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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여수 세계 박람회

[사설] 상하이 vs 여수엑스포 준비자세 하늘과 땅 차이 (매일경제 2009.06.02)

[사설] 상하이 vs 여수엑스포 준비자세 하늘과 땅 차이

내년 5월 상하이엑스포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450억달러를 도로, 철도, 공원 등 사회기반시설에 집중 투자해 도시의 틀을 바꾸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하이를 국제금융과 물류허브로 키우면서 경기 부양 효과도 거둔다는 전략이다.

엑스포를 활용해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는 측면에서 상하이와 직접 비교되는 도시는 여수다. 하지만 2012년 5월 여수엑스포를 꼭 3년 앞두고 여기저기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조직위원장 자리부터 석 달째 공석인 데다 7000억원 민자유치 사업 중 일부도 차질이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전체 일정이 틀어질 정도는 아니고 지역 민원도 섞여 있으니 지나친 기우일 수 있다. 그러나 2007년 11월 유치에 성공했을 때에 비하면 중앙정부, 지자체, 관련기관의 열기가 식은 듯해 보인다.

세계박람회 인정엑스포인 여수 행사는 상하이보다 규모가 작지만 관람객 800만명과 12조3000억원 규모 생산유발이 기대되는 엄청난 행사다. 경제 효과에서 1993년 대전엑스포나 2002년 월드컵보다도 훨씬 크다는 얘기다. 그에 비해 준비기간 3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고 상하이와 확연하게 차별화ㆍ전문화된 콘텐츠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더구나 지금부터 실행단계로 진입하는 사업이 한둘이 아닌데 늑장 부리다 뒷감당 못하는 사태가 오지 말란 법이 없다.

중앙정부가 종합 지원책을 더 적극적으로 강구했으면 한다. 최소 3년간 헌신적으로 일할 위원장 인선부터 속히 매듭짓고 아쿠아리움 등 민자사업에 대한 재정지원 필요성도 검토했으면 한다. 국가적 행사가 인구 30만명에 불과한 여수시 개발 안목으로 치러져선 안 된다. 상하이의 원대한 전략을 참고해 남해안 관광벨트와 조선소, 우주항공기지 등 주변 시설을 연계한 초광역권 구상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 특히 행사시설 투자엔 철저한 사후관리 계획이 전제돼야 하므로 여수시도 시설 유치에만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 청사진으로 주민을 설득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