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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신아시아구상

[기고] 아세안과 생물다양성 보전 (한국일보 2014.12.16 21:32)

[기고] 아세안과 생물다양성 보전

 

지난 11일과 12일 제2차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됐다. 지난 1997년 제1차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이후 아세안과의 관계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주 아세안 한국대사 임명 등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아세안 지역은 우리나라 제2의 교역상대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생물다양성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전 세계 산호초의 30%, 망그로브숲의 35%를 차지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아세안 지역에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산림녹화경험전수 및 인력개발지원 사업과 생물다양성조사 사업이다.

외교부의 지원으로 서울대에서 수행하고 있는 ‘한-아세안 환경협력사업’은 아세안 지역의 훼손생태계 복원과 지역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14년 동안 아세안 각 국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훼손된 주석탄광지 복원, 태국의 벌채지 복구 등 다양한 산림복원 모델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그리고 우리정부의 지원을 받아 우리나라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취득한 공무원, 연구자들은 현재 필리핀 국립대 부총장, 미얀마 산림대 교수, 라오스 산림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과의 관계증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울러 ‘한-아세안환경협력사업’을 함께 했던 각 나라 연구책임자들은 지금은 캄보디아 농림부 차관, 미얀마 산림청장 등 정책결정자로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이런 협력 사업을 바탕으로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아세안 지역에 진출해 해외 산림자원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산림분야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환경적 이슈인 생물다양성 보전과 활용에 관한 협력 사업도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는 단순히 해당 종ㆍ서식지의 보전 이외에도 생물자원의 확보도 필요한데, 현재 이런 생물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8,050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생물상 파악 및 생물자원 확보를 위해 2007년부터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의 지원을 받아 생물다양성 집중지역(Biodiversity Hotspotㆍ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서 우리나라의 연구진들과 현지 생물다양성 관련 기관이 공동으로 ‘동남아 생물다양성 조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통해 매년 약 1만점에 가깝게 확보된 생물자원 및 유용생물자원은 국내 제약, 화장품, 생명공학, 종자산업 분야의 해외 생물자원 탐색과 기초 분석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활발한 사업의 결과물로 캄보디아 생물다양성 도감(영어ㆍ크메르어), 미얀마 포파 국립공원 생물다양성 도감(영어, 미얀마어 제작 중) 등의 여러 생물다양성 도서들도 출판됐다. 또한 생물자원을 활용해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인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생물자원 확보만을 위한 사업이 아닌 상대국과의 공동 조사 및 연구, 정보 교환, 학술대회 공동 개최, 연구원 교육, 실험ㆍ조사 기자재 구축 등의 다양한 협력 활동을 통해 장기적으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 및 관리 체계의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세안 지역에서 여러 사업들을 수행하고 지원하는데 있어 단순히 사업기간 동안의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함께! 같이!’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장기적 협력 및 지원과 이를 통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프라가 구축되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원활한 현지진출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우리나라와 아세안 서로가 ‘윈윈’ 하는 결과가 창출될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아세안의 환경보전 노력과 함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아세안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11, 12일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은 한-아세안 간의 ‘신뢰 구축을 통한 서로의 행복 증진’을 도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