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이 2~3m 앞에서 쏜 총탄, 石선장 관통 안한 이유… 다른 곳 맞고 튕겨 맞았을 가능성
조선일보 | 장일현 기자 | 입력 2011.02.08 03:09 | 수정 2011.02.08 16:52
7일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수사결과 발표에서 지난달 21일 우리 해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되자 생포된 해적 한 명이 조타실 바닥에 엎드려 있던 석 선장을 향해 AK소총을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해적은 2~3m의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석 선장의 몸에선 모두 4발의 총알 등이 박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석선장 쏜 혐의 해적 아라이.
석 선장은 몸에 6군데의 총상(또는 상처)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견된 총알 등은 4발이다. 군과 아주대병원 안팎에서는 한 발의 총탄이 복수의 총상을 냈거나 총알이 관통상을 내고 빠져나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적이 쏜 총알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케이블 채널 디스커버리가 '지난 100년 동안 생산된 소총 중 세계 최고의 소총'으로 꼽기도 했던 AK-47 자동소총은 직경 7.62㎜, 길이 39㎜의 총탄을 사용한다. 격발된 총탄은 총구에서 초속 720m 속도로 날아간다. 정면에서 맞았다면 관통상을 입었을 확률이 높다.
석 선장을 치료하는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총탄이 다른 곳에 맞고 튀어나와 2차로 석 선장 몸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총기와 탄환의 재질과 상태, 총을 맞는 상황에 따라 총알이 몸에 남아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은 "해적이 사용한 소총이 통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탄환에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으며, 석 선장이 총을 맞는 순간 몸의 상태와 각도 등에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해군이 쏜 한 발의 총탄은 권총이나 MP5 기관단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됐다. 작전 과정에서 다른 곳에 맞고 튀었거나 유탄이었을 가능성이 나온다. 합참은 이날 자료를 내고 "UDT 작전팀이 선교에 진입할 당시 석 선장은 이미 해적이 쏜 총에 의해 총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면서 "해경에서 발표한 한 발은 (해적과) 교전하는 사이 발생한 유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정확한 것은 국과수 최종 감식결과가 나와야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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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해균 선장 몸에서 빼낸 총알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 한국 의료진이 지난달 26일 오만 살랄라 병원에서 2차 수술을 통해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 속에서 제거한 총탄. 의료진이 당시 브리핑 중 잠시 꺼내보인 것을 연합뉴스가 단독 촬영한 것이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현재까지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된 총알 4발 가운데 1발은 청해부대가 쏜 오발탄으로 추정했고 1발은 오만 현지에서 분실됐다고 밝혔다. 사진 속의 총알이 해군이 쏜 오발탄인지, 오만에서 분실된 총알인지는 불명확하다. 2011.2.7 |
"탄환 변형형태로 미뤄 벽면 등에 충격 후 박혀"
"청해부대 보유 '9x19㎜ Luger탄'과 동일 종류로 확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3발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쏜 총알이 벽면 등에 부딪힌 뒤 박힌 유탄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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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해균 선장 건강 상태 살피는 의료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중 1발이 우리 해군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7일 오전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오전 회진을 통해 석 선장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2011.2.7 << 아주대학교병원 제공 >> |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을 수사중인 부산지검 공안부(최인호 부장검사)는 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식 결과,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3발 가운데 1발이 우리 청해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9x19㎜ Luger탄'과 동일한 종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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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만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 피랍 19일만인 지난 2일 귀국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7일 밤 경기도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을 찾아 이국종 교수로부터 석 선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11.2.7 << 아주대학교 병원 제공 >> |
검찰은 또 "이 탄환의 변형 형태로 미뤄 벽면이나 바닥 같은 곳에 1차 충격해서 생성된 유탄이 석 선장의 몸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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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몸에서 나온 해군 탄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해군 탄환. 벽면이나 바닥에 맞고 튕긴 뒤 석 선장 몸에 들어가는 바람에 심하게 휜 흔적이 뚜렷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탄으로 판단했다.<< 지방기사 참고, 부산지검 제공 >> 2011.2.9 |
그러나 이 탄환은 우리 해군이 보유한 권총과 MP5 9㎜ 기관단총 또는 MP5 소음기관단총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것이어서 어떤 총에서 발사됐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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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몸에서 나온 해군 탄환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해군 탄환. 벽면이나 바닥에 맞고 튕긴 뒤 석 선장 몸에 들어가는 바람에 심하게 휜 흔적이 뚜렷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탄으로 판단했다.<< 지방기사 참고, 부산지검 제공 >> 2011.2.9 |
검찰 관계자는 나머지 2발에 대해 "이미 발표된 것과 다른 것이 없다"고 말해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밝힌 것처럼 1발은 해적들이 사용하는 AK 소총탄이고, 다른 1발은 피탄으로 인해 떨어진 선박부품임을 시사했다.
김충규 남해해경청장은 지난 7일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중 우리가 3발을 인수했고, 이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또는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청장은 또 "나머지 2발 가운데 1발은 AK 소총탄으로, 1발은 피탄으로 떨어진 선박부품으로 보인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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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총격혐의 해적 아라이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는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23). 2011.2.7 |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쏜 것으로 지목된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23)가 석 선장에게 총을 쏜 뒤 도주하면서 증인을 없애기 위해 다른 선원 2명에게 총을 난사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9일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김두찬(61) 갑판장은 해경 수사에서 "지난달 21일 청해부대 작전이 시작돼 기관총 소리가 들이자 아라이가 석 선장에 총을 쏜 뒤 조타실 내부 계단으로 반쯤 내려가면서 자신과 정상현 조리장을 인질로 삼기위해 계단 밑으로 내려오라고 했으나 응하지 않자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라이가 다급한 상황에서 급하게 도망가느라 총알이 조타실 천장에 박혀 목숨을 건졌다"고 덧붙였다.
김 갑판장은 "배 엔진이 꺼져 어두웠다 비상발전기가 가동되면서 조타실 내 조명이 켜지면서 아라이의 얼굴을 분명하게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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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총격혐의 아라이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지목된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 조기장 김두찬씨는 2일 해적과 대질조사에서 아라이를 가리키며 "저 해적이 선장에게 총격을 퍼부었다. 해적이 AK 소총 4발을 쐈다"고 진술했다. 아라이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2.2. |
정상현(57) 조리장도 "선장 피격 당시 조타실에는 아라이와 사살된 다른 해적 2명 등 3명이 있었다. 선장과 갑판장은 머리를 맞대고 엎드려 있었고 나는 그들과 1.5m 떨어진 곳에 엎드려 있었다. 아라이가 '캡틴(선장)!'을 외치며 선장을 찾았고 바로 총소리가 들렸다. 당시 비상전원으로 조명이 켜지면서 아라이를 똑똑히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아라이가 선실로 통하는 내부 계단으로 내려가면서 따라오라고 했는데 갑판장과 나, 3항사가 내려가지 않자 총기를 난사했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는 "아라이가 청해부대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선장에게 총을 쏜 뒤 당황해서 달아나다 자신의 총격장면을 목격한 선원 2명을 인질로 삼으려다 실패하자 총을 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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