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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해적

"애벌레 떠다니는 빗물 먹으면서 짐승처럼…" (세계일보 2012.12.03 09:24:45)

"애벌레 떠다니는 빗물 먹으면서 짐승처럼…"

제미니호 피랍서 석방까지

 

1일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582일 만에 풀려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호 사건은 역대 최장기 선박 납치 사건으로 기록됐다.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은 이전까지 가장 오랜 기간 납치됐던 삼호드림호(217일) 때보다 두 배 이상 고충을 겪어야 했다.


지난 9월27일 소말리아 주요 매체인 ‘리 사알라 미디어연합’ 온라인에 공개된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4명의 억류 생활 모습.

 

◆긴박했던 협상… 링스헬기까지 출동

지난해 4월30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될 당시 제미니호에는 한국인 선원 외에 인도네시아, 미얀마, 중국인 등 총 25명이 타고 있었다.

피랍 직후 싱가포르 선사는 해적과의 접촉을 통해 같은해 11월30일 선원 전원을 맞교환하는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해적들은 약속을 어기고 한국인 선원 4명만 풀어주지 않았다. 해적들은 한국 선원 석방 조건으로 아덴만 작전으로 사망한 소말리아 해적의 몸값과 작전 당시 생포돼 한국으로 이송된 해적의 송환 등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로 이어졌다.

그러나 억류 상태가 장기화하자 해적들이 석방금액을 낮췄고, 싱가포르 선사도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면서 최근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선원 4명을 인계받는 과정에서 소말리아 영공에 우리 군 링스헬기가 전격 투입되기도 했다. 당초 선사가 준비한 구조선으로 소말리아 해안에서 선원을 데려오기로 했지만, 이날 3m가 넘는 파도로 접안이 불가능해지자 인근 해역에 대기하던 청해부대 강감찬함에서 링스헬기가 투입돼 선원들을 이송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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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장 “우리에서 짐승처럼 지냈다”

1년7개월여 만에 석방된 제미니호의 박현열 선장은 “해적에 감금돼 있던 그동안 우리에서 짐승처럼 지냈다”고 피랍 이후 비참했던 생활상을 전했다.

박 선장은 청해부대 강감찬함을 타고 이동 중인 2일 언론과의 위성전화 통화에서 “빗물을 받아먹으면서 실지렁이와 올챙이, 애벌레가 떠다니는 것을 러닝셔츠로 걸러내면서 생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금된 선원들과 짐승과 차이가 있다면 화장실을 이용한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랜 감금 생활로 운동을 전혀 할 수가 없어 체력이 많이 떨어졌고 체중도 4명 모두 10㎏ 정도 빠졌다”고 말했다.

박 선장은 감금 생활 자체도 힘들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해적들이 가족에게 전화를 걸게 한 뒤 가족들이 들으라고 공포탄을 쏘고 선원들의 귀와 목을 비틀어 비명을 지르게 할 때였다고 털어놓았다.

◆피랍선원 가족, 기쁨과 안도의 눈물

제미니호 한국인 선원 전원 석방 소식이 알려지자 피랍 선원 가족들은 기쁨과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박 선장의 여동생 박현애(부산 연제구)씨는 “그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심정을 어떻게 다 말로 표현하겠느냐”며 “피랍자 가족들 모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석방 소식이 알려지고 40분쯤 뒤 오빠 전화를 받았다”면서 “오빠는 ‘오빠다. 오빠 이제 간다’면서 눈물을 흘리고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가 한국군의 호위를 받으며 소말리아 해역에서 나와 케냐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며 “‘아직 절차가 남아서 바로는 못 들어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미니호의 국내 업무를 담당한 부산 동구 초량동의 J선박 관계자도 “큰 짐을 내려놓았다”며 “그동안 인내해온 선원과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