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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찬다, TV처럼 본다… 휴대폰의 진화 (조선일보 2009.06.09)

손에 찬다, TV처럼 본다… 휴대폰의 진화

13.9㎜ 두께의 와치폰 TV급 화질의 휴대전화도
프로젝터 장착해 50인치 외부 스크린으로 영화감상·프레젠테이션까지

첩보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는 손목에 찬 와치폰으로 상부와 연락하곤 했다.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와치폰이 LG전자에 의해 다음달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을 노크한다. 두께가 13.9㎜ 남짓해 와치폰은 두껍고 투박할 것이란 예상을 깼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HD(고화질) TV급 화질을 가진 휴대폰을 내놓는다. TV를 보는 것처럼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기기이다. 음성통화기능 위주였던 휴대폰이 '입는 휴대폰' '보는 휴대폰'으로 진화하고 있다. 첨단기술 발전에 힘입어 수년 전만 해도 먼 미래의 휴대폰으로 여겼던 제품 기능이 실생활에서 현실로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을 차고, 휴대폰으로 본다

LG전자가 8일 국내 시장에 선보인 '프라다2'는 와치폰의 일부 기능을 담고 있다. 휴대폰 출고 가격은 179만3000원으로 웬만한 40인치 LCD TV 가격보다 더 비싸다. 프라다2는 휴대폰 본체와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로 연결된 손목시계형 프라다 링크로 구성돼 있다.

전화가 걸려오면 손목시계형 '프라다 링크'에 진동이 일고 화면에 발신자 번호, 메시지 내용 등이 뜬다. 통화보류나 통화거절도 할 수 있다. 프라다폰 본체는 전화 걸 때를 제외하고 가방이나 호주머니에 집어넣을 수 있다. 프라다 링크는 평소엔 손목시계 역할을 한다.

LG전자 조성하 한국사업담당 부사장은 "1000여명의 SK텔레콤의 우량고객을 상대로 사전 설명회를 연 결과 고객들은 시계와 휴대폰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인터넷에 올려놓은 글로벌 전략폰의 '엑스레이' 사진. 이달 15일 출시되며 HD TV급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왼쪽위),노키아가 제시한 미래 휴대폰. 디스플레이를 휘게 만들어 손목에 찰 수도 있다.(왼쪽아래), LG전자가 국내에 선보인 프라다2 휴대폰. 손목에 차는 프라다 링크를 통해 발신자 번호·메시지 확인이 가능하다.(오른쪽)

휴대폰 화면을 TV급으로 올리려는 시도도 한창이다. 모바일(mobile) 인터넷을 이용한 영화·TV·게임·사진 등의 콘텐츠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휴대폰의 보는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들어 선보이는 주요 휴대폰 기종마다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이는 LCD보다 한 단계 올라선 기술로, 자연색에 가까운 화질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국내 시장에도 나온 프로젝터폰과 울트라 햅틱이 대표적이다. 프로젝터폰은 휴대폰에 프로젝터를 장착해 50인치 외부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노키아도 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N86모델에 AMOLED를 탑재하며 화질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기존 AMOLED 휴대폰보다 4배 이상 화질이 뛰어난 모델을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AMOLED 디스플레이의 전 세계 휴대폰 채용률이 올해 2.3%에서 2015년 40%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가 다음달부터 유럽시장에 선보일 와치폰. 영상통화도 가능하다.(왼쪽),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선보인 울트라 햅틱. LCD보다 선명한 AM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오른쪽)

미래 휴대폰의 키워드는 '편리함'

'입는 휴대폰', '보는 휴대폰' 같은 미래형 휴대폰의 공통점은 '편리함'이다. 노키아가 지난해 공개한 미래형 휴대폰 모프(Morph)가 대표적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연구팀과 공동개발 중인 모프는 주변 상황에 따라 휴대폰의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플렉서블(flexible)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했다.

모프는 모양을 변경해 팔찌처럼 팔목에 차고 다닐 수 있다. 노키아는 향후 5~7년 내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의 김후종 NI(넥스트 인터넷)기술원 상무는 "휴대폰이 갈수록 신체의 일부처럼 대우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