이 어느 정도 나와줘야 나중에 미분양 아파트를 팔 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쟁률과 시세는 달라
3순위 청약이 대세가 된 가장 큰 원인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꺾였기 때문이다. 수도권 주택 시장 활황기였던 2006년 전후에는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팔고 차익을 남기려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양권을 팔기는커녕 계약을 했다가 자칫 입주 때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올해도 청약 경쟁률 2대1이 넘은 단지는 6개월간 경기도 성남의 '판교 알파리움', 화성 동탄2신도시 '더샵 센트럴시티'와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단 3곳뿐이었다.
수도권에 미분양 주택이 올해 4월 말 기준 3만3000여가구까지 쌓인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2006년 이후 사실상 최대 규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3순위 청약에서 원하는 입지의 아파트에 당첨되지 않으면, 다른 미분양 물량을 골라 계약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이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 대출 이자 납부 조건 변경 등을 실시하는 경우도 늘었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 팀장은 "인천 청라국제도시 등에서 청약경쟁률이 수십대 일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시세가 분양가 밑으로 떨어지거나 집값이 오르지 않고 있는 걸 소비자들이 학습한 측면이 있다"며 "3순위 청약만 늘어나는 것은 수도권에 이제는 집값이 오를 만한 새 아파트가 많지 않다는 인식이 퍼진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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