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년만에 파경, 예물 돌려줘야 할까? (조선일보 2013.06.23 10:09 )

결혼 반년만에 파경, 예물 돌려줘야 할까?

 

결혼 반년만에 성격 차이 등으로 갈라서게 됐다면 받은 예물을 돌려줘야 할까?

부모의 소개로 교제하다가 2011년 12월 결혼한 A(33)씨와 B(32·여)씨는 신혼 초부터 직장 문제로 떨어져 지내야 했다.

결혼 전 아내와 함께 교회를 다니기로 약속했던 A씨는 처음 몇 개월 아내를 따라 교회를 다녔지만 자신과는 맞지 않아 이를 그만뒀다.

부부의 갈등은 이렇게 시작됐다. 아내는 갑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꾼 남편이 야속했고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 무렵 B씨는 시어미니와 갈등도 겪었고 그 때마다 시어머니의 역성을 드는 남편에게 서운함은 물론 깊은 상처까지 받았다.

A씨도 동호회 활동과 잦은 음주 등으로 겉도는 아내에게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고 다툼도 잦아져 부부의 갈등은 점점 깊어졌다.

급기야 부부는 서로의 불륜을 의심하게 됐고 심한 다툼 끝에 결혼 6개월만인 2012년 6월 별거에 들어가 서로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이혼 소송과 함께 위자료는 물론 예물을 돌려달라며 원상복구 청구도 냈다.

청주지법 가사1단독 정치운 판사는 A씨와 B씨의 이런 소송에 부부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B씨가 낸 위자료와 원상복구 청구는 기각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혼인 직후부터 여러 갈등으로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별거하는 동안 관계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등을 보면 더는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내 B씨가 낸 위자료와 원상복구 청구에 대해서는 "일단 부부관계가 성립됐고 혼인생활을 상당기간 지속했으며 혼인파탄의 책임이 B씨에게도 인정되는 이상 예물의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