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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조각에 쓴 암호, 목간을 아시나요 9조선일보 2009.5.20)

나무 조각에 쓴 암호, 목간을 아시나요

국립부여박물관서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 물사벌(勿思伐·현재 경북 상주)의 두지(豆只)라는 사람이 피(稗·곡물 이름) 1섬을 냈다’는 것을 표시했다./문화재청 제공
전시회 중앙박물관선 흉노유물전

동북아시아 고대인들이 살았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 두 개가 19일 동시에 시작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와 국립부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공동으로 6월 28일까지 국립부여박물관에서 《나무 속 암호, 목간》 특별전을 개최한다. 목간(木簡)은 나무 조각에 먹글씨를 쓴 것으로 종이가 귀하던 삼국시대에 물품이나 짐의 꼬리표, 또는 메모지 역할을 했다. 요즘 택배 꼬리표처럼 물건을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배달하는 데 사용됐고, 음식물에 제조 연월일을 적어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데 쓰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10여 년간 발굴 조사한 목간과 관련 유물 등 총 300여 점이 전시된다. 함안 성산산성과 경주 월성해자(垓子)에서 출토된 신라 목간 200여 점과 부여 관북리 등 백제 관련 유적 출토 목간 50여 점, 김해 봉황대유적과 인천 계양산성 출토 논어 목간 3점, 태안과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고려시대 목간 30여 점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목간을 볼 수 있다.

이들 목간은 우리 선조의 삶과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함안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은 낙동강 물길을 이용해 쌀·보리·조·피 등 곡식이 이동했음을 보여주고, 경주 안압지 목간은 신라 궁중의 요리와 식생활을 짐작하게 한다. 부여 쌍북리 좌관대식기 목간은 춘궁기에 곡식을 꾸어주고 추수기에 5할의 이자를 붙여 갚았던 백제시대 환곡제도를 기록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7월 19일까지 테마전 《도르릭나르스 흉노무덤 발굴 성과전》을 개최한다. 지난 2006~2007년 국립중앙박물관이 몽골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 몽골 국립박물관과 함께 몽골 도르릭나르스 흉노 무덤군을 발굴 조사한 성과물을 전시하는 자리다. 소뼈를 넣고 비단으로 입구를 감싼 청동 솥, 금제 허리띠 장식, 청동 등잔과 말·양 등의 동물 순장자료를 비롯해 중국 거울, 등잔, 칠기, 옻칠 된 마차 등 흉노 유물 90여 점이 소개된다.

'둥근 소나무 숲'이라는 뜻의 도르릭나르스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북쪽으로 400㎞ 지점에 있는 흉노 최대 고분군(群)으로 약 200기의 흉노 무덤이 분포해 있다.

몽골 도르릭나르스 흉노무덤에서 출토된 청동 솥과 솥 안에서 나온 소뼈./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부여박물관서 특별전

국립부여박물관은 고대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나무 속 암호, 목간' 특별전을 6월 28일까지 개최한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와 공동으로 여는 전시이다. 목간(木簡)은 나무 조각에 먹글씨를 쓴 것으로 종이가 귀하던 삼국시대에 물품이나 짐의 꼬리표 또는 메모지 역할을 했다.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목간(木簡)/부여박물관 제공

이번 전시에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10여 년간 발굴 조사한 목간과 관련 유물 등 총 300여점이 선보인다. 함안 성산산성 등에서 출토된 신라 목간 200여점, 부여 관북리 등 백제 관련 유적 출토 목간 50여점, 태안과 신안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고려시대 목간 30여점 등을 접할 수 있다. 경주 안압지 목간을 통해 신라 궁중요리와 식생활을, 부여 쌍북리 좌관대식기 목간을 통해선 춘궁기에 곡식을 빌리고 추수기에 갚는 백제의 환곡제도를 엿볼 수 있다.

부여박물관 전상은 홍보담당은 "베일을 벗은 목간을 통해 생생한 조상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41)833-8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