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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제 송태회

식사 후에는 외할아버지의 안내에 따라 미술관?? 같은 곳에 갔습니다. 외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되시는 분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전 솔직히 별 기대 안했는데..







헐..ㅋ

마치 만화책처럼, 약 120여점의 그림이 이어져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80여점까지만 볼 수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그림보다는 글씨체에 관심이 많아서, 한참동안 한자를 쳐다봤습니다. 한자를 잘 몰라서 읽을 수는 없었지만요.. ㅜㅜ; 근데 이건 약과에 불과했어요.





저는 글씨 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글씨가 그 사람의 무언가를 나타낸다고 믿고요. 가끔 글씨가 그 사람의 수준이나 성격을 나타낸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그 정도의 말까지는 공감할 수 없지만, 정말 말 그대로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작품에서 염재 송태회의 기개와 풍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왠지 대장군이 쓴 느낌이에요. ㅋㅋㅋ 이런 분이 제 외고조할아버지라니, 뭔가 기분이 묘했습니다.

특히 '淸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작품도 정말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다 할 매력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아 이것도 정말 마음에 들어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던 작품이에요. 이런 글씨를 쓰고 싶거든요. 절제된 화려함? 정도의 느낌입니다. 작품과도 잘 어울렸고요. 부끄럽지만 손가락으로 허공에 따라 쓰기도 했습니다 ㅜㅜㅋㅋ



이건 처음 봤을 때 뭔가 알 수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왠지 뭔가 느낌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정의할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잘 쓴 것 같기도, 그냥 그런 것 같기도 했고요. 그리고 글씨체가 뭔가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간단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것 같다가도, 갑자기 섬세해지며 여성적인 느낌이 들다가도, 화려하다가도...........미궁..ㅋㅋ 이건 뭐지.. 하면서 아래를 봤더니..



..........

아... 이게 바로 추사체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국사 시간에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당시 국사 선생님 개인적인 말씀으로는, 한석봉도 글씨를 무척 잘 쓰지만,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시는 것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한석봉은 왕희지의 글씨를 이어받은 것이었지만, 추사 김정희는 그 본인만의 글씨체를 만들었다고요. 그 때 선생님이 '天'이라는 글자를 여러 글씨체로 쓰시면서, '추사 김정희는 이런 식으로 매번 글자를 다르게 쓰지만, 그 모든 글자에 각자의 매력이 있어'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위의 그림도 염재 송태회가 그린 그림. 외고조 할아버지라고 하기도 묘하고..;;

전 수묵화는 어떤 그림이든 별 생각이 안들어서 그냥 사진만 찍고 넘어갔습니다.





그냥 꽃도 있고, 예뻐서 찍은 사진. 제가 중3 때 쯤 펜글씨 연습하면서 썼던 글씨와 비슷하네요. 한 2%정도..ㅋㅋㅋ 이런 글씨를 아주 아주 어설프게 흉내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