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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중 국

한국·삼성 조롱하며 日샤프 끌어안았던 대만男, 6개월 만에 (조선일보 2012.08.06 16:57)

한국·삼성 조롱하며 日샤프 끌어안았던 대만男, 6개월 만에

 

혼하이 정밀공업 궈타이밍 회장.
나는 일본인을 존중한다. 일본인은 절대 뒤에서 칼을 꽂지 않는다. 그러나 가오리방쯔(高麗棒子·중국인이 한국인을 얕잡아 부르는 비어)는 다르다.”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드는 폭스콘의 모회사인 대만 혼하이 정밀공업의 궈타이밍(테리 고) 회장이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다.

궈 회장은 일본 전자업체 샤프와 폭스콘의 협력관계를 강조하면서 “샤프의 기술은 삼성전자보다 우수하다”며 “폭스콘과 샤프가 힘을 합쳐 삼성전자를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한국인과 삼성전자를 폄하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궈 회장이 이런 말을 한 건 일본 전자업체 샤프와 폭스콘의 협력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폭스콘은 지난 3월 샤프의 지분 9.9%를 670억엔에 인수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모바일, 가전제품 등 분야에서 샤프와 긴밀히 협력해 삼성전자를 따라잡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궈 회장의 ‘일본 사랑’은 채 반년도 못 가 엄청난 손실로 돌아왔다. ‘절대 등에 칼을 꽂지 않는다’는 일본 기업 때문에 무려 63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대만 언론들은 5일 “혼하이정밀이 일본 샤프에 대한 지분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떠안게 됐다”며 “대만 증권업계는 샤프 지분 투자에 따른 혼하이 정밀의 단기 평가 손실 규모가 167억 대만달러(약 6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혼하이정밀은 지난 3월 샤프 지분 10%를 주당 550엔에 사들였지만 최근 샤프의 주가가 주당 192엔까지 추락하면서 손해를 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샤프 투자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지난 3일 하루 동안 대만 증시에서 팍스콘, 치메이 등 혼하이 4개 계열사는 시가총액이 무려 475억대만 달러(약 1조8000억원)가 증발했다.

혼하이정밀은 “샤프 측과 지분 인수가격 재조정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지만 샤프 측은 재협상 요구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혼하이 정밀은 “샤프에 대한 투자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며 철회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