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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이상기후로 대풍맞은 자연송이㎏당 120만원→20만원 (매일경제 2010.10.05 11:15:14)

이상기후로 대풍맞은 자연송이…㎏당 120만원→20만원

습한 날씨로 10년만에 최대 수확

기사입력 2010.10.04 16:25:54 | 최종수정 2010.10.05 11: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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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 폭등을 불러온 이상 기후 덕분에 가격이 폭락한 농작물이 등장했다. 바로 자연산 송이다.

11년 만에 최대 풍년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전례 없는 대풍년으로 `금송이`로 불리던 귀하신 송이 값이 불과 보름 새 ㎏당 100만원이나 폭락했다.

4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는 추석 전 ㎏당 80만~120만원대를 형성하던 자연송이 상품 가격이 20만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자연산 송이 하품은 심지어 1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올해 자연산 송이 대풍년은 무엇보다 날씨 덕분이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송이는 생육 때 땅 온도가 평균 19도 정도로 서늘하고 습도가 높아야 잘되는데 올해는 지난 8~9월 태풍 곤파스에다 잦은 비로 강우량이 풍부한 데다 수확기를 앞두고 아침저녁 기온차가 커 송이 생장에 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채소류 값 폭등을 몰고온 이상 기후가 최적 생육 조건을 제공했다는 것.

송이 가격 폭락에는 풍년으로 물량이 늘어난 점 외에도 추석 이후 수요가 줄어든 것도 크게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송이가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시기는 10월 초ㆍ중순. 그런데 올해는 예년보다 추석이 일러 선물 수요가 몰리는 추석 때는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중에 나오지 않아 가격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추석 이후 선물용 수요가 감소한 반면 송이 채취량은 늘면서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가뭄으로 유례 없는 흉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양양 송이 1등급 1㎏이 136만원까지 치솟아 `황금 송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올해에도 지난달 중순 양양 송이 첫 공판에서 1등급 1㎏ 가격이 98만원을 기록한 후 추석 특수로 110만원까지 고공 행진했다. 하지만 추석 이후 채취량이 급증한 반면 수요는 줄면서 이달 2일 공판에서는 1등급 ㎏당 가격이 18만원대를 기록했다.

자연산 송이는 까다로운 생육조건 때문에 버섯류 중 유일하게 인공 재배가 안 될 뿐만 아니라 생산량이 많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귀한 버섯이다. 이 때문에 1년 중 주로 명절 때 선물용으로 소량 판매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김준기 하나로마트 채소팀장은 "자연산 송이는 원체 귀하고 비싸서 추석 때 선물세트로만 소량 판매되고 추석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는데 올해는 대풍년이라 추석이 지났는데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이맘때 아예 판매조차 하지 않았던 송이를 평일 하루 평균 400만~500만원, 주말에는 1000만원어치가량 판매하고 있다.

자연산 송이 주산지인 양양에서는 올해 채취량이 5t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채취량에 비해 10배가 넘는다.

지난해에는 가뭄으로 최악의 흉작이 되는 바람에 채취량이 480㎏에 불과했고 2008년에는 2097㎏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