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 치/법

8년간 위조지폐 5만장 만들어온 40대 남자 검거 (조선일보 2013.06.07 15:52)

8년간 위조지폐 5만장 만들어온 40대 남자 검거

 

8년 동안 5000원권 위조지폐 5만여장을 만들어 2억 여원을 챙긴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컬러프린트기를 이용, 5000원 구권 5만여매를 위조한 혐의로 김모(48)씨를 검거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기도 성남에 있는 자택 인근에 작업실을 차려놓고 위조감별 체계가 허술한 5000원권만 위조했다. 작업실에선 위조지폐 제작에 필요한 노트북, 프린트기, 제단기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김씨는 위조한 지폐로 전국 각지 소규모 슈퍼마켓과 철물점 등에서 소액 물품을 구매하고 거스름돈을 환불받는 방법으로 8년간에 걸쳐 2억2000여만원의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5000원짜리 위조지폐 수만장이 8년간 시중에 유통됐지만 경찰과 금융당국은 용의자를 찾기 못했다. 위조지폐는 홀로그램은 물론 뒷면에 비치는 율곡 이이 선생의 그림자 효과까지 갖춰져 일반인의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웠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에서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해서인지 김씨가 만든 지폐는 진짜와 아무리 대조해봐도 알아채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광진구 자양동의 한 구멍가계에서 5000원권 위폐를 사용해 500원짜리 껌을 구입한 사람이 있다는 112신고를 받고 인근을 수색하던 중 김씨를 체포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당일 위조지폐 사용 혐의만 인정했지만, 경찰은 핸드폰 사용 내역과 문자메세지 내용 등을 분석해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피의자 주거지와 위폐 제조 작업실을 찾아냈다.

김씨는 지난 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구멍가게 60대 여주인의 기지에 덜미를 잡혔다. 그 가게는 그가 지난 1월에도 위조지폐로 껌 한 통을 산 다음 거스름돈을 챙겨 달아난 곳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가게 여주인이 은행에서 위조지폐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지폐 일련번호를 적어뒀다가 이번에도 비슷한 남성이 동일한 일련번호의 지폐로 물건을 사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60대 여주인의 기지로 신출귀몰한 위조지폐범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자 범행을 계획, 챙긴 돈을 주로 가족 생활비에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색결과, 김씨의 집과 위폐 제조 작업실에선 미사용 위폐 988장과 제조 중이던 위폐 11묶음(1묶음 약 200장) 등이 발견됐다.

 

 

8년간 가짜돈으로 생계… 신출귀몰 40代 위폐범

 (조선일보 2013.06.08 03:00)

[5000원권 4만4000장 만들어… 2억2000만원어치 유통]
CG전공 살려 혼자서 제작, CCTV 없는 가게서 주로 써… 수퍼 주인의 신고로 붙잡혀

 


	8년 동안 5000원권 위조지폐 4만4000여장을 만들어 사용해 온 김모씨의 작업실에서 경찰이 압수한 위조지폐들

8년 동안 5000원권 위조지폐 4만4000여장을 만들어 사용해 온 김모씨의 작업실에서 경찰이 압수한 위조지폐들. /뉴스1

 

"오늘도 열심히 돈 벌어 올게." 경기도 성남에 사는 김모(48)씨는 지난 8년간 아내와 두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고 집을 나섰다. 그러나 그는 돈을 벌지 않고 '만들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5000원권 위조지폐 4만4000여장(2억2000만원)을 제작, 유통한 혐의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2002년 초 사업에 실패해 신용불량자가 된 김씨는 공사판을 전전하며 일자리를 수소문했지만 나이 때문에 재취업이 어려웠다. 대학에서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한 김씨는 2005년 3월 집 근처에 작은 지하 사무실을 얻어 컴퓨터와 컬러프린터, 재단기를 갖다 놓고 위조지폐를 혼자서 만들기 시작했다.

김씨는 치밀했다. 1만원권 지폐는 소액의 물건을 구매할 때 의심을 살 수 있어 피했고, 1000원권 지폐는 거스름돈을 너무 적게 받게 돼 5000원권을 택했다. 실제 지폐와 가장 비슷한 종이를 구했고, 숨은 인물 그림까지 재현했다. 지폐에 지문이 안 묻도록 항상 수술용 장갑을 끼고 작업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분석에도 걸리지 않았다.

김씨는 서울이나 지방의 특정 지역에 2∼3일 동안 머물며 한곳에서 위폐 200여장 정도만 사용했다. CCTV가 달려 있지 않고 주로 노인이 운영하는 동네 수퍼마켓, 철물점 등을 노렸다. 껌, 테이프, 작은 나사 등 500원 정도 되는 물건을 구입한 후 거스름돈을 챙기는 수법이었다. 아내에게는 지방 공사장에 간다고 했다.

김씨는 2005년 발견된 5000원권 위조지폐의 65.1%인 4775장을, 지난해 발견된 5000원권 위폐의 95.5%인 4239장을 유통했다. 김씨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수퍼 주인 황모(62)씨에게 꼬리를 잡혔다. 황씨는 올해 1월 김씨가 껌 값으로 내고 간 5000원권 지폐를 은행에 갖고 갔다가 위조지폐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폐 번호를 따로 적어 뒀다. 황씨는 5일 오전 김씨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또다시 5000원을 내고 껌을 사가자 지폐 번호를 대조해봤고, 가운데 번호가 일치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국가정보원·국과수·한국은행·한국조폐공사 등이 8년 추적에도 잡지 못했던 범인은 수퍼 주인의 신고로 마침내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