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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한-아세안 FTA의 완성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 (제민일보 2009.06.09)

한-아세안 FTA의 완성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지난 6.1-2일간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아세안 관계가 전면적인 협력의 시대로 진입함과 동시에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본 궤도에 올려 놓았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에 한 획을 긋는 매우 중요한 행사였다. 행사 준비와 진행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해 주신 제주도민들께서 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이 기고문을 빌어 제주도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금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백미를 장식한 행사 중 하나가 6.2일 있었던 한-아세안 투자협정의 서명이다. 한-아세안 투자협정의 서명은 단순히 하나의 투자협정을 서명하는 것을 넘어서 2005.2월부터 진행되어 온 한-아세안 FTA 협상이 완결되고 한-아세안 자유무역지대가 완성하게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총인구 5.8억명, GDP 1조 3천억달러 규모의 단일시장,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3대 교역파트너이며 2위의 투자지역”이라는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세안은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신흥시장이자 우리의 중요한 경제협력 대상 지역이다. 또한 아세안은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와 대화관계를 유지하고 1997년 이래 매년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있는 중요한 외교 파트너이기도 하다.

한-아세안 양측은 이러한 긴밀한 관계를 고려하여 2004.11월 “한-아세안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목표로 한-아세안 FTA 협상의 개시를 선언하고 지금까지 한-아세안 FTA 기본협정, 분쟁해결제도협정, 상품무역협정, 서비스협정을 체결ㆍ발효하였다. 국내 사정으로 인해 상품협정과 서비스협정 서명에 참여하지 못하였던 태국도 금년 2월에 이 두 협정에 가입하였다.

2007.6.1일 한-아세안 FTA 상품협정의 발효 이후 한-아세안 간의 교역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아세안과의 2006년과 2007년 교역량이 전년 대비 각각 15.5%, 16.3% 증가한데 반하여, 상품협정 발효 이후인 2008년 교역량이 전년 대비 26% 증가하여 902억불에 달하게 된 것은 한-아세안 FTA가 양측 교역량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금번에 서명된 한-아세안 FTA 투자협정은 이러한 효과를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협정은 기존에 우리나라와 아세안 개별국가들간에 체결되어 있던 투자보장협정을 넘어서는 투자보호 장치를 제공하고 이를 FTA의 틀 내에서 이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아세안에 진출한 대다수의 우리 기업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현지 투자를 하여, 중간재를 우리나라로부터 수입ㆍ가공한 후 우리나라에 재수출하거나 제3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 한-아세안 FTA 투자협정은 아세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對아세안 투자를 확대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협정 서명으로 완성되는 한-아세안 자유무역지대는 양측간 교역 및 투자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아세안 10개국은 합의된 협정문에 따라 2012년부터 상품무역 분야의 추가적 자유화를 추진하게 되어 있고 서비스ㆍ투자 분야의 추가 자유화 필요성도 검토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아세안과의 교역ㆍ투자 여건 개선 뿐 아니라 양측 모두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세안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제 발전과 소득 증대는 제주도가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고 한-아세안 자유무역지대가 완성됨으로써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국제회의 개최 능력을 세계에 널리 알리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하여 제주도가 활력 넘치는 국제자유도시, 국경과 인종을 넘어서는 평화의 지역, 그리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출처: 제민일보 200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