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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파밍' 수법으로 4억여원 빼돌린 일당 구속 (조선일보 2013.02.06 13:11)

'파밍' 수법으로 4억여원 빼돌린 일당 구속

 

일명 '파밍' 수법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파밍'은 개인 컴퓨터에 악성코드를 감염시켜 정상적인 경로로 금융회사 등의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피싱사이트에 연결되도록 하는 수법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가짜 농협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이를 진짜 농협 홈페이지로 오인한 피해자들의 계좌에서 4억여원을 이체해 편취한 혐의(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정모씨(31)등 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총책인 일명 '최실장' 등과 상호 공모해 정상적인 은행 사이트와 똑같은 내용의 가상 은행 사이트를 만들어 피해자들의 예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상경로를 거치더라도 가짜 은행사이트에 연결되는 일명 '파밍' 수법으로 예금 수억원을 가로챈 금융사기 조직원들이 경찰에 검거된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지능팀 권권철 경위가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파밍(Pharming)이란 새로운 피싱 기법 중 하나이며, 사용자가 자신의 웹 브라우저에서 정확한 웹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도가짜 웹 페이지에 접속하게 하여 개인정보를 훔치는 것을 말한다. 2013.2.6/뉴스1

 

이들은 지난해 8월 말 가상 은행사이트를 만든 뒤 피해자들이 이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보안승급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팝업창을 띄워 계좌번호, 비밀번호, 보안카드번호 등을 입력케 했다. 이어 해당 정보를 이용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아 피해자들의 계좌에서 총 67회에 걸쳐 4억여원을 빼돌렸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타인 명의의 현금카드를 이용해 빼돌린 돈을 인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최실장'으로부터 배달된 타인 명의의 현금카드에 이상이 있는 지를 확인한 뒤 이상이 없는 경우 중국에 있는 공범 '이실장'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실장'은 연락을 받은 뒤 국내 은행 사이트에 접속해 피해자들의 돈을 해당 현금카드의 계좌에 이체하고, 다시 정씨 등에게 알려줬다. 정씨 등은 '이실장'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1분에서 10분 사이에 현금을 인출했다.

경찰은 부천역 인근에서 타인 명의의 통장과 현금카드 등을 전달받는 사람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오모씨(35)를 검거한 뒤 정씨와 김모씨(27)를 순차적으로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5개월 전 인터넷을 통해 통장을 사겠다는 광고를 보고 알게 된 '최실장'으로부터 하루 인출 금액의 6%를 받기로 하고 범행을 저질렀고, 받은 돈은 대부분 생활비 및 유흥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 12대를 번갈아가며 사용했고, 타인 명의의 통장도 퀵서비스와 지하철 물품보관함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검거 당시 소지하고 있던 통장 및 현금카드 192개와 휴대전화 13대, 현금 1110만원을 압수하는 한편, 압수한 통장 및 현금카드의 거래내역을 분석해 이들의 여죄 및 공범 여부에 대해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전문인도 생김새로는 진짜 홈페이지와 가짜 홈페이지를 구별하지 못해 피해를 본 사실이 있다"며 "보안카드 번호 전부를 요구하는 경우 무조건 파밍사이트로 보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