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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영유권 분쟁

中 유인 잠수정, 남중국해에 `오성홍기` (조선닷컴 2010.09.04 17:29)

中 유인 잠수정, 남중국해에 '오성홍기' 꽂다

입력 : 2010.09.04 03:03 / 수정 : 2010.09.04 17:29

해저에 꽂은 국기 "국제법상 아무 효력 없지만…" 호시탐탐 '이어도' 노린다

중국은 남중국해(南中國海) 해저에 소형 유인 잠수함을 이용, 중국 국기를 꽂아 놓았다고 밝혔다.

뉴시스 8월 26일



남중국해 3759m 심해까지 내려가 바닥에 오성홍기를 꽂 은 중국의 유인잠수정. 중국은 이 잠수정으로 태평양의 해저자원 개발에도 나선다.

중국이 바다 밑바닥에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꽂은 남중국해는 중국·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둘러싸인 바다로 30년 이상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스프래틀리 군도(난사군도) 등 남중국해 일대는 천연가스와 원유 등이 매장된 자원의 보고이자 군사 요충지. 인접국가들이 눈에 불을 켜고 영유권 주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중국이 지난 5~7월, 17차례에 걸친 시도 끝에 성공한 '수심 3759m 유인(有人)잠수'를 뒤늦게 공개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 해저에 국기를 꽂으면 영유권 주장에 법적 효과가 있을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문진 전문책임연구원은 "국제법상 아무 효력이 없지만 정치적으로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자원 개발경쟁에서 기술적 우위가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내비친 셈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잠수정이 국기를 꽂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하면서도 그 지점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아 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을 자극했다. 하지만 중국과 갈등 중인 나라들은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심해 유인잠수정 개발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처럼 따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필리핀이 중국 대응 차원에서 러시아 잠수함을 도입하고 있지만, 잠수 가능 최대 깊이가 300m여서 군사용 외에 다른 용도로는 쓰기 어렵다.


중국 외에 전 세계에서 3000m보다 깊이 유인 잠수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일본·프랑스·러시아 등이다. 후발주자인 중국은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심해 유인잠수정 개발에 뛰어들었다. 러시아의 기술지원을 받아 개발한 유인잠수정이 이번 남중국해 탐사에 투입된 '교룡(蛟龍)'이다. 교룡은 3명을 태우고 남중국해 심해로 내려가 9시간 동안 탐사·실험을 했고 로봇팔을 조작해 해저에 오성홍기를 꽂았다.

한국도 이번 사건을 강 건너 불 보듯 할 상황은 아니다.

2007년 이어도를 자국 영토로 주장해 논란을 불렀던 중국은 지금도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岩礁)라 부르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어도 해역은 마라도 서남쪽 82해리(149㎞)에 있고 지리적으로도 우리나라 대륙붕의 일부다. 국제법상 수중 암초는 영토가 될 수 없는데도 중국은 이어도가 자국 영토인 것처럼 말한다. 이어도 인근 바다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했던 것처럼 이어도 인근 해저에 오성홍기를 꽂고 이곳을 분쟁수역으로 만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아직 중국의 교룡 같은 심해 유인 잠수정을 개발하지 못했다. 대신 2006년에 개발한 심해 무인(無人)잠수정 '해미래'가 있다. 해저탐사용이지만 로봇팔을 갖추고 있다. 개조를 잘하면 태극기를 해저에 꽂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