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주철환 `리더십은 선망 아닌 희망이 돼야` (연합뉴스 2010-10-02 19:02)

주철환 "리더십은 선망 아닌 희망이 돼야"
G20 정상회의 계기 강연회
주철환 전 OBS 사장이 2일 오후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계기 강연회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에서 '세종대왕의 PD마인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10.10.2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서 세종대왕 강연
"세종대왕은 창의력.추진력.친화력 갖춰"


"리더십은 선망의 대상이 아니라 희망의 등불이 돼야 합니다."

방송인 주철환(55) 전 OBS TV 사장은 2일 오후 5시40분부터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강연회에서 '세종대왕의 PD 마인드'라는 주제로 1시간여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PD는 사람들을 모으는 직업이다. 사실 PD를 24시간 쫓아다니면 실제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촬영, 조명, 작가, 연기, 음향 등 중요한 일들을 다 다른 사람이 한다"며 "그런데 PD는 바로 그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불 구경, 싸움 구경, 벗은 구경 등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PD들이 비난받는 이유는 시청률 경쟁을 하느라 선정성, 폭력성을 많이 추구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렇지 않고도 사람들을 즐겁게 잘 모을 수 있어야 훌륭한 PD입니다. PD는 아이디어를 내서 필요한 인재를 잘 끌어모아 그들이 즐겁게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또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죠. 그런 점에서 전 감히 세종대왕이야말로 일찍이 PD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종대왕은 PD 마인드로 나라를 연출하고 경영하는 분이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쌀쌀한 토요일 오후였지만 강연장에는 시민 150여 명이 모여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주 전 사장은 특유의 재치있고 소탈한 화법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는 "PD는 사람들이 무엇에 목말라하고 배고파하는가를 눈치 채고 아이디어를 내는 창의력과 그것을 행동(제작)으로 옮기는 추진력, 그리고 연기자들이 NG 내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책망하지 않는 친화력을 갖춰야 하는데 세종대왕이 바로 이 세 가지를 갖춘 분"이라고 말했다.

"세종대왕은 시청자가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이 무엇에 목말라하고 갑갑해하는지에 대해 측은지심을 가졌던 분입니다. 그분의 업적이 너무 많지만 가장 뛰어난 것이 바로 한글 창제인데 한글이야말로 백성을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으로 만든 것이죠. 요즘 흔히 '소통의 부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분이야말로 소통의 리더십, 창조의 리더십을 언행일치를 통해 보여준 분입니다."

그는 "사실 한글을 세종대왕이 직접 만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있는데 그분이 유능한 여러 신하들을 모아 일을 한 것은 분명하다. 또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유능한 총리였다는 황희 정승이 바로 세종대왕 때 분"이라며 "세종대왕은 천하의 인재를 한자리에 모아 그들이 즐겁게 하모니를 이루며 일할 수 있게 한 분"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퀴즈 대한민국'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수많은 히트작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겨준 스타 PD 출신인 주 전 사장은 이화여대 교수와 OBS 경인TV 사장 등을 거쳐 최근에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요즘 대학 입학사정관 제도에 관심이 많은데 천국에 가는 데도 입학사정관이 있다면 무엇을 보고 평가를 할까 생각해봤더니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이에게 행복을 주었나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며 "세종대왕이야말로 한글을 비롯한 많은 발명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줬기 때문에 천국에 가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 기쁨을 주지 못하는 삶은 죽은 삶입니다. 많은 이들의 행복을 위해 NG를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던지고 희생, 헌신하는 사람이 진짜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바로 세종대왕이 보여준 리더십입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 개최 기념으로 진행되는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강연회에는 10월 한 달간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 29명이 연사로 나와 우리 사회의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