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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돌로 만든 종이 국내에 상륙…유니에코 판매 (매일경제 2010.02.09)

돌로 만든 종이 국내에 상륙…유니에코 판매
1톤 만들면 나무 20그루 아껴

대만 기업 LM인터내셔널이 `돌 종이`를 생산하는 현지 공장(왼쪽)과 국내 인쇄업체 한진피앤씨가 이 종이를 바탕으로 만든 메모지.
오는 3월 중국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선보이는 `돌 종이`가 국내서도 판매된다.

대만 기업 LM인터내셔널은 한국법인 유니에코(대표 김병직)를 통해 돌 종이 `미네랄 페이퍼`를 본격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돌 종이는 돌가루(석회)와 폴리에틸렌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만든 친환경 용지. 벌목이 필요없고 종이를 하얗게 하기 위한 표백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김병직 유니에코 대표는 "펄프 종이 1t을 돌 종이로 대체하면 나무 20그루를 보호하고 물 95ℓ를 절약할 수 있다"며 "벌목에 따른 생태계 파괴도 예방할 수 있어 동식물도 함께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은 원료 추출 과정에 있다. 시멘트 원료이기도 한 석회석에서 탄산칼슘(CaCO3)을 추출해 폴리에틸렌과 8대2 비율로 혼합해 미네랄 팰릿을 만들고, 다시 이를 압축ㆍ코팅해 두루마리로 만들면 돌 종이가 된다.

기능은 일반 종이보다 뛰어나다. 특히 암석 특성상 습기를 머금지 않아 물에 담가도 젖지 않고 오래 보관해도 말려 올라가는 컬 현상이 없다. 또 산ㆍ알칼리 등 화학약품에 잘 변질되지 않고 벌레가 먹지 않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다소 비싸고 돌로 만든 만큼 기존 종이보다 약 20% 무겁다. 인쇄업체 한진피앤씨는 "너비 788㎜×1091㎜, 무게 120g/㎡짜리 아트지가 통상 7만8080원이라면 `미네랄 페이퍼`는 11만520원"이라며 "기능은 고급 종이인 유포지와 비슷해 오히려 저렴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LM인터내셔널은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와 안후이성에 각각 72만t, 6만t 규모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출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이번 양회에 돌 종이를 선보이는 것은 종이 수요가 늘어 대비할 필요를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인 1인당 연간 종이 소비량은 60㎏ 정도로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수요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돌 종이는 1950년대 미국 3M이 모래 종이(Sand Paper)라는 이름으로 개발한 것이 계기. 1970년대 선진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해졌지만 투명도가 높고 가격이 비싸 상용화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기존 나무 종이를 대체할 만큼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고 2007년부터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일부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