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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아이디어

`파워 블로거 등 시민들 언론활동 참여 시켜야` (조선일보 2009.06.06)

"파워 블로거 등 시민들 언론활동 참여 시켜야"

입력 : 2009.06.06 00:25 / 수정 : 2009.06.06 03:01

찰리 베켓은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뉴미디어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언론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며“그 기회를 활용하는 언론이 살아 남을것”이라고 말했다./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베켓 LSE 미디어연구 책임자

"전통 미디어들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독자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는 일반 시민(독자)들이 저널리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스'(LSE· London School of Economics & Political Science)의 미디어 연구기관 폴리스(Polis)를 이끌고 있는 찰리 베켓(Beckett)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회장 김정기)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시작 전에 오택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함께 그를 만났다. 그는 영국의 한 지방신문 기자로 시작해 BBC와 채널4 등의 방송사에서 뉴스 프로그램 에디터로 일했으며, LSE에는 3년 전에 합류했다. 지난해 네트워크 저널리즘 이론을 담은 '수퍼 미디어'를 출간했다.

베켓씨는 언론인과 시민의 협업(協業)을 통해 언론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BBC나 타임스 같은 주류(主流) 언론이 개인 블로그나 인터넷 언론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미디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뉴미디어와 새로운 통신기술의 등장은 기존 언론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시민들이 만드는 저널리즘이나 뉴미디어가 주류 언론을 대체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쓰촨지방의 대지진을 알린 것은 한 시민의 문자메시지였고, 사담 후세인의 사형 장면을 전한 것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휴대폰이었다"며 "언론(인)과 연락하는 수단이 전화나 편지밖에 없던 시대와 달리 시민들은 적극적인 참여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 폭설 당시 이틀 동안 6만 장의 사진이 인터넷을 타고 BBC에 보내진 사례나 BBC의 홈페이지에 이라크전(戰)에 파병됐다가 돌아온 군인이 경험담을 올려 수많은 독자를 확보한 사례 등도 소개했다. 그는 "100명의 전문가 블로그를 거느린 홈페이지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언론이 앉아서 시민의 제보를 기다리지 말고,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는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 같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로 직접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언론사가 이들 사이트에서 '뉴스 퀴즈 쇼' 같은 이벤트를 벌일 수도 있고, 이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로의 트래픽을 늘리고, 시민들이 뉴스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이나 블로그에 고의로 '가짜 기사'가 올라올 위험에 대해 묻자, 그는 "가짜 기사는 비단 인터넷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인터넷은 초창기와 달리 누군가 잘못된 내용을 올리면 금방 오류를 찾아내고 밝혀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기능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