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시진핑과 특별오찬…펑 여사도 첫 대면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특별오찬을 통해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특히 이날 오찬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도 참석하게 돼 박 대통령이 첫 외국 퍼스트레이디와 만남을 갖게 된다.
전날 한·중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 주석이 주최하는 특별오찬에 참석한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중국 측이 국빈방문 행사에 추가적으로 특별 행사를 제안하는 것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첫 사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전날 공식 일정에 이어 이날 오찬까지 하면 양 정상은 7시간 가까이 함께 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되는 이날 오찬은 양측 통역을 포함해 극소수의 배석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우리 측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배석하고,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배석한다.
이날 오찬에는 박 대통령과 펑 여사의 첫 만남도 이뤄진다. 당초 방중 직전까지도 독신인 박 대통령의 일정에 펑 여사가 참석할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채 첫 외국 퍼스트레이디와의 만남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펑 여사는 전날 진행된 공식일정인 국빈방문 행사에는 동석하지 않았다.
앞서 공식실무방문 형식으로 진행된 박 대통령의 방미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의 '국민가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펑 여사는 시 주석의 취임 뒤 눈에 띄는 패션과 함께 대중 앞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비교되는 등 눈길을 끌고 있는 중국의 퍼스트레이디다.
1962년 산둥(山東)성 허저(荷澤)시 출신인 펑 여사는 문화계 집안에서 자란 뒤 인민해방군 가수로 성공했으며 1987년 당시 샤먼시 부시장이던 시 주석과 결혼했다. 현재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가무단 단장을 맡고 있다.
김 대변인은 "정상회담과 국빈만찬에 추가해 시 주석의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우의와 신뢰를 표하기 위해 중국 측에서 특별히 마련한 오찬으로서 중국에서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며 "오늘 오찬은 펑 여사가 참석해 더욱 화기애애한 가운데 시 주석과 보다 뜻깊은 친교의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서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전날 열린 정상회담 결과를 평가하고 한반도 미래와 동북아 정세, 양국 현안 등에 대해 추가 논의를 할 예정이다.
[韓·中 정상회담] 朴, 중국어로 5분 인사말… 시진핑 "옛친구 만난 것 같소"
(조선일보 2013.06.28 09:40)
朴대통령,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 밝히며 "시 주석께서 北에 잘 설명해달라"
- 시진핑, 최치원 詩 인용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萬里를 통하네' 읊어… "우린 中韓관계를 중요시"
- 朴대통령, 孔子 말씀 인용
"처음엔 내가 사람들 말을 듣고 그 행실을 믿었다
지금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
북한의 행동 변화를 강조
"옛 친구를 만난 것 같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27일 오후 3시 45분(이하 현지 시각)부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이렇게 시작했다. 시 주석은 "8년 전인 2005년 서울 63빌딩에 있는 백리향에서 만난 이래 마치 옛 친구를 만난 것 같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이 5분 이상 중국어로 인사말을 이어가자 얼굴이 환해져서 활짝 웃었다.
◇공자와 최치원 인용
정상회담 전, 시 주석은 인민대회당 동문 광장에 미리 나와 박 대통령을 기다렸다. 환영식 후 동대청에서 시작된 단독 정상회담은 허심탄회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였으며, 미리 예정한 45분을 15분 이상 넘겨 1시간보다 길어졌다.
단독회담에서 시 주석은 '북한에 대해 압력도 넣겠지만 설득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국 측 배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논어(論語)에 나오는 공자(孔子) 말씀을 인용했다. "처음엔 내가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 행실을 믿었다. 지금은 사람들의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 북한이 핵개발과 도발을 거듭해 온 상황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믿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오후 4시 56분 시작된 확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고운 최치원 선생의 한시(漢詩)를 인용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당나라 시대 최치원 선생은 중국에서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갔을 때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라는 시를 쓰셨다"며 "중국은 중·한 관계를 대외관계의 중요한 위치에 놓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조어대(영빈관)의 신록이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했다. 두 정상은 오후 6시에 나란히 공동 기자회견장에 입장했고 표정은 밝았다.
◇"양국 관계 발전 중요 계기"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내실화에 대해 "앞으로 양국 관계가 긴밀하고 건강하며 활기찬 관계가 될 것이다"고 했고, 박 대통령은 "경제 관계를 지금보다 훨씬 다변화하면서 강화해야 하고 인문(人文) 분야 유대를 더 심화시켜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어업과 관련해서 "앞으로 황해를 평화협력 우호의 바다로 만들자"고 했다. 박 대통령은 DMZ 세계평화공원 구상을 설명하면서 "시 주석께서 잘 지원해 주시고, 또 필요하면 북한 측에도 이러한 우리 취지를 잘 설명해 달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양국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들어서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며 양국이 신정부가 출범하면서 긴밀한 공조를 양자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계로 넓히자는 논의를 했다고 윤병세 외교장관이 전했다.
◇최고 등급 경호에 장관급 영접
방중 첫날인 27일 중국은 이례적 의전(儀典)으로 박 대통령을 예우했다. 최고등급 경호를 했고 의장기도 통상의 4개에서 6개로 늘렸다.
박 대통령을 태운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는 당초 예정보다 10분가량 이른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수석 부부장)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등이 나와 영접했다. 중국은 정상급 외빈을 맞을 때 대체로 지역을 담당하는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나와 영접하지만, 박 대통령을 맞은 장예쑤이 부부장은 장관급이었다.
중국 육·해·공군 의장대의 호위 속에 공군 1호기에서 내린 박 대통령은 영접 나온 중국 측 인사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중국 측이 준비한 중국 국산 의전 차량 훙치(紅旗) 리무진에 올라 베이징 시내 숙소로 향했다.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이 차를 썼다.
◇만찬에서 朴대통령 애창가요 합창
이날 밤 열린 만찬에선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가요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과 육영수 여사가 좋아했던 동요 '고향의 봄'을 한국어 전공 중국 학생들이 합창했다. 경극 공연에서도 박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첫사랑의 대상'으로 묘사한 조자룡이 등장하는 '장판파 전투' 장면이 묘사됐다. 박 대통령은 황금빛 도는 노란색 한복을 입었다.
[韓·中 정상회담] 朴대통령 인터뷰한 中 CCTV 앵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글 올려 화제
(조선일보 2013.06.28 10:00)
"우아한 중국어로 철학 얘기"… 리트윗·댓글 3000여건
![](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icon_img_caption.jpg)
중국 국영 CCTV(중국중앙TV)의 유명 앵커인 루이청강(芮成鋼)이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 느낌 감상을 27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려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이 글에서 "인터뷰 시작 전에 박 대통령과 중국 문화에 대해 얘기를 나눴는데, 우아하고도 유창한 중국어로 펑유란(馮友蘭·중국 철학자)의 중국 철학에 대해 얘기했다"고 썼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그에게 직접 써준 글이라며 '인생을 살면서 도리를 거스르지 않고 마음 편하도록 힘쓰면 된다(人生在世, 只求心安理得就好了)'는 문구를 담은 메모지를 찍어 함께 올렸다. 이 글을 리트윗하거나 댓글을 단 건수가 3100여건에 달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첫 방중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도 이날 큰 관심을 보였다. 웨이보에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중이 30여개의 주요 이슈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 2월 말 박 대통령 취임 직후 웨이보에 생긴 박근혜 팬클럽도 방중을 앞두고 팔로어가 크게 늘어 6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TV조선 화면 캡처
[韓·中 정상회담] 무역액 2151억달러(작년)인 韓·中 "2015년엔 3000억달러 달성하자"
(조선일보 2013.06.28 04:35)
[韓·中정상, 경제 협력 합의내용]
'560억달러 통화 스와프' 만기 1년여 남았는데 미리 재연장
양국 정상 관심사인 서부 대개발·정보통신, 협력 강화 명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7일 경제 관계 다변화부터 창조경제까지 경제·통상 분야의 각종 현안을 깊숙이 논의했다. '한·중 미래 비전 공동성명'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 이행 계획'에서 구체적 협력 목표도 제시했다.
◇높은 수준 FTA 목표
두 정상은 우선 미래비전에서 "실질적인 자유화와 폭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국 경제 관계를 더 다변화하면서 한·중 FTA를 제일 중요한 축으로 삼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행 계획에는 거시경제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대외 경제 위험에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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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이날 두 정상은‘한반도 비핵화’‘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와 안정’등의 내용을 담은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AP뉴시스
◇통화 스와프 조기 연장
두 정상은 또 560억달러(약 64조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 스와프를 2017년 10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통화 스와프란 비상시에 양국이 자국의 통화를 상대국 통화로 바꿔주는 것을 뜻하며, 양국 간 통화 스와프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인 2011년 10월 3년 만기로 체결됐다. 양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달러 결제 비중을 줄여 한·중 양국 간 교역을 더 촉진하자는 취지였다.
만기(2014년 10월)까지 1년 4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일찌감치 연장에 합의한 것은 양국 간 결속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국은 또 필요할 경우 통화 스와프 규모를 확대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외환 유동성 위기에 대한 방어력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2017년 재연장할 때는 스와프 기간을 3년이 아니라 5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는 데도 두 정상은 합의했다. 양국의 통화 스와프가 계속 유지되는 상시 체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할 때 3년 단위로만 하는 게 보통인데, 우리나라와 각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도 된다.
지난 24일 우리나라는 일본과 30억달러 상당의 원·엔 통화 스와프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한·일 통화 스와프는 끊고 한·중 통화 스와프를 연장한다는 것은 경제적인 우호 관계의 축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양국 관세청이 한국의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 공인업체 제도'와 중국의 '해관(海關) 기업 분류 관리 제도'를 서로 인정하는 약정을 맺은 것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양국 세관이 인정하는 업체의 통관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서부 대개발·ICT' 협력 명시
이행 계획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관심사에 관한 양국 협력을 강화한다는 점도 명시됐다.
우선 상호 투자 확대를 위한 노력 중에서는 '신흥 산업 분야, 중국 중서부 지역 및 동북 지역에 대한 상호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문구가 부속서에 포함됐다. 박 대통령이 29~30일 방문할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 시안(西安)을 비롯해 중국이 새롭게 개발하려는 지역들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중서부·동북 지역과 상하이(上海)를 포함한 연안(沿岸) 지역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것은 중국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조치가 이행 계획에 언급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중국 공업정보화부 간의 '한·중 정보통신 협력 장관급 전략 대화'를 신설·정례화해서 정보통신, 사이버 안보, 인터넷 주소 자원 관리, 국가 정보화,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의제를 다루기로 했다. 미창부는 중국 과학기술부 등과도 대기 과학, 해양, 생명과학, 신소재, ICT 등의 분야에서 전략적 대형 공동 연구를 강화할 예정이다.
[韓·中 정상회담] 韓·中, 경제만큼 정치·안보도 성숙한 '政熱經熱(정열경열)' 관계로
(조선일보 2013.06.28 04:36)
['미래비전' 만들어 양국 관계 업그레이드… 이례적 '이행 계획' 만들어 전방위 협력 내실화]
정치·안보 - 靑안보실장·中외교국무위원 간 대화체제 구축
경제·사회 - 국제 금융위기 함께 대처… 에너지·환경도 협력
人文 분야 - 역사연구 등 교류… 古代史 왜곡 논의 할 계기
지역 협력 - 日정치인 과거史 망언 간접 지적… 공동대응 시사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합의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 집권 5년만 생각한 게 아니고 올해 수교 21년을 맞는 한·중 관계의 향후 20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실행에 옮겨진다면 한·중 관계가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한·중 관계는 무역은 활발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심화되지 않은 '정냉경열(政冷經熱) 관계'로 평가됐는데, 정치·무역이 모두 성숙한 '정열경열(政熱經熱) 관계'로 들어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러 채널로 외교·안보 대화 추진
우리 측은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실질화'로 설정했다. 그 결과물이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인 셈이다. '공동성명'은 양국 관계의 전개 방향이 포괄적으로 담긴 본문과, 실행 계획으로 채워진 부속서로 구성됐다. 이 같은 형식의 공동성명은 한·중 간에 전례가 없다. 두 정상은 △정치·안보 분야의 전략적 소통 강화 △경제·사회 협력 강화 △인문(人文)분야 유대 등 다양한 형태의 교류 증진을 3대 중점 방안으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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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청년 대표단 만나는 두 정상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양국 청년 대표단을 만나고 있다. 청년 대표단은 중국을 방문 중인 한국 학생 40여명과 중국 공청단 소속 학생 60여명으로 구성됐다. /신화통신 뉴시스
주목되는 것은 '전략대화의 포괄적 강화'를 뒷받침하는 실행 방안들이다. 먼저 정상 및 지도자 간에 빈번한 상호 방문과 회담, 서한 교환, 특사 파견, 전화 통화 등의 방식으로 상시적 소통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에서 외교를 책임지는 국무위원과 대화채널은 우리가 계속 신설하자고 주장했지만 중국이 거부했던 것으로, 이번 회담의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의 대화체제 구축, 외교장관 상호방문 정례화 및 핫라인(Hot line) 구축, 외교차관 전략 대화 연 2회 개최도 포함됐다. 외교안보 대화, 정당 간 정책대화, 국책연구소 간 전략대화도 추진키로 했다.
◇두 정상 "한·중 FTA협상 진전 지시"
공동성명과 부속서에는 정치 분야 외에도 △경제·통상 협력 △인적·문화 교류 △영사 분야 협력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에서도 다양한 세부 방안을 담았다.
그 밖에도 거시경제정책 공조, 국제금융 위기 공동 대처 등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통신, 에너지, 환경, 기후변화에서 협력 사업을 해나가기로 했다. '문화 융성'을 핵심 국정 목표로 설정해 놓고 있는 박 대통령은 '인문(人文)' 분야 교류에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이 역시 상당 부분 반영됐다.
◇수교 21년 만에 미래비전 채택
한·중 양국은 1992년 8월 수교, '우호협력' 관계를 맺은 후, 지난 21년간 평균 5년에 한 번씩 상호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며 착실히 발전해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 '협력 동반자'로 높아진 관계는 2000년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전면적 협력' 관계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며 이것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렸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8년 후 전 주석을 만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이끌어 냈다.
[韓·中 정상회담] 美·中 모두 한반도 통일에 찬성하지만… 시진핑, 美 개입엔 거부감
(조선일보 2013.06.29 03:01)
[韓美·韓中 정상회담 합의문서 비교해보니…]
中 "자주적 통일" 강조… 美 영향력 커지는 방식은 반대
美 "시장경제 통일"… 現 자유민주주의 체제 유지 원해
-北核 관련 입장차도
美는 북핵을 '위협'으로 명시
中 "有關 핵무기 위협" 표현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에 합의한 데 이어, 2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이 50일 간격으로 미국, 중국의 정상과 채택한 2개의 합의문은 앞으로 한·미(韓美), 한·중(韓中) 관계에서 경전(經典)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합의문, 통일에 대한 시각차
두 정상 합의문은 각각 다른 배경과 형식을 갖고 있다. '동맹 60주년 선언'은 지난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체결한 '한·미동맹 미래비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동맹 60주년 선언'은 '한·미동맹 미래비전'을 더욱 심화, 발전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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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中한국인 간담회 참석한 朴대통령 - 중국 베이징 방문 이틀째인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열린‘재중(在中) 한국인 간담회’에 참석해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선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두 합의문의 가장 큰 차이는 통일 관련 문구다. 박근혜 정부는 미·중 양국으로부터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중에서'동맹 60주년 선언'은 양국이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통일 이후의 국가체제에 대해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현재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굳건히 한 상태에서 통일을 추진한다고 한 것으로,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문구"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중 미래비전'은 통일의 형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중국 측은 (중략) 한민족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고만 돼 있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밝혀온 입장과 큰 차이는 없다.
◇'북핵' 대 '유관 핵무기'
북핵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 차이가 있다. '동맹 60주년 선언'은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에 위협"이 된다며 북핵의 문제점을 명시했다.
이에 비해 '한·중 미래비전'은 "'유관 핵무기' 개발이 위협"이라고 했다. 전후 맥락을 살펴보면 유관 핵무기가 북핵을 의미하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북핵을 분명히 표현하지는 않았다.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핵을 명시할 경우 북한의 반발을 초래해서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 60주년 선언'은 북한이 기본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지만, '한·중 미래비전'에는 이러한 표현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서 탄 자동차 '홍치'는?
(조선일보 2013.06.28 06:52)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국빈방문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박 대통령에게 제공한 방탄 자동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날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臺)까지 박 대통령이 이용한 자동차는 중국 브랜드인 '홍치(紅旗)' 방탄차였다. 홍치는 중국 이치(一汽)자동차 그룹의 최고급 브랜드로, 대표 모델인 'H7'의 1대 당 가격은 제일 낮은 등급(트림)도 4만9000달러(약 5500만원)에 달한다. 현대자동차(005380) (225,500원▲ 7,500 3.44%)대형 세단인 '제네시스' 3.8리터(L) 모델(5178만원~6394만원)에 맞먹는다.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비교적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토종 브랜드로서는 매우 높은 가격이다.
홍치는 마오쩌둥(毛澤東)의 전용차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역시 2009년 신중국 건국 6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홍치를 탄 바 있다.
- ▲ 홍치 'H7'. /조선일보DB
특히 허례허식 근절을 강조하는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들어선 이후, 중국 고위 관료들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 대신 선택하면서 홍치 판매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치자동차의 쉬셴핑(許憲平) 총경리는 "지린성 외에도 이미 10여개 성들과 중앙부서가 대거 '홍치 H7'를 샀다"고 밝혔다.
비록 독일 명차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홍치 역시 운전석 마사지 기능에 미국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보스' 스피커를 탑재하는 등 최고급 옵션이 다양하게 적용됐다.
이치자동차는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이 차를 발표하면서 "홍치 H7에 중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걸렸다"며 "사활을 걸고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홍치에 거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기대는 크다. 중국산 자동차들은 그동안 자국 고급차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았다. 자동차 컨설팅 업체인 LMC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3만2600달러(약 3700만원) 이상 고급 차량 가운데 중국산 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아직 중국산 자동차 제조업체가 고급차 시장에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셈이다.
朴대통령 남다른 방중 '패션외교' 펑 여사와 패션대결도 관심
(조선일보 2013.06.28 14:39)
- ▲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과 악수하는 박근혜 대통령(조선DB)
중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남다른 패션감각을 보여주며 '패션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28일 특별오찬에서 중국의 '제일부인(第一夫人·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만났기 때문에 두 파워우먼 사이에 패션대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첫째날인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수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에 채도가 높은 레몬색 재킷과 베이지색 바지를 매치했다.
방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역시 화려한 장식은 배제됐다. 왼쪽 가슴엔 꽃잎 모양의 브로치로 포인트를 줬고 붉은 유색 보석이 박힌 목걸이로 안색을 한결 밝게 표현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재킷과 바지, 구두, 심플한 컬러의 가방에 귀고리와 목걸이, 브로치 등을 착용한다.
레몬색은 '변화'를 상징한다. 동북아에 일어나는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님과 저는 이러한 변화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한·중 관계,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 노란색은 황제의 권위와 부를 상징해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색깔이다. 노란색을 선택함으로써 친밀감을 전달함과 동시에 정상으로서의 품격을 지킨 것으로도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베푼 국빈만찬에 한복 차림으로 깜짝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황금빛을 띄는 노란색 저고리와 치마에 녹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황금빛을 띄는 한복을 입은 이유는 바닥에 붉은색 카펫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국에서는 붉은색에 황금색 수를 놓거나 글씨를 새기는 것이 좋은 징조를 의미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 ▲ 박근혜 대통령 공항패션(조선DB)
둘째날인 28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수행 경제사절단 조찬 간담회에선 붉은색의 재킷에 회색 정장바지를 입었다. 너무 튀지도 않고 절제된 붉은색이 단아한 느낌을 줬고, 왼쪽 가슴에 브로치를 달아 포인트를 줬다.
중국에선 붉은색이 가장 권위 있는 지도자의 색채다. 이에 맞춰 박 대통령은 방중 기간 동안에는 붉은 빛깔의 옷은 피해왔지만 이날은 71명의 한국 경제사절단과의 조찬간담회 자리인 만큼 붉은색 재킷으로 리더의 위용을 전달했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는 사상 최대인 71명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졌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 경제4단체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가 대거 포함됐다.
중국에서의 공항패션도 남달라 관심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옷깃과 단추만 검정으로 포인트를 둔 흰 색 상의를 입고 중국 베이징 땅을 밟았다. 박 대통령은 흰 색 상의에 이어 평소 즐겨 입는 어두운 색 바지와 적당한 높이의 검정 구두로 단정한 멋을 냈다.
하얀색은 전통적으로 평화와 진실을 상징한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중 슬로건이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이라는 뜻의 '심신지려(心信之旅)'인만큼 의상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영빈관인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와 함께하는 오찬이다. 전날 시 주석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국빈만찬에 이은 것으로 중국 정상이 방중한 외국 정상이나 국가수반들에게 오·만찬을 잇따라 베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 ▲ 중국의 패션아이콘 펑리위안 여사
이번 오찬 회동은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30여분에 걸쳐 댜오위타이에서 양측 통역을 포함해 극소수의 배석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이날 오찬에는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함께한다. 펑 여사의 오찬 참석은 중국이 그 만큼 박 대통령의 방중을 중시하고 양국 지도자간 우의를 강화하기 위한 배려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펑 여사는 중국 내에서 시 주석만큼이나 인기가 높다. 중국의 패셔니스타로 자리매김하여 그가 공식석상에서 입었던 옷이 빠르게 품절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패션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펑 여사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5월 선정,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서 54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11위였다. 두 '파워우먼'의 만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펑 여사는 중국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 민족 성악가로 '국민 가수'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현역 소장이며 중국음악가협회 이사와 전국부녀연합회 집행위원, 중화전국청년연합회 부수석 등을 역임했다. 시 주석과는 1986년 만나 이듬해 결혼했으며 1992년 딸 시밍쩌(習明澤)를 낳았다.
朴 대통령, 시진핑-펑리위안 부부와 특별 오찬
(조선일보 2013.06.28 20:01)
![](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icon_img_caption.jpg)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특별오찬을 함께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 및 상호 관심사 등에 대해 두루 논의했다. 전날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에 이은 두번째 만남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오늘 오찬은 어제(27일) 열린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에 더해 박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우의와 신뢰를 나타내기 위해 중국 측에서 특별히 마련한 것”이라며 “중국을 방문한 다른 나라 외국 정상들에게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한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찬에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기 위한 구상, 한반도 정세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래 협력 방안, 동북아 역내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찬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펑 여사에게 “주석 부인으로서 책임이 무겁지 않냐. 나도 과거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서 그런 점을 이해한다”고 말하자, 펑 여사도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오찬에서도 “중국이 향후 한반도 비핵화(非核化) 구현과 평화 통일과정에서 좋은 동반자가 돼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공감을 나타내면서 “박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낙관적으로 본다”며 “(한·중)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유지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촉진하고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구현해 나가는데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중국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에 기념 표지석을 설치할 것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정부 기록 보존소 내 기록 열람과 관련한 협조를 시 주석에게 요청했고, 이에 시 주석은 “유관 기관에 잘 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오찬은 박 대통령의 숙소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부터 오후 1시25분까지 1시간 55분간 진행됐다.
우리 측에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 수석이, 중국 측에선 양제츠(楊潔?)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각각 배석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어제(27일)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국빈만찬, 오늘 특별오찬은 양국 정상 간의 우의와 신뢰관계를 강화하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朴 대통령 칭화대 연설 3대 키워드 "중국어, 고사(故事), 경험
(조선일보 2013.06.29 12:25)
![](http://image.chosun.com/cs/article/2011/icon_img_caption.jpg)
박근혜 대통령의 베이징(北京) 칭화대 연설은 중국에 최대한의 친밀함과 친근함, 방중(訪中)에 임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박 대통령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연설이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의 처음과 마지막을 중국어로 진행했고, 한반도 정세의 급박함과 한중 관계의 긴밀함을 설명하며 수시로 중국의 고사(故事)를 인용·비유했다. 또 자신의 어렸을 때 고난과 개인적인 경험 등을 예로 드는 특유의 화법도 활용했다.
박 대통령의 중국어 연설은 칭와대 학생들에 대한 인삿말과 마무리말 부분에 진행됐다. 그는 연설무대에 오르자마자, “존경하는 천지닝(陳吉寧) 총장님과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칭화대 학생 여러분, 오늘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의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중국어 연설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칭화대 학생 여러분을 보니,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는 중국고전 관자(管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칭화대의 교훈이 ‘자강불식 후덕재물(自强不息 厚德載物)’이라고 알고 있다”며 “그 교훈처럼 쉬지 않고 정진에 힘쓰고, 덕성을 함양한 결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하여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중국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중략) 오늘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 한국과 중국이 열어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등의 인삿말 부분을 비교적 유창한 중국어로 연설했다.
중국인이 자랑으로 생각하는 고사, 고전 등을 자주 언급하며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추켜세워주고,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세우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박 대통령은 “많은 한국 국민들은 어려서부터 삼국지와 수호지, 초한지 같은 고전을 책이나 만화를 통해서 접한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중국에 관광 오게 되면, 마치 잘 아는 곳에 온 것처럼 친근감을 느끼곤 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역지사지(易地思之), 관포지교(管鮑之交), 삼고초려(三顧草廬)같은 중국 고사성어들은 한국 사람들도 일반 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이라고 말문을 연 뒤, 중국과 한국과의 친밀한 관계에 대한 당위성과 자신의 외교관인 ‘신뢰외교’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다.
또 최근 남북관계 경색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국가간에도 신뢰를 키우고 난관을 헤쳐 가며 결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연성 이슈부터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단계적인 접근을 주장했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글귀 중 하나가 제갈량이 아들에게 보낸 배움과 수신(修身)에 관한 글이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고사를 설명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드는 박 대통령 특유의 화법도 드러났다. 연설 초반엔 자신의 중국 방문 경험을 예로 들며 “오래 전에 소주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곳저곳이 반갑게 느껴졌다”고 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 “저와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05년에 처음 만났다. 당시 저장성 당 서기였던 시 주석과 만나 ‘새마을 운동과 신농촌 운동’을 비롯해서 다양한 양국 현안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밝혀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 젊은 대학생들을 고려한 듯 “앞으로 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을지 모른다”고 ‘인생 조언’을 하며 부모를 여의였던 자신의 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나의 꿈은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나라의 산업역군이 되겠다는 것이었는데, 어머니를 여의면서 인생의 행로가 바뀌었고, 아버님을 여의면서 한없는 고통과 시련을 겪었다”며 “그러나 힘든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저는 많은 철학서적과 고전을 읽으면서 좋은 글귀는 노트에 적어두고 늘 들여다보았다”며 충고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앞으로 문화와 인문교류를 통해서 더 가까운 나라로 발전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기원한다”며 중국어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韓·中 정상회담] "中 내수시장 진출 확대해야"… 朴대통령, 經協 패러다임 전환 강조
(조선일보 2013.06.29 03:01)
[兩國 기업인들 만나 '경제외교']
부품 중심 교역→외부 요인에 안 흔들리게 소비재 위주로
中 중산층 크게 확대… 2030년엔 세계시장서 비중 17%로
'사업하려면 먼저 친구가 돼라' 中 속담 인용, 긴 안목 주문
박근혜 대통령은 방중(訪中) 이틀째인 28일 '경제 외교'에 집중했다. 양국 기업인을 만나고 예정에 없던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상담 행사에도 들렀다. 박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대중(對中) 경협의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①교역 구조를 바꾸자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했다. 이 행사에는 한국의 경제4단체장 등 경제사절단 71명 전원과 중국 기업인 100명이 참가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양국 간 교역은 북미·유럽에 수출되는 최종 소비재에 사용되는 중간재와 부품 중심"이라면서 "내수 소비재 시장 진출을 강화해서 안정적 교역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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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이틀째인 28일 오전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중국은 연안 지역의 발전을 내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서부 대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내일 시안(西安)을 방문해서 내륙 개발에 한국 (기업의) 참여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기업인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SK종합화학이 중국 국영 석유 기업인 시노펙(Sinopec)과 합작해 우한(武漢)에 에틸렌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도 동북아 오일 허브 2단계 사업인 울산북항사업에 시노펙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②한·중 FTA가 기반이다
박 대통령은 "사람 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지만, 제도 없이 지속되는 것도 없다"며 "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경협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모범이 되는 협력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며 "어제 양 정상은 양 국민의 박수 속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어제 확대 정상회담에서 FTA를 먼저 거론한 것은 시진핑 주석이었다"며 "시 주석은 '중·한 FTA는 가장 중요한 의제'라고 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조속한 시일 내에 서로 윈-윈(win-win)하는 높은 수준의 FTA를 곧 성취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③중국 중산층 확대 주목해야
박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은 우리 기업들에 저임금에 기반한 생산 기지로서 의미가 컸지만 곧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중산층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국 중산층 인구가 2020년까지 4억명으로 늘고 세계 수입시장에서의 비중이 2011년 9.7%에서 2030년 17%로 늘 것이란 통계 예측치도 거론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중국 중산층의 구매력과 관련해 "중국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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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이틀째인 28일 베이징 조어대(영빈관)에서 경제사절단과 조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④14억 중국인의 마음을 사라
박 대통령은 중국 기업인들 앞에서 '선주붕우(先做朋友) 후주생의(後做生意)'란 중국 속담을 중국어로 인용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돼라'는 뜻풀이도 했다. 긴 안목을 갖고 중국에 진출하라는 뜻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사절단에 "최근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막화 방지, 교육 환경 지원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며 "기업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돈을 벌어가겠다는 것만 생각해선 안 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동포 간담회 참석에 앞서 같은 건물에서 열리는 수출 상담회에도 참석했다. 한국 중소기업 83개사와 중국 바이어 160개사가 참여하는 행사였다.
[韓·中 정상회담] 이어도 둘러싼 '韓·中 해상경계 문제' 이번엔 해결되나
(조선일보 2013.06.29 03:01)
경계획정 실무회담 곧 열릴 듯
한·중은 27일 채택한 공동성명 부속서에서 "양측은 해상 경계 획정을 위한 협상을 조속히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는 28일 이 내용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어도가 포함된 해상 경계 획정은 한·중 모두에 민감한 문제다. 양국은 지난 1996년 이후 17년간 15차례나 회담을 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한국은 해상 경계를 빨리 결정하자는 입장이었고, 중국은 계속 미적대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중국 측이 오히려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소식통은 "이번에 해상 경계 문제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이룬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부속서에 '협상 착수'를 명시한 만큼 곧 실무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라도 남쪽 149㎞에 위치한 이어도는 중국 쪽으로 가장 가까운 섬인 상하이 앞바다 서산다오와는 287㎞나 떨어져 있다. 이어도 해역은 한·중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곳이긴 하지만 국제법상 등거리 원칙에 따라 해상 경계를 정할 경우 명백히 우리 관할권에 속한다. 그러나 중국은 자국의 면적이 한국보다 넓은 만큼 등거리 원칙은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을 놓고 동남아 국가 및 일본과 분쟁 중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영유권 분쟁의 전선(戰線)을 한국으로까지 확대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며 "영유권과 경계 문제에 대한 중국 내 민족주의가 더 가열되기 전에 해상 경계를 획정하는 게 우리에게 불리할 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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