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카작무스 의혹 관련 이건희 회장 등 삼성물산 전직임원 배임혐의로 고발
삼성물산에 1,859억원 손실 입혀, 1,600억원 조세 포탈 혐의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19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삼성물산 전 임원들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004년 8월 삼성물산의 카작무스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이건희 회장 등 삼성물산 전직 임원을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당시 매각 당사자인 Perry Partners의 지분 100%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차용규씨에 대해서는 배임혐의 및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2000년 7월 삼성물산은 자회사인 삼성홍콩과 함께 카자프스탄의 구리 개발업체 카작무스 지분을 매입해 42.5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이후 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던 카작무스 지분을 세 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2001월에 15%의 지분을 매각해 784억원의 이익을 남겼고, 2003년 9월 2.78% 매각한 후 2004년 8월 보유지분 전부(24.77%)를 차씨가 100% 소유한 Perry Partners에 처분했다.
2004년 8월 세 번째 매각 당시 삼성물산은 2003년 순자산가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인 주당 1만 9,051원에 넘겨 1,40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004년 마지막 매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매각 두 달 전인 2004년 6월 카작무스는 런던시장에 상장할 계획임을 밝혔다”며 “당시 삼성물산이 카작무스 지분을 급박하게 처분해야 하는 사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카작무스는 매각 이듬해에 런던증시에 상장됐고 삼성물산으로부터 헐값에 주식을 산 차용규씨는 지분을 모두 처분해 1조2,0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어 ‘구리왕’으로까지 불리게 됐다.
경제개혁연대는 “삼성물산의 소액주주로, 당시 삼성물산 회장을 맡고 있던 이 회장을 비롯해 이상대 전 삼성물산 사장 등 7명의 전직 임원들도 함께 고소했다”며 “차씨에 대해서는 배임 공범 및 역외탈세 혐의로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과거 삼성물산 카자흐스탄 지점에서 근무하다가 카작무스 대표이사를 지낸 자로, 그가 100% 지분을 소유한 Perry Partners는 최근 역외탈세 논란을 빚고 있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소재 회사다.
2011년 12월 국세청은 차씨에게 역외탈세 혐의로 1,600억 원을 추징을 통보했으나, 2012년 1월 차용규가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한 것이 받아들여지며 무산된 바 있다.
차씨의 국내 거주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소득세법상 ‘거주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차씨가 여의도에 본인 명의의 부동산과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점, 처가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점,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월드와이드리미티드 등 6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국내 10개 이상의 대형 부동산을 매입한 점 등을 보면 국세청의 판단을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차씨가 당시 Perry Partners를 통해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이 보유한 카작무스 지분을 인수한 경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며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 카작무스 건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