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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유 머

로널드 레이건-가장 미국적인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가장 미국적인 대통령

유머

 

링컨과 처칠과 같이 레이건 역시 유머에 뛰어났다. 사람들은 딱딱함보다 부드러움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레이건은 알고 있었고 이를 현실에 적용했다. 레이건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부드러운 유머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늘 유머를 구사했다. 레이건을 연구한 거의 모든 사람들은 제각기 그의 뛰어난 유머실력을 이야기하고 있다.

레이건에 관한 가장 많이 알려진 유머는 그가 총격을 받고 난 후에 일어난 일이다. 총상을 입고 병원에 도착한 레이건은 간호사들이 흐르는 피를 지혈을 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손을 대자 "우리 낸시에게 허락을 받았나?"하고 농담을 던졌다. 피격 후 얼마나 혼돈스럽겠는가? 그런 중에도 레이건은 유머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1) 수술 후 참모들이 레이건의 병실을 방문하면서 대통령이 부재중에도 백악관이 기름을 친 것처럼 잘 돌아간다고 말을 하자 레이건은 "그런 소리를 내가 좋아할 줄 알았군?" 하고 말했다.

198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먼데일과 텔레비전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자로 나온 『볼티모어 선』의 헨리 트레이트가 레이건의 나이 많음에 대해 국가가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이를 타개하기가 어렵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레이건은 "나는 나이를 이번 선거의 이슈로 만들지 않겠습니다. 나는 나의 상대의 젊음과 경험부족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번은 레이건이 보좌관인 존 로저스와 백악관 집무실에 단둘이 있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대통령과 단둘이 있게 된 로저스는 긴장을 했고 이를 확인한 레이건은 갑자기 벽에 걸린 조지 워싱턴의 주머니에 손을 넣은 모습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워싱턴 대통령이 손으로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말했다. 로저스가 모른다고 말하자 레이건은 "나는 그가 가려운 곳을 긁는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를 만난 레이건이 그에게 농담을 던졌다. 개혁개방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소련에서 사람들이 식료품을 사기 위해 길고 긴 줄을 서는 장면이 자주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고 있었다. 이에 레이건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길고 긴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모스크바의 한 시민이 화가나 '이 모든 것이 고르바초프 탓이다. 나는 고르바초프를 죽이러 간다'고 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런데 얼마 후 그 사람이 고개를 숙인 채 돌아왔다. 사람들이 고르바초프를 죽였는가라고 말하자 '그 줄은 여기보다 두 배가 길었네'라고 말했다."

레이건은 기자회견을 자주했다. 1986년 3월에 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대답하기 곤란한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에 레이건이 보좌관에게 "개자식들(Sons of a bitch)"라고 말했다. 잘 듣지 못했지만 기자들은 이내 대통령의 말이 욕임을 확인하고 백악관 지하 기자실에서 "SOB(지하실의 아이들, Sons of the Basement)"라고 적은 티셔츠를 입고 무언의 시위를 했다. 며칠 후 레이건은 다시 기자들을 만났다. 레이건 역시 SOB가 쓰인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 이에 기자들은 약간 긴장했다. 그러나 레이건의 티셔츠 뒤에는 "예산을 아낍시다(Save Our Budget)"로 쓰여 있었다. 레이건의 재치 넘치는 유머였다.

각주

  1. 1) 앞에서 소개한 "총에 맞고도 죽지 않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지" "여보, 고개 숙이는 것을 깜박 했어" "당신들 모두 공화당원이지요? 그렇지요?" 등의 이야기도 이 때 함께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