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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매력적인 경제파트너 슬로바키아 (내일신문 2009.04.22)

매력적인 경제파트너 슬로바키아

박용규 주슬로바키아 대사, 2009.4.22 내일신문 게재


지난 1월초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 국립극장에 유럽의 정치·경제계 거물들이 모였다. 슬로바키아가 구동구권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유로화를 도입한 것을 경축하기 위한 행사에 폴란드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 등 EU국가 정상과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트리세 유럽중앙은행장 등이 참석한 것이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피쵸 슬로바키아 총리는 ‘유로화 도입은 슬로바키아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성취’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선언했다.

유로화 도입은 역사적 사건

유로화 도입은 지난 수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소위 마스트리히트 기준이라는 엄격한 조건을 충족해 성사된 것이다. 이는 슬로바키아가 2004년 EU 가입, 2007년 셍겐 존 가입에 이어 이제 명실상부한 EU 정회원이 된 것을 의미한다.


슬로바키아는 역사적인 이유로 이웃 큰 나라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데, 폴란드 헝가리 체코에 앞서 경제 선진국의 상징인 유로화를 도입한 것은 국민적 긍지와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경사였다.

슬로바키아는 2004년 EU 가입을 계기로 과감한 경제개혁을 단행해 자동차, 전자, 금융, 에너지 및 서비스분야에서 대규모 외국투자를 유치하고 이들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유럽 시장에 수출함으로써 지난 5년간 년 평균 7.4%라는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고속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폭스바겐, 푸조, 기아자동차의 3대 자동차 공장을 유치해 년 60만대를 생산하여 국민 일인당 생산량에 있어서 세계 1위가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2년 삼성전자를 선두로 2006년 기아자동차, 2007년 삼성LCD공장과 협력업체를 포함해 총 70여개 기업이 진출함으로써 슬로바키아는 중유럽에서 가장 큰 투자생산기지가 됐다. 우리 기업들이 자동차, 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와 시설장비 대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함에 따라 양국 간 교역도 지난 4년간 5배나 증가하여 작년에는 35억불에 이르러 유럽에서 8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한국 기업이 슬로바키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슬로바키아 노동자 2만 여명이 우리 공장에서 일하고 있고, 슬로바키아 GDP의 10%, 수출의 15%를 우리 기업들이 창출하고 있으며, 슬로바키아 10대 기업 중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가 포함되어 있다.

슬로바키아는 이제 단순 제조업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지식기반경제 건설을 목표로 고속도로 등 인프라 개선, 교육 개혁을 통한 고급인력 양성을 포함한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저렴한 인력을 활용한 제조업에 치중되어있는 양국 경제 관계를 물류, 서비스, 관광, 과학, 기술과 R&D 분야까지 확대 발전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과 슬로바키아는 개방적이며 무역의존도가 큰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경제위기극복을 위해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고 자유무역을 증진하여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피쵸 총리는 지난 4월초 아리랑 TV와의 특별 회견에서 한-슬로바키아 관계를 가장 성공적인 양자관계의 모델이라고 높이 평가한바 있다.

한 총리 방문으로 양국관계 격상

한승수 국무총리의 이번 방문은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양국 관계의 지속적인 확대 발전과 아울러 세계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양국 우호협력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격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