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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푼 M&A` 현대판 봉이 김선달 적발 (뉴시스 2010.01.10)

'무일푼 M&A' 현대판 봉이 김선달 적발

자기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수백억원대 회사를 인수한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검찰에 적발됐다. 법정관리 중이던 회사의 매각 정보를 빼내 인수자가 된 뒤 이 회사 대표 등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 무일푼으로 인수합병(M&A)에 성공한 것.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전현준)는 10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설립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가 제한경쟁입찰방식으로 매각하려던 A가구 매각 정보를 빼내 인수자로 선정된 뒤 주가를 조작해 인수대금을 치른 M&A 업자 정모씨(45)를 입찰방해 및 배임수·증재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또한 돈을 받고 입찰정보 입수를 알선한 전직 자산관리공사 직원 이모씨(52), 이들에게 입찰정보를 제공한 현 자산관리공사 직원 맹모씨(48) 및 주가조작 자금을 제공한 A가구 대표이사 정모씨(50) 등 6명을 불구속기소, 차명 증권계좌를 제공해 주가조작을 도운 유모씨(47) 등 3명을 약식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M&A 업자 정씨는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직원인 이씨에게 1억9000만원의 자문료를 주고 입찰정보를 빼내줄 것을 요구했고, 이씨는 받은 돈으로 현직 자산관리공사 직원 맹씨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뒤 정보를 빼내 정씨에게 줬다.

이렇게 입찰참가 예상업체 명단과 업체별 입찰동향 등을 빼낸 정씨는 입찰에 참가해 인수자로 선정됐고, 그후 A가구 대표이사 정씨 등으로부터 빌린 15억원을 이용해 전직 증권사 직원 등을 고용해 주식 시세를 조종,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자 이를 담보로 사채업자 등으로부터 돈을 꿔 인수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이른바 무자본 M&A를 성사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공기업을 상대로 입찰정보를 빼내고, 사채를 끌어들여 기업을 인수한 후 전매이익을 노리는 무자본 투기세력의 불법성과 이에 협조한 전현직 공기업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빚어낸 범죄"라며 "공적자금을 투여해 어렵게 정상화시킨 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매각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